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이 할아버지는 상이 용사시다. 그래서 수업을 하러 가면 늘 휠체어에 앉아 계신다.

  오늘 '주소 없는 집'이라는 비닐 하우스 촌 사람들 이야기를 읽고 토론을 했었다. 올해 양재동 비닐 하우스촌 소식이 나온 신문 기사도 오려가서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했다. 이들에게 비닐 하우스도 소중한 보금자리라는 것, 이렇게 불편한 곳에서 살고 계시지만  언제 철거될 지 모르는 걱정을 늘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아이들은 서울에는 못 사는 사람들이 없는 줄 알았는데 충격인 모양이었다. 작은 집이지만 주소가 있는 내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한 아이가 그랬다.

"불쌍하다."

그러자 수경이가 하는 말이

"불쌍하다는 말 쓰지마. 이 사람들이 거지 같잖아.우리 할아버지를 보고 내 친구들이 내 있는 데서 직접 불쌍하다는 말을 썼는데 정말 기분 나빴어..""

"그래 불쌍하다는 말은 이 분들을 모욕하는 것 같애. 차라리 힘들겠다고 하자....."

  그러면서 수경이는 장애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 커피는 자기가 제일 맛있게 탄다는 것, 아무도 할아버지 입맛에 맞는 커피를 못 타는데 자기는 이리저리 입맛에 맞출려고 시도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커피와 설탕을 비율을 알게 되었다는 것, 할아버지 요강은 항상 자기가 비운다는 것까지도.

  참 사려깊은 아이였다. 이제 갓 12살 된 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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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현정이 수업이 펑크가 났다. 뒷 수업은 5시에 있고. 진즉에 보고 싶은 진시황제전을 보기 위해 벡스코로 날았다.

  들어가니 진황제의 릉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중국황제 사상 최초로 중국을 통일 시킨 황제이자 도량형의 통일, 화폐의 통일, 사상의 통일을 이룬  진시황, 살아서 온갖 부귀 영화를 누리다 못해 사후 세계에서의 영혼 조차도 그런 부귀 영화를 누리고 싶었을까? 전쟁을 하는 병사 뿐만 아니라 자신을 호위하는 장군, 사무를 보는 문신상까지 있다. 그리고 자신이 타고 다니는 화려한 마차도 묻혀있고. 심지어 공원을 관리하는 정원사와 동물들, 새, 기쁨조까지도 만들어 함께 묻었다. 지하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기계를 이용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대도 아니고 일일이 손 작업을 했을 텐데 이렇게 많은 것들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제작하는데 참여 했던 사람들응 무슨 마음을 품었을까?

  오래 살고 싶어 우리 나라 제주도에 까지 불로초를 구하러 보냈다던 진시황도 나이 50에 죽었다. 자신의 바램처럼 살아서 누린 부귀 영화를 죽어서 까지 누렸는지는 몰라도 한 사람의 행복한(?) 삶에 대한 집착이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을 뽑았다. 그렇지만 그로 인해 후대 사람들이 불가사의한 유물을 보면서 그 시대를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해 준 것은  위대하다 .

  에피소드: 거의 마지막 부분에 전시된  형형한 눈빛의 문신상, 나는 그의 가슴에 왼손을 펴고 겨눈뒤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그 사람의 눈빛에는 좋은 기가 흐르고 있다고 해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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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독서 글쓰기 수업을 하러 다니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어영부영 살기를 2년여, 점점 나태해지는 내 자신이 견디기 힘들었고, 어머니께서 아침시간을 활용해서 뭔가 배워 보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누누이 강요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다가 작년 치앙마이 쪽으로 트레킹을 갔을 때 서양 아이들과 대화가 되지 않아 좀 답답하기도 했었고.

  첫날 영어 단어를 보니 가물가물하다.뭔소리가 뭔 소린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다가 늦게까지 자던 것이 버릇이 돼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출근 전에 수업을 듣고 갈려니 더 힘들다.또 뭔 시험은 그렇게 자주 치는지 ,한 단원이 끝날때마다 시험을 치는데 장난이 아니다. 단어뿐만아니라 숙어, 영작문까지 친다. 뜨아~

  그래도 기분 좋다. 수업이 늦게 까지 있어서 집에 오면 말할 기운도 없지만, 시험이 있는 날은 창피함만은 면해야 하니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시험 준비도 하고, 늘 그냥 흘러 보내던 아침 시간은 야무지게 활용할 수 있으니 참 좋다.

  1년정도 꾸준히 공부해서 내가 하고 싶은 독서치료 공부 꼭 해야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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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파마를 하고 간 날 한 녀석(임지섭)이 이랬다

  "선생님 머리 바다 머리 같아요."

  "왜?"

  "파도 치는 것 같잖아요."

 세상에!~ 보니 내 머리가 밖으로 휙휙 꼬부라져서 거친 파도가 치는 듯한 모습이 맞다

  "이상해요. 낯선 사람 같아요."

"왜에~ 이쁘잖아."

" 안 이뻐요."

 선머슴애 같은 커트 머리를 하고 다니다가 7년인가 8년만인가에 처음으로 파마 머리를 했는데

어째 이리 반응이 신통잖은가. 결국엔 이른다

"지렁이 머리로 폈으면 좋겠어요."

"........"

그날 이 아이는 내 머리를 글감으로 동시를 썼다

'선생님 머리에 파도가 울렁울렁

멀미날 것 같아요

나는 선생님이

머리를

지렁이 같이 조금만 울렁거리게 했으면 좋겠어요'

지인들은 다들 생기 있어 보이고 좋다는데 우야꼬 내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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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향기에 취한 날

작년에 언니랑 이른 봄에 다압 마을에 갔었다. 아직 매화가 피기 전 봉오리만 맺혀있을 때였다. 그때 매화가 만발하는 때에 꼭 와봐야지 했는데 올해 친구 정민이와 함께 매화를 보러 갔다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 매화의 은은한 향기가 풍겨온다. 그 와중에 정민이도 나도 매화 나무 밑 쑥을 캐겠다고 칼이랑 비닐봉지를 챙겨 들고 청매실 농원으로 올라갔다, 가는 길에 백매화가 무리지어 피어있는 사이에 간간이 홍매와 청매도 보인다  

  농원 입구에서 매실 열매로 담은 여러 가지 음식을 팔면서 시식회도 하고 있고 백운산 자락에서 나는 차도 팔고 있다. 녹차 한잔을 얻어 마시고 여행갈 때 가지고 다니는 감잎차를 4통 샀다.

  농원 뒤로 올라가니 초상화를 그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있고 아직 그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인물 뒤로 보이는 풍경( 활짝 핀 매화)을 넣어 그려주면 나도 한장 그려보고 싶었는데 그냥 얼굴만 그려 주고 있어서 지나쳤다. 조금 위에는 시화전도 하고 있다.

  농원에서 내려다 보니 섬진강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참 좋다. 취화선, 매화연가를 촬영했다는 대나무 밭을 지나 산자락을 도니 매화가 엄청 피어있다. 새파란 보리와 하얀 매화가 조화롭다. 거기서 기념 촬영을 하고 바위 둘레로 매화가 빙 둘러 피어있는 곳에서 '매화걸' 촬영하고 시계를 보니 가야할 시간이다. 쑥 캘거라고 들고 갔던 비닐 봉지는 다시 주머니에 넣고 섬진강을 따라 구례로 갔다

  구례로 가는 길, 구례의 봄은 노란 색이다. 산자락에 간간이 핀 산수유도, 가로수도 구례를 들어서니 노란색으로 바꿨다.

  남도의 봄의 댜양한 색깔로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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