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르치는 아이들 중에 쌍둥이 형제가 있다. 이 아들은 집중하는 시간이 조금 짧아서 염려 스럽기는 하나 꽤 괜찮은 녀석들이다. 이 녀석들이 얼마전에 음악학원에서 연주회 한 일로 생활글을 썼다. 황당한 연주회 날 이야기였다.

  연주회를 나가면 한 곡을 한 2달 갈량 계속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같은 곡을 칠려니 안 그래도 지루한데 연주회 하는 날도 오전에 또 연습을 하고 7시에 연주회를 하는데 2시까지 오라고 해서 또 연습을 했던 모양이다. 아이들은 지루하고 지쳐서 긴장을 할 겨를도 없이 뛰어다니며 놀다가연주회를 한 모양이다.

  그런데 연주회를 시작하고 나서 자기들 발표할 시간이 1시간 가량 남아 있으니 슬슬 지루해서 30분 전쯤에서 땡꼬 때리기를 한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슬슬 하다가 나중에서 서로 감정이 겪해져서 땡코 한대 때리는데 목숨을 건 모양이었다. 내가 가르치는 쌍둥이 형 녀석이 맞을 차례였는데 때리는 녀석이 잘못해서 슬쩍 빗 맞은 모양이었다. 그러자 쌍둥이 형 녀석은 한 번 때렸으면 그만이라고 한 맞을 려고 하고 때릴 아이는 안 맞았으니 때린다고 하고 싸움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때릴 녀석이 쌍둥이 형 녀석의 코를 퍽 친 모양이다. 대부분의 남자 아이들이 그렇듯이 맞고 가만 있을 소냐. 쌍둥이 형 녀석이 상대 녀석을 눕혀놓고 정신없이 때린 모양이다. 그 사이 쌍둥이 형 녀석의 코에서는 코피가 줄줄 흐르고 입술이 터져 퉁퉁 붓고. 난리가 났던 모양이다

  대충 코피를 닦고 연주회에 나간 이 녀석 머리 속이 텅 비어서 악보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더란다. 그런데다가 친구를 때리면서 새끼 손가락을 접쳐서그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를 수가 없더라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기가 막혔다. 그래도 마무리를 지으면서 하는 말이

 '아프고 힘든 연주회였지만 재미있더래나 뭐래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슬비,정의의 조폭 마누라-

생활글 쓰기를 하는데 이슬비가 이런다

자기를 굉장히 괴롭히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제도 그 아이가 괴롭히다가 다쳤단다.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자분자분 이야기를 한다

  "제가 운동장 스탠드 밑에서 공기놀이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00이가 모래를 발로 자꾸 찼어요. 그래서 우리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애가 계속 툭툭 차다가 모래에 미끄러져 가지고 뒤로 넘어져서 팔꿈치를 다쳤어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피가 나니까 아이들은 다 도망갔고 저는 교실에 띠(뛰어) 가가 휴지 가지고 와서 피나는데 딱 붙였어요. 그래 갖고 보건실에 데리고 갔어요."

" 그애 안 울었니?"

"울었어요."

" 보건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셨니?"

" 어쩌다 이랬니? 했는데 제가 다 말했어요. 그러니까 이제부터 여자 아이들 괴롭히지 말라고 했어요."

" 너한테 고맙다고 했니?"

"종쳐서요 약 발라 가지고 교실에 데리고 갔는데 선생님이 자리에 앉아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00이가 내 보고 '고맙대이.' 그랬어요."

'이슬비' 이 아이 별명은 '조폭 마누라'다.  남자 아이들이 때리면 절대로 가만히 맞고 있는 성격이 아니라서 .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냥 '조폭 마누라(?)'가 아니다. 슬비 이야기를 듣고 내가 한 말

  "야, 이슬비 너는 정의의 조폭 마누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영주, 멋진 녀석

이 녀석은 처음부터 마음에 들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참 고운 아이여서.

어제 이 녀석 땜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어제 이 녀석 팀이 수업하는 날이다 그런데  수업시간을 20분이나 넘기고 나타났다. 혼낼 려고 보니 눈 주위가 발그레한게 엄마한테 먼저 혼나고 온 모양이다.

  "왜 늦었니?"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눈물을 뚝뚝 흘리며 늦게 오게된 까닭을 이야기 한다. 서러운지 제대로 말도 잇지 못하고 가방을 뒤적뒤적 하더니 나에게 뭔가를 내민다.

  보니, 세상에 !~내가 지지난주(앞주 삼일절이라 수업이 없었다) 추예빈이가 늦게와서 베스틴 피아노 학원으로 연락을 하는 과정에서 전화 번호를 몰라 이리저리 연락하며 애를 먹는 것을 보고 그 학원 전화번호 스티커를 챙겨가지고 온 것이었다

  '이쁜 녀석,' 그렇지만 모듬 수업인데 다른 아이들 눈치도 있고 해서

  "다음부터는 시간 지켜 오너라." 그러면서 별은 안 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일기 감추는 날 - 웅진 푸른교실 5 웅진 푸른교실 5
황선미 지음, 소윤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의 일기를 가끔씩 가지고 오라고 해서 읽어 보곤 한다. 그리고는 자세히 쓰지 않은 일기에 대해서는 언제 있었던 일인지, 어디에서 있었던 일인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등을 물어보며 '다른 사람이 네 일기를 보더라도 궁금하지 않게 쓰자'고 한다. 2학년 2학기 정도만 되어도 아이들은 일기 보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참 미안했다. 방학 내내 아이들이 일기를 미룰까봐 한 주도 빠짐없이 일기검사를 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안봤으면 좋겠는 일기를 접어서 달라는 말을 했지만 일기를 검사하는 것은 아이들의 삶을 시시콜콜 간섭하는 일이 될 수도 있는데도.

새학기다. 아이들 일기쓰기를 지도하지 않을 수는 일는 일이고 아이들이 일기를 마음의 짐으로 생각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겠다.

선생님과 화해하는 모습이 같은 작가의 작품인 '나쁜 어린이 표'와 비슷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교사, 학부모, 아이들 모두에게 '일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같은 세상 - 스물두 명의 화가와 스물두 개의 추억
황경신 지음 / 아트북스 / 200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그림을 그릴 줄을 모르지만 그림 보는 것은 좋아한다. 하다 못해 지나가는 길에 백화점이라도 들러서 전시회를 보고 갈 정도로.그래서 그림을 소개하는 책도 더러 사 보곤 한다.

이 책은 황경신씨가 쓴 다른 책들 소개글을 보기 위해 검색을 하다 우연히 보고 사 본 책이다. 평소 신문이나 잡지에서 황경신씨가 쓴 글을 읽었을 때 느낌이 좋았기 때문에 별 망설임 없이 샀다. 그런데 이 책은 읽고 나서 세상살이가 녹녹치 않다는 것을 느낄 만큼 산 사람들이나 그 분야의 전문가가 쓴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그림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하지 않은 탓'인지 몰라도 황경신씨가 쓴 그림에 대한 감상이 공감이 되지 않고 주관적인 넋두리 같이 느껴졌다.다만 나 역시 풍경화를 좋아해서 이 책에 소개된 내가 잘 몰랐던 화가들의 아름다운 풍경화 작품을 많이 접할 수 있었던 점은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