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재선할 수가 있는거지?

(아직 읽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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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12-22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국민의 심리라는 건 모르겠습니다;알면서도 그러는 ..뭐 한국도 만만치 않죠-_ -

▶◀소굼 2004-12-22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케리의 책도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나서 도서관에서 구입을 했었거든요. 뽑히지도 못했는데 왜 샀을까;란 얘기가 나오더라는;패자는 할말이 없는가 봅니다;

mira95 2004-12-2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부시가 되다니 이번엔 진짜 안될줄 알았는데... 미국에서는 그래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부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나 봅니다..ㅡㅡ;;

zooey 2004-12-23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동감이어요.;;

그루 2004-12-23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봤을때도 재선이 신기했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너무너무 신기한 수준입니다;;

진/우맘 2004-12-23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죠!! 저 책 재밌죠!!!!!

아....재선이 되다니.....정말이지...흑흑흑.....
 

못죽을거라고생각했는데.

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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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끝나고 선재도 MT가서 단체사진.

리마리오 흉내내기~

어린애들이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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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12-14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마리오가 뭔가요??

싸이에서 봤는데... 리마리오란 것이 있는가 보다 그랬었는데...

그루 2004-12-1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SBS 개그프로그램이 있어요.

거기 맨 마지막 코너에 나오는 개그맨이죠(원래는 뮤지컬배우였다나.) 엄청나게 느끼한 컨셉으로 개그를 풀다가 뜬금없이 춤을추죠.. ㅎㅎ

웃겨요.

그루 2004-12-14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샘플동영상. http://blog.naver.com/blueskyfox.do?Redirect=Log&logNo=20008258471

ceylontea 2004-12-1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요즘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으니.. 잘 몰랐어요.. ^^

ceylontea 2004-12-15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를 안보니..이런 것이나 드라마 등등 이야기가 주제가 되면 (그런 경우는 정말 맣죠... ㅠ.ㅜ) 거의 혼자 바보처럼 앉아 있는답니다.

그루 2004-12-1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첨에 당췌 뭔소린가 해서. ㅎㅎㅎ 찾아봤지요. 재밌드라구요;

하지만 아직도 드라마는 영;;;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12월 내맘대로 좋은책!


 
"올해 가장 주목했던 두 사람, 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
 
현실을 직시하라
래리 보시디+램 차란 지음, 정성묵 옮김 / 21세기북스
 
편애하는 몇 안 되는 경영서 중 한 권인 <실행에 집중하라>, 그 저자들의 신간은 전작만큼이나 나의 편애를 받기에 충분하다. (사실 받았다.) 경영서는 이래야 함을 보여주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설명, GE 부회장을 지냈다는 경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탁월한 통찰력은 이 책을 소장해 두고 몇 번씩 읽어보기에 충분한 이유를 준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역시 제목에 있다. '책제목을 음미해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던 전작만큼이나 이번 책의 제목 또한 멋진 '현실을 직시하라'다. 시오노 나나미도 <로마인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몇 번을 곱씹어보며, 나는 현실을 외면한 채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생각이다.
 
아, 멋지다. 이로써 올해 총 3권의 책을 (한권은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다) 나의 경영서재에 추가로 꽂아두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총 8권. 경영서가가 수는 적지만 알찬 책으로 점점 채워지고 있다.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원래 다른 음반을 선정했었는데..."
 
Dream Theater - Live At Budokan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 연주 / 워너뮤직코리아
 
원래 꼽았던 음반은 이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되게 진지한 글을 하나 적어놓았었는데... (이 코너를 쓰는 다른 편집자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좋은 음반이 나오면 여기 소개할 것을 미리 고민하고, 코멘트도 미리 써놓는다.) 그런데 11월의 마지막날 오전 도착한 한 장의 앨범이 한 달간의 고민과 생각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바로 여러분이 보고 계신 드림 씨어터의 부도칸 라이브!!!
 
수입판과 동일하게 3단 디지팩으로 발매된 이번 앨범은 뭐... 할 말이 없다!!! 바로 그냥 확 뛰쳐나가서 미친듯이 흔들고 발악하고 싶다. 몸 구석구석을 강렬하게 두들겨대면서 나를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구만!!! 오오오!!! 어찌 이들은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지... 내년에 신보를 낸다는 기쁜 소식 또한 곁다리로 들어 지금 기분이 만땅 좋다! (소문에는 워너가 그다지 홍보를 해주지 않아서 계약이 종료되는 마지막 한 장을 예정보다 빨리 낸다고도 하던데. 흠... 모르겠다, 일단 내기나 해라!!!) 어찌되었든, 여전히 내 몸속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구나 하는 걸 화끈하게 실감하게 해 준 드림 씨어터에게 11월 내 맘대로 좋은 음반 자리를 건네준다. 이제는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부도칸 라이브 DVD를 구매하러 갈 차례... 기다려라~~~ 하하하!!!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파이의 반전, 파이의 선전, 파이 화이팅!"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몇번을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정작 입밖으로 내어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소설도 그렇다. 그저 솔직하게, 짧게 말하자. 어린 소년(파이)이 사나운 호랑이와 함께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한 이야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가 사랑하는 가족을 한순간 잃고, 언제 자기를 해칠지 모르는 호랑이와 공존 아닌 공존을 하면서도, 끝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한 소년의 이야기라니.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3일에 끊어 읽었다. 사실 끊어 읽는 독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소설의 경우. 3부로 나뉘어진 이 책의 1부는 예상 외로 길다. 태평양에 홀로, 아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난파한 이야기는 100여 페이지가 넘어가야 비로소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 3부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알지 못했다. 그저 재미있네, 흠. 이러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머리를 감다가 깨달았다. 아, 바로 그런 내용의 소설이었구나! 뒤통수를 퍽 얻어맞은 느낌(사실 아직도 얼얼하다). 이 소설의 구성이 의미하는 바,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라는 말의 의미. 살면 살수록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는 우리네 삶을 지탱하는 '무엇'의 의미. 그러니까 희망, 혹은 이야기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책을, 소설을 계속 읽는 이유. 뭐, 이런 것들에 대한 선명한 깨달음이랄까. 아주 수월하게 빠르게 읽히면서도 그 안에 삶이 있다. 역시 정말 훌륭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씌어지는 법이다. 새삼 생각한다. (알라딘 입사 후 내 마음을 뒤흔든 몇 권의 책 중에 차오원쉬엔의 소설과 <내 생애의 아이들>이 있었다. 결국 또다시 소년(들)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오랜만이다. SF를 읽으며 인식의 변화, 아, 세상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란 것은. 이야기는 단단하고, 구성도 흠잡을 데 없다. 한눈 팔지 말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지적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책. (공대생 개그 중에, '정의'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과생은 'justice'라는 영어단어를 떠올리고 공대생은 'definition'을 떠올린다는 예가 있다. 정말 그렇다. 전형적인 문과생인 나로선 '네 인생의 이야기' 중 페르마의 최단시간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오, 이런 식의 인식이 가능하군, 하며 놀랐다. 과학과 종교가 잇닿을 수 잇는 지점이 무엇인지 얼핏 알 것도 같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기차가 달리는 한, 그들은 살아남는다"
 
설국열차 1 자크 로브+장 마르크 로셰트 지음 / 현실문화연구
설국열차 2.3 뱅자맹 르그랑+장 마르크 로셰트 지음 / 현실문화연구
 
일본만화처럼 아기자기하고 단정한 선이 아닌, 다소 거칠고 예술적으로 난해한(?) 느낌을 주는 유럽만화는 국내에서 그다지 각광받는 편은 아니다. <설국열차> 또한 대표적인 유럽만화로 총 2권으로 되어 있다.
 
기후무기로 인해 파괴된 지구에 빙하기가 닥쳐와 생명체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살아남는 방법은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판 노아의 방주, 설국열차가 만들어지고 만화는 이 안에서 벌어지는 차별, 인간의 존엄성, 이기심을 중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1권의 시나리오 작가는 SF 시나리오계의 대가 자크 로브. 장 마르크 로셰트는 애초 그와의 작업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그려나갔다. 그러나 1권을 그린 직후 자크 로브가 타계, 별 수 없이 공백기를 두던 중 또다른 작가 뱅자맹 르그랑과 2권을 완성하게 된다.
 
시종일관 암울하고, 게다가 확실히 보기 편한 그림체는 아니다. 그러나 읽은 직후 사람으로 하여금 단 몇 분 동안이라도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이다. '열차'라면 그저 꿈과 환상의 만화 '은하철도 999'만 떠올리던 시절은 이제 서서히 지나가는 모양이다.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내 인생의 책, 한 권 추가요!"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 작가정신
 
표지만 봐도 흐뭇한 책 <파이 이야기>. 11월에 읽은 책 가운데 이에 대적할 경쟁작은 없다! 태평양 한가운데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남겨진 파이의 모험담 자체로도 더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 하지만, 이 책의 힘은 마지막의 기막힌 반전(?)에 있다. 책이 제시하는 다른 버전의 이야기.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 소통과 단절... 세상에 존재하는 이분법적 가치들을 정확하게 나눠세우는. 어느 이야기를 믿을지는 당신 마음. 그래서 이 책은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 신의 존재와 경이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결국은 당신의, 나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문단 하나. "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점을 보면 난리라도 난 것처럼 군다. 얼굴을 붉히고 숨을 몰아쉬면서, 화를 내며 말을 쏟아낸다. 이런 자들은 겉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신을 옹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분노의 방향을 자신에게 돌려야 한다는 걸 모른다. 바깥의 악은 내면에서 풀려나간 악인 것을... 선을 위한 싸움터는 공개적인 싸움장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에 있는 작은 공터인 것을."
 
희망, 삶, 믿음, 신, 경이로움, 우주의 신비, 생명... 그것들은 마음 속으로 옹호해야 한다는 사실. 그것들은 각자의 마음에 있는 작은 공터에 심은 나무라는 것. 물을 주고 볕을 쪼여 키워내야 할 나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절실하게 생각한다.
 
사회.역사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 동화!"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
짐 크노프와 13인의 해적
미하엘 엔데 지음, 프란츠 요제프 트립 그림, 선우미정 옮김 / 길벗어린이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쁨, 감동, 설레임, 흥분이 아직 생생하다. 읽고 읽고 또 읽었던 이 동화, 그간 <기관차 대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반쪽의 이야기만 출간되고 있어 못내 아쉬웠는데, 예전 모습 그대로 만나게 되어 다시 한번 감격, 또 감격!
 
<모모>, <끝없는 이야기>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데뷔작품이다. 주제의식 면에서는 유명한 두 작품처럼 심오하지 않다. 하지만 훨씬 발랄하고 즐겁고 신나고 유쾌한, 상상력 가득한 동화. 상상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흔치 않은 책이라 읽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늙고 변했으나 책 속의 그들은 그 모습 그대로이니 그 또한 내게 기쁨이 아니겠는가.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족 - 아키라, 수우, 노조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1 
오자와 마리 지음 / 서울문화사
 
이번 달은 개인적인 일이나 업무적으로나 엄청 바빴다. 왜 '내 맘대로 좋은 책' 안식월이나 이번 달은 '내 맘대로 좋은 책' 안 써도 되는 조커가 없냐고 궁시렁거렸지만, 칼 같은 마감에 점점 "나는 냈어요~"... 나는 주변의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이번 달에는 무슨 책을 읽었고, 감동받았는지를 짜내기 시작한다.
 
바닥까지 기어가도 책이 없다. 이럴 수가. 명색이 인터넷 서점 편집자면서도, 한달 내내 그 책더미에 둘러 싸여 있으면서도, 가슴을 찌잉하게 울릴 그 한 권을 찾지 못했단 말인가..하고 좌절할 찰나 이 책이 짠 하고 나타났다. 사실, 약간은 반칙이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이미 몇 년전에 나온 만화로, 아쉽게 절판되었다가 이번에 새롭게 애장본으로 나왔다. 종이질이 조금 좋아졌고, 번역도 약간 손을 본듯 하다. 이 작품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좋아하는 작품일수록 왜 좋은지를 이야기하기가 참 힘들다. 구구절절 사설 쓰지 않으련다.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우동국물이나 군고구마같은 만화다. 소박하면서도, 가끔씩 사정없이 찌잉하게 하는 미혼모 수우와 그녀의 씩씩한 딸 농농의 이야기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 아자!!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벌써 겨울"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 행복한책읽기
 
만약 시간이 나서 <파이 이야기>를 읽었다면 바뀌었을 수도 있다. <파이 이야기>는 번역되기 전부터 기대기대하던 소설이다. (친구들과 도대체 그 파이는 사과파이의 파이냐 3.14...의 파이냐? 궁금해하곤 했다.) 그런데 사정이 있어 테드 창의 단편집부터 읽게 되었으니, 이 역시 수년 전부터 귀가 닳도록 명성을 들어온 터이고, 과연 수록 단편들의 명성은 하나도 헛되지 않도다! 누구나 쉽게 잡아들어지지 않는 분야의 책이 있거니와, SF도 장벽이 높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놓치기엔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또 바빴던 11월엔 유독 일본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 하나같이 라이선스되기 전에 어찌어찌 구한 음반들이 저가에 발매되어 배가 아픈 경우였는데, 차라의 이 앨범도 마찬가지. 나카시마 미카의 곡을 번안한 박효신의 노래가 히트를 치는 현상도 내게는 신기할 따름인데, 좋은 것은 이렇게 섞이고 풀리고 하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나는 믿는다.
 
편집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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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내맘대로 좋은 책 11월



"좋은 책이 많아 행복한 가을"
바람의 열두 방향 어슐러 K. 르 귄 지음 / 시공사
최순덕 성령충만기 이기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10월의 수확은 <바람의 열두 방향>과 <최순덕 성령충만기>였다. 르 귄의 열성 팬은 아니지만, 또 책에 실린 몇 개의 단편은 이미 읽은 것이지만, 그래도 확실히 멋진 책이다. (표지 색감과 판형도 맘에 든다.) 특히 인상적인 건 각 단편 앞머리에 르 귄 자신이 해당 작품에 대해 짧게 술회한 부분. 작품의 발단, 출판의 뒷얘기, 소설에 대한 작가 자신의 해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번역도 매끄럽고 깔끔하다.
 
<최순덕 성령 충만기>는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한국소설이다. 또다른 이야기꾼의 등장을 조심스레 점쳐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랩'으로 서술되는 '버니'부터 전/성경의 형식을 빌려쓴 '최순덕 성령충만기'(에, 종교소설이 아니다.;)까지. 책에 실린 작품 모두가 일정 수준 이상 재미있고 완성도 있다. 이기호란 이름을 기억해두자.
 
그러나 많은 문학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10월에 나를 쓰러뜨린 작품은 <엄마 마중>이다. 알라딘에서 일하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어린이책을 조금이나마 접하게 되었다는 것. 아니었으면 조카도 친구 딸내미도 옆집 아기조차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내가 어린이 책을 접할 일이 없을 테니까. 이태준의 짧은 동시를 그림으로 풀어낸 이 책 <엄마 마중>. 대여섯 살 먹은 어린 아가가 버스 정류장으로 엄마를 마중나간다. 이영차 보도에 올라서서 '우리 엄마 안와요' 기웃기웃. 그림 한장 한장이 너무 가슴에 와닿아서 눈가가 순간 화끈해졌다. 알라딘 편집팀이 10월에 반한 책은 뭐니뭐니 해도 <엄마 마중>이 아니었을까.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은행잔고 35원, 그래도 만화는 계속 나온다"
데스 노트 Death Note 1 오바 츠구미 + 오바타 다케시 / 대원씨아이
환월루기담 이마 이치코 / 대원씨아이
후르츠 바스켓 14 타카야 나츠키 / 서울문화사
더 이상 말하지마 요시나가 후미 / 서울문화사
 
이번 달에는 일반 단행본은 거의 보지 못했다. 경이로운 1권을 선보이는 만화, 흥미로운 2, 3권을 선보이는 만화들로 인해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보냈다. 이달의 선봉은 뭐니뭐니해도 <데스 노트>. 오바 츠구미라는 가명을 내세운 작가는 과연 누구인지 친구와 연일 토론을 하느라 메신저는 언제나 ON 상태였다. 원서판매 사이트에서 미리 주문해서 내용을 살짝 엿볼 수도 있겠지만, 훗날의 재미를 위해 꾹 참고 있는 중이다. (사신 류크가 너무 귀엽다!고 말했더니 친구가 '싸이코'라고 한다.)
 
다음을 차지한 것은 오랜만에 등장한 이마 이치코, <환월루기담>으로 <백귀야행> 못지 않은 찬란한 만화를 선보였다. <문조님과 나>로 잠시 동물만화로 나가는가 싶더니, "나, 아직 건재하다구!"라고 조용히 외친다. 으레 그렇듯, 나는 그녀의 만화를 읽다보면 전병과 귤, 담요가 그리워진다.
 
편애하는 캐릭터인 링이 많이 아파보여 마음이 무거웠던 <후르츠 바스켓 14>, 요시나가 후미의 <더 이상 말하지마>(나이제한 표시가 안되어있어 덜컥 구입했더니 15세 미만 불가, 소프트 '야오이'였다!) 등도 주말에 탐독한 만화. 고양이의 주인된 도리로 다시 한 번 봐줘야겠다는 생각에 보기 시작한 <나비의 일상>, <묘한 고양이 쿠로>도 요즘 내 손을 타고 있는 책들. 들려오는 소문으로는 이 겨울에 쏟아질 만화들도 빵빵하다고 하니 기대백배! :)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엄마가 돌아왔다!"
엄마 마중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눈이 쌓인 추운 겨울날, 전차 정류장으로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갑니다. 아이는 "낑"하고 안전지대에 올라서서는 전차가 설 때마다 고개를 내밀며 엄마를 찾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차장 아저씨가 말해줍니다. "너희 엄마 오시도록 가만히 서 있어라." "아기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30쪽 분량의 그림책이 기다림이란 정서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가슴 깊은 곳을 '툭' 건드리는 이야기, 이 책에 덧붙여야 할 말은 한 마디도 없습니다. 마지막 그림이 말해주는 깜찍한 결말, 그런데도 마음 한켠이 여전히 먹먹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다림은 원래 그런 것이니까, 원래 가슴이 아픈 거니까... 하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산다는 것은 기다리는 것이고, 그래서 가슴이 아픈 것이고, 그래서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론은 엉뚱하게 튀었습니다만, 어쨌든, 기다릴 무엇이 있어 다행스러운 오늘, 지금입니다.
 
사회.역사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는 학생이다
왕멍 지음, 임국웅 옮김 / 들녘
 
대장정에서부터 천안문 사태까지, 중국의 현대사를 헤쳐온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늘 사람을 각성시키는 무엇인가가 있다. 삶이란 저런 것인가를 생각하면 솔직히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인생이 즐거운 것도, 슬픈 것도, 아름다운 것도, 처연한 것도 아닌 그 무엇이 아닐까 자꾸 생각하게 된다.
 
왕멍은 인생은 '배움'이라고 말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부딪치게 될 모순과 함정, 그 안에서 어떻게 스스로의 해답을 구하고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계속 배우고 공부해야 한단다. 인생=배움. 하기사 인생에 단 한 가지의 정답이 있겠는가. 다만 나는 이 책에서 또 하나의 답을 얻었다.
 
아 그리고 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 책, <엄마 마중>!!! 내가 이 책에서 느낀 애달픔과 기쁨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적을 도리가 없다.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이런 책을 만날 수 있다니 역시 인생은 행복한 것이라고.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한국경제가 정말 어렵긴 어렵나 보다"
한국을 버려라
이성용 지음 / 청림출판
 
시대가 뒤숭숭하고 먹고 사는 게 어렵다 보니 한국 경제에 대한 비판서가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당장 2년, 3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독자들로서는 '10년 후, 3년 후'가 붙은 책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고, 출판사로서도 팔릴 책이니 안 낼 수 없는 거겠죠.
 
<한국을 버려라>라는 그런 저런 책들 사이에서 비교적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적 성향에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시각, 한국에 대한 최소한의 애정과 이해를 가지고 썼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저자는 왜 한국이 100점의 실력을 가지고도 70점 밖에 대접을 못 받는지, 그 해답을 15가지 사례를 통해서 이야기합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것처럼 역시나 읽으면서 기분 좋은 내용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내 일처럼 집중해서 읽게 되는 건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현실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다시듣는 그 노래, 감동은 여전하구나. 보고싶다 친구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순수한 믿음을 가지고 있던 그 시절. 난 소중한 친구와 이 앨범을 들었다. 비록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어설픈 반항이나 부당한 대우를 속으로 삭이는 것 뿐이었지만 이 앨범은, 이 노래들은 작지만 큰 울림으로 지금이 아닌 세상을 언젠가는 만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해주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바꾸고 있는 중이라고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내게 이들은 소리없이 다시 다가왔다. 다 늘어난 테이프 속에 꼭꼭 묻어두었던 한 때의 이야기들을 다시 살려준 앨범. 성진아. 너도 이 앨범을 듣고있니. 우리 그때 참 좋았는데... 보고 싶구나.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올해 본 최고로 감동적인 한국그림책"
엄마 마중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한길사
 
너무 상투적이라 쓰고 싶지 않은 표현들이 있다. 콧날이 시큰해졌다, 가슴이 뻐근해졌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 얼마나 맥빠진 표현들인가. 아무도 감동하지 않을, 아무도에게도 그 본래 뜻이 전달되지 않는 표현이다. 적어도 서점 편집자라면 이런 표현으로 독자를 유혹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정말 콧날이 시큰거리고, 가슴이 뻐근했다. 아기의 코끝이 발개지도록 엄마가 오지 않는 장면에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군더더기 없는 날씬한 글과 담백한 그림. 누구에게라도 읽히고 싶을만큼 아름다운 우리 그림책이다.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다큐멘터리가 꼭 카메라로만 찍히는가"
신의 괴물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충호 옮김 / 푸른숲
 
그야말로 다큐멘터리. 사진 한 장 없고 도표 하나 없어도 생생하고 구체적이다. 이런 책을 위해 몇년씩 취재여행을 다니고, 사람을 만나고, 자료를 정리하고, 마침내 책상 앞에 앉아 써내는 과정을 상상해보았다. 과연 그것은 지금 멸종해가는 시베리아 호랑이를 밀렵꾼으로부터 지키는 육체적 활동보다 가치있는 것일까? 쾀멘만큼만 쓸 수 있다면 골백번도 'Yes'일 것이다. 글의 장점을 새삼 발견했다. 영상보다 은근하고 개인적이며 그래서 더 살갗에 와닿는다.
 
실은 <엄마 마중>을 꼽고 싶었는데 앞서 많이 등장했으니... 완벽한 글의 아름다움이 댕댕댕 울려퍼지고 절제된 그림의 힘이 따스하게 번져가는 숨막히는 그림책이다. 이 글을 쓰느라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묘하게 조여온다.
 
편집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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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2-10 20:53   좋아요 0 | URL
저도 '엄마 마중' 렛츠 룩으로 만 보고도 찔끔찔끔 했답니다.

그루 2004-12-13 09:37   좋아요 0 | URL
우리엄마 안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