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이 할아버지는 상이 용사시다. 그래서 수업을 하러 가면 늘 휠체어에 앉아 계신다.
오늘 '주소 없는 집'이라는 비닐 하우스 촌 사람들 이야기를 읽고 토론을 했었다. 올해 양재동 비닐 하우스촌 소식이 나온 신문 기사도 오려가서 침을 튀기며 이야기를 했다. 이들에게 비닐 하우스도 소중한 보금자리라는 것, 이렇게 불편한 곳에서 살고 계시지만 언제 철거될 지 모르는 걱정을 늘 안고 살아간다는 것을.
아이들은 서울에는 못 사는 사람들이 없는 줄 알았는데 충격인 모양이었다. 작은 집이지만 주소가 있는 내 집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한 아이가 그랬다.
"불쌍하다."
그러자 수경이가 하는 말이
"불쌍하다는 말 쓰지마. 이 사람들이 거지 같잖아.우리 할아버지를 보고 내 친구들이 내 있는 데서 직접 불쌍하다는 말을 썼는데 정말 기분 나빴어..""
"그래 불쌍하다는 말은 이 분들을 모욕하는 것 같애. 차라리 힘들겠다고 하자....."
그러면서 수경이는 장애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 커피는 자기가 제일 맛있게 탄다는 것, 아무도 할아버지 입맛에 맞는 커피를 못 타는데 자기는 이리저리 입맛에 맞출려고 시도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커피와 설탕을 비율을 알게 되었다는 것, 할아버지 요강은 항상 자기가 비운다는 것까지도.
참 사려깊은 아이였다. 이제 갓 12살 된 아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