고택도 많고, 모전 석탑을 비롯한 보고픈 석탑도 많고, 그래서 영양 답사를 1박 2일로 계획했다. 그런데 멤버들의에게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 바람에 15일 하루 새벽부터 분주하게 길을 나서 문화재도 보고 숲 체험도 하고 왔다. 여름 숲을 꼭 보고 싶었던 지라 문화재는 정말 보고싶었던 서너 군데만 봤다. 

통일신라 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봉감동 5층 석탑은 보는 순간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신세동 7층 석탑이 철길 옆에 겨우 운신 할 정도로  갑갑한 곳에 갇혀 있는 것을 봐서 그런지 이 탑은 참 행복해 보인다. 덩달아 보는 사람도 행복해 진다. 너른 터에 사방 초록 물걸이 일렁이는 산자락을 배경으로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늠름하게 서 있다. 탑 모양도 국보가 될 만한 자격을 충분히 갖우고 있다 


(봉감동 5층 석탑) 


(주변 풀밭에 핀 사위질빵 꽃) 


( 석탑 주변에 무리지어 피어있던 달맞이 꽃) 

서석지는 조선 광해군 5년, 성균관 진사를 지낸 정영방이 조성한 정원이다. 서석지는 상서로운 돌이 가득한 곳이라는 의미로 이곳은 우리 나라 민가 3대 정원중의 한 곳이다. 연못에 연꽃이 거의 지고 한 송이 피어있었다. 연못 속에 모양과 크기가 다른 돌들이 있었는데 이 돌들의 의미를 알고 연못을 보면 그 속에 우주를 볼 수 있단다. 신선이 노니는 돌, 상서로운 구름 돌, 선계를 건너는 다리 돌... 해설사 설명을 듣다가 우주 보는 걸 포기 하고 우린 삼베 적삼 입고 부채 할랑할랑 부치면 앉아 있는 상상을 하며 경정에 앉아 쉬었다. 400년 되었다는 은행나무가 커다란 가지를 벌려 그늘을 만들고 있는 풍경, 연못 속  커다란 연꽃 잎들의  푸르름을 보며 더위를 식혔다.   


(서석지 경정) 



(소나무,대나무,국화,매화 나무를 심어 놓은 사우단과 주일재) 



(경정과 주일재 사이 배롱나무) 

현 1리 당간과 삼층 석탑 , 영양읍 냇가 옆에 한 기만 남은 당간이랑 기단부와 탑신에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삼층석탑이 있다.



(현 1리 당간) 



(현 1리 삼층석탑, 하단 기단에 12지신상, 가운데 기단에 팔부중상,1층탑신에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다) 


( 현 1리 삼층석탑 하단 기단에 새겨진 12지신상) 



(현 2리 5층 모전석탑) 



(현 2리 문주석,가로 돌은 복원을 하면서 무늬를 새기지 않았고 세로돌은 그 시대 이 탑을 조성하면서 새긴 무늬가 남아있다) 


(삼지리 모전 석탑, 자연석을 기단으로 삼고 석탑을 올렸다. 기단 훼손이 심해 위태롭다.) 



(삼지리 모전 석탑이 있는 연대암에서 내려오던 길에 본 삼지리 들판)  

산촌 생활사 박물관과 조지훈 생가와 고택 한 군덴 꼭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모자라 못 갔다. 다음 영양 답사를 계획할 땐 1박 2일 정도를 잡아 숲 체험도 여유롭게 하고 답사도 좀 여유있게 다녔으면 좋겠다. 하룻동안 영양 답사를 하면서 보니 자연 환경, 특히 숲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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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니아 출신 여성감독 야스밀라 즈바니치가 만든 유고연방 분리 독립 과정에서 벌어진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간의 전쟁 휴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그린 영화를 보다 

'나는 평화를 꿈꿔요'라는 책에는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간의 전쟁을 겪은 아이들이 쓴 시와 그림이 실려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기억 속에 담긴 전쟁을 악마의 모습으로 그렸다. 하늘이 새까맣게 내려앉는 듯한 그림을 그려 놓은 아이도 있었다. 그 속에는 꿈도 희망도 없었다. 이 영화 속 등장인물들도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전쟁으로 인해 인생이 엉망으로 변해 버렸다.

에스마는 사라라는 초등학교 다니는 딸 아이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다. 사라가 수학여행을 가게 됨에 따라 수학여행비를 구하기 위해 클럽에 취직도 하고 친구에게 옷을 맞춰 주기고 하면서 돈을 번다. 그런데 생각만큼 빨리 돈이 모이지 않아 끙끙대고 있을 때 딸아이가 아빠가 전쟁에서 전사했다는 증명서가 수학여행비를 면제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사실 사라는 에스마가 의대를 다니다가 전쟁이 나서 수용소에 있을 때 세르비다 인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하고 낳은 아이다.그런데 에스마는 사라에게 아빠가 전쟁 중에 돌아가셨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내전이 일어났을 때 반대편 세력들은 여자들을 가족들이 다 보는 앞에서 강간을 하는 몹쓸 짓을 한다더니 에스마 역시 그렇게 희생을 당한 사람이었다. 그 후 에스마는 남자들이 여자에게 노골적인 접근을 하는 걸 보면 가슴이 꿍꿍거려 보질 못한다. 심장약을 먹어야 진정이 될 만큼. 그런데 그걸 알리 없는 딸아이는 전사자 증명서를 떼 달라고 떼를 쓴다. 난감해진 에스마는 대충 얼버무리지만 총을 들고 에스마에게 자신의 아빠가 누군지 바른대로 말하라는 협박을 듣고 분노가 폭발, 출생의 비밀을 말한다.

  에스마는 강간 당한 사람들에게 정신 치료를 행하고 있는 센터에서 울면서 말한다. 난 그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고. 그런데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 아이는 태어났다고, 그래서 처음에 꼴도 보기 싫었다고. 그렇지만 아이를 낳고 이틀 후 모유가 나오기 시작하자 한 번만 먹이려 했다가 그 아이를 보는 순간 그렇게 아름다웠다고. 자신의 삶에 다시는 아름다운 광경을 못볼 줄 알았는데 그 아이가 아름다움을 보게 해주었다고.

  사라는 자신의 출생 비밀을 알고 스스로 삭발을 한다. 감당하기 힘든 충격이었으니라. 그리고 며칠 후 삭발한 머리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반항하며 안 갈 줄 알았는데 의연하게 수학여행 버스에 올랐다. 복잡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엄마께 손까지 흔들어 주며. 들떤 아이들이 부르는 사라예보 찬가의 마지막 부분의 나지막히 읊조리며.

 보스니아 내전 당시 보스니아 여성 2만 명이 조직적으로 강간당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세르비아인들이 보스니아 인들의 씨를 말리고 자신들의 씨를 잉태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그 희생자 중 한 명이 에스마였다. 황석영 작 '한씨 연대기'의 한영덕처럼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대적 상황의 희생물이 되는 이들을 보면서 새삼 드는 생각이 있었다. 자기 의지대로 살고자 해도 개인은 그 개인이 살고 있는 나라의 역사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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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박물관 건물은 1925년 일제시대 도청으로 지은 건물로 한국 전쟁 당시는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쓰이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법원으로 쓰였던 근대 문화재다. 동아대학교에서 원형을 최대한 유지한 채 박물관으로 개조 지난 5월달에 문을 열었다.임시 수도 기념관 지척에 있는 지라 기념관엘 갔다가 들렀다.  

  

박물관 바깥에  탑, 귀부, 승탑 같은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지만 안내판이 불친절하다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유물들이 볼만하다. 엣날 궁궐 모습을 그린 그림, 초충도 등 눈길을 끄는 회화 그림도 많았다. 그런데 어느 신문에선가 박물관을 개관 후 갈수록 관람객이 줄어 걱정이라는데 방학이라 그런지 간간이 견학 오는 아이들과 부모 모습이 보였다.  




(박쥐 문양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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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건물은 1926년에 건립되어 경상남도 관사로 사용되던 건물이데 전쟁당시 부산을 임시 수도로 정하면서 대통령 관저로 쓰이던 건물이다. 지금은 근대 문화재(부산광역시 지정 기념물 53호)로 지정되어 임시 정부 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아담하고 단정한 건물이었다.


(유서 깊은 곳 답게 크고 잘 생긴 나무들이 많았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대통령 집무실) 



(집무실에 있는 책장) 



(식탁) 



(화장실) 



(전시된 자료 중 하나, 제주도는 무궁화 꽃잎 하나, 울릉도는 무궁화 잎 하나로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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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청산 식물원 바로 앞에 청하중학교가 있다. 점심을 이 학교 뒤에 있는 수련연못 주변에서 먹었는데 다른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간식을 먹고 있을 동안 난 학교를 둘러봤다. 그런데 이 학교 숲이 참 아름답다. 숲 아래엔 다양한 야생화들도 무리지어 피어있었다. 이 모습을 보고 이 학교 학생들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겠다는 사람도 있고, 이 학교 학생들 심성이 참곱겠다는 사람도 있었다.둘러보니 아닌게 아니라 이 학교 숲이 '아름다운 학교 숲' 대상을 받았단다. 기청산 식물원 견학 가시는 분들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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