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늙지 마음이 늙나. 어른이고도 싶고 아이이고도 싶은 이상한 마음 영원할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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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여행기 고려하기.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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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특이하잖아요. 모든 동물이 다 그렇지만 그와는 또 다르게. 조용하게, 고요하게 앉아 있는 걸 보면 인간을 좀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인간은 뭔가를 계속하잖아요, 부스럭부스럭. 고양이와 살다보니 내가 참 수선스럽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람은 별을 보면 겸손해진다고 하죠. 그런데 고양이는 별과는 또 달리 그런 게 있어요. 우리보다 먼저 죽고, 작고 힘이 없는데도 훨씬 우아한 동물이죠. 그런 게 나를 돌아보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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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평온하게만 보이던 우리의 일상이 부욱, 소리를 내며 찢어진 후, 그 틈에서 낯선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어쩌면 그 순간이야말로 의식 중이든 무의식중이든 우리가 감추고자 애를 쓰던 유일한 진실이 눈앞에 나타나는, 아프지만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한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외면하기에 급급해한다. 그만큼 우리의 진실이 더럽고, 하찮고, 추악하고, 섬뜩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외면하는 방식이다. 그 손이 마치 다른 사람의 것인 양, 자신의 손이 아닌 것처럼, 다시 틈 안으로 억지로 욱여넣고 겹겹이 시멘트를 발라 버린다. 그리고 시멘트를 바르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안의 또 다른 괴물을 눈앞에 호명해 낸다. (사실, 그 낯선 손은 이 괴물의 손이기도 하다.) 그렇게 불러낸 괴물이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제멋대로 날뛰고, 제멋대로 우리를 이끌어 가도, 우리는 스스로 괴물을 통제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어쨌든 괴물 덕분에 우리는 다시 진실을 외면할 수 있었으니까. 고마운 괴물이니까……. 그것이 우리가 우리를 잃어버리는 기본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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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인생도 한 계절도 그렇게 된다. 어떤 마음으로 떠나느냐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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