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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이매지 > 진중권 “내 인생의 책”




저는 우선 고전을 권해요. 고전이라는 것이 괜히 고전이 아니잖아요. 저한테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던 책은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어요. 모든 예술이 거기 다 나온다고 보면 되요. 상상력이 장난이 아니죠. 예를 들어, 만화 영화 <센과 치히로의 모험>은 루이스 캐롤의 일본판 번역이라고 생각해요. 제임스 조이스 같은  다 거기서 나온다고. 거기에 상상력의 원천이 있거든요.

 

 

 

유머 감각 있잖아요. 제가 정치풍자 같은 것 할 때 쓰는 유머감각 같은 것. 그건 마크 트웨인에게서 배웠어요. <톰소여의 모험>이죠.

 

 

애드거 앨런 포의 어렸을 때는 단축된 것을 읽었는데, <황금 풍뎅이>라는 걸 보면 암호 찾는 게 나와요. 그걸 보고서 어렸을 때 암호와 기호, 언어에 대한 관심과 자극을 받았구요.

애드거 앨런 포 단편선

 

 

상상력을 확 키워준 것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예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좋았다 정도였는데. <황금가지> 보면서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신화와 종교, 철학을 기본이라고 하지만, 사실 신화 이전에 있는 게 주술이거든요. 신화만 해도 굉장히 합리적이고…그런데, 이건 그 이전의 얘기예요. 굉장히 풍부한 아이디어 얻을 수 있죠.

 

 


저에게 충격을 줬던 책이 있어요. 제가 쓴 <춤추는 죽음>이란 책을 쓰게 만든 토대가 된 책이죠. 바로 필립 아리에스가 쓴 <죽음 앞의 인간>이예요. 많은 작업을 하는 데 바탕이 되었는데. 이런 책 하나 쓰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책이 하나가 바로 이 책이예요.

 


노르베르트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도 그런 책이죠. 서양 사람들보면 젠틀해 보이고 매너 있어 보이잖아요. 중세 때 외향적이었던 서구 사람들이 어떻게 내성적으로 되었는지. 오늘 날의 젠틀한 서구인들이 어떻게 탄생했나에 관한 얘기예요. 중세 때만해도 방구도 뀌고, 트림도 끅끅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안 하거든요. 예도 많고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근대성에 대해서 알 수 있죠.


여기까지가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만한 책들이고요.

 

이건 어려울 지도 모르겠는데, 발터 벤야민의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을 추천해요. 이건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지금 미디어의 시대잖아요. 생산 패러다임에서 정보 패러다임으로 확 철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람이 벤야민이예요. 미디어 혁명의 패러다임을 제공한 사람이죠.

 

 

이것과 <디지털 모자이크> 라는 책이 있어요. 스티븐 홀츠먼이란 사람. 원래 이 책 말고 이 전에 쓴 책이 <디지털 만트라스>라고 있는데, 그 책은 번역이 안되어 아쉽고요. 그 후속판이 번역이 된거예요. 이 책은 우리가 보고 있는 디지털 시대의 미학의 기초를 다룬 책이죠. 쉽고 재미있어요.

 

 


최근에 나온 책 중에서는 <나이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가 재미있었어요. 거기에 사방이라는 개념이 나오죠. 고 부분이 재미 있었고, 기억에 관한 얘기가 참 재미있어요.

 

 

 

소설은 몇 권 안 읽었지만, 보르헤스. 보르헤스는 정말 권하고 싶어요. 알렙…그 중에서도 특히 2,3,4 권이 좋은 것 같고. 5권 정도로 가면 아포리즘에 가까워 지거든요. 3권이 절정이예요. 중남미 특유의 매직 리얼리즘의 극치죠. 가짜 책, 없는 책을 인용하고. 미학 오디세이 3권은 보르헤스를 많이 인용했어요.













카프카는 아직 다 이해를 못했어요. 제대로 이해는 안 됐지만, 매력을 느껴요. 시간이 되면 카프카에 도전하고 싶어요. 카프카 책 보기



 

마지막으로는 성경이죠. 특히 구약성서는 상상력의 스케일이 틀려요. 그리스 신화만 해도 대충 있잖아요. 있는 상태에서 신들이 등장하잖나요. 근데 성경에서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로부터의 창조예요. 빛이 있으라 그러면서 쫙 갈라놓잖아요. 그 다음 나오는 판타지가 엄청나죠. 바다가 갈라지지 않나.. 불기둥이 솟아오르지 않나....병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지 않나 하늘과 땅으로 쫙 이어지는 야곱의 사다리 같은 것들... 

성경을 종교의 관점이 아니라 문학의 관점, 예술의 관점, 학문의 관점에서 보면 굉장히 재미있어요. 그 어떤 텍스트보다도 많은 것이 들어가 있죠.

 

진중권│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소련의 '구조기호론적 미학'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 유학하여 미학, 해석학, 언어철학을 공부하다 1999년 귀국하여 [아웃사이더]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에 대한 비판작업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출처 : 미스터북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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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95 2006-02-2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려운 책들만 잔뜩 있군요. 사실 진중권의 책들도 저한텐 쉽지 않았는데..

그루 2006-02-20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진중권씨의 책이 한 권밖에 없어요~ ㅎㅎㅎ 그나마 읽다 말은;
 
 전출처 : 이매지 > 한겨레가 전문가와 함께뽑은 2005 올해의 책 50

한겨레가 전문가와 함께뽑은 2005 올해의 책 50

여기 50권, 지성 온도를 높여드립니다 

 
2005년 한해 책장을 열며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했던 기념할만한 해였던 올해의 출판계 사정도 그다지 밝지는 않았다. 어렵다,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를 현장의 많은 출판인들한테서 노래처럼 들어야 했다. 그렇다고 해서 출판활동이 침체 일변도였느냐 하면 꼭 그렇게 말하기도 어렵다. 책은 <한겨레> 문화부로 배달돼 온 신간만 매주 1백여권을 헤아릴 정도로 무수히 쏟아졌다.

세계화 이후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출판 분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날로 두드러져 가고 있다. 연간 도서매출량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출판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가 하면 한 권도 제대로 내지 못한 출판사들도 수두룩하다. 총 2만5천개에 가까운 국내 출판사들 가운데 한해 한 권의 책이라도 낸 출판사는 1천7백여 곳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년 2천 개에 육박하는 출판사들이 새로 등장해 벼린 아이디어와 전망속에 인간진화의 정수들을 무수히 쏟아내며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숱한 어려움조차 오히려 출판소재가 되는 출판계는 언제나 펄펄 끓어 넘친다.

그 많은 책들 가운데 극히 일부를 골라 ‘올해의 책’으로 정리해낸다는 건 애초에 무리다. 책도 유행을 타지만 개인 선호도나 취향이 책만큼 천차만별인 민감한 상품도 드물 것이다. 그런 책 중에서 굳이 50권을 골라 따로 묶었다. ‘<한겨레>적 주관’이 크게 작용했음은 새삼 지적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엄정객관이라는 기준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또 별 의미도 없다. 그래서 이 분야 전문가들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했지만, 50권은 어디까지나 <한겨레>가 선정한 올해의 책이고, 더 엄밀히 말하면 <한겨레> 출판팀이 최종선별한 책들이다. 최대한 다양성을 살리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인문사회 분야에 무게가 실린 것은 그런 사정과 한계의 반영일 것이다. 물론 ‘베스트셀러’ 순위와는 무관하다. 안배 차원은 아니지만 특정 출판사 책의 중복선정을 될수록 피하고, 독자들 호응이 컸던 화제의 책도 고려하고, 제작형편상 11월 말까지 배포된 신간 위주로 선정하다 보니 의미있고 중요한 역작들이 아쉽게도 적지않게 누락됐다. 선정된 50권의 지면배치상의 차이가 책 무게의 차이를 직접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모양새로 독자들에게 권한다. 이것이 ‘2005년의 책’이다!

 

출처 : 한겨레신문 2005년 12월 15일

글 : 한승동 선임기자 

 

‘2005 올해의 책 50’ 선정에 참여해주신 분

<일반> △김기봉 경기대 교수(역사학) △박혜영 인하대 교수(영문학) △배병삼 영산대 교수(정치학) △심경호 고려대 교수(한문학) △안광복 중동고 철학교사 △이권우 도서평론가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공동대표 △이진경 서울산업대 교수(사회학)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바이오시스템학) △최성일 도서평론가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문학> △권성우 숙명여대 교수 △방민호 서울대 교수 △이명원 서울디지털대 교수 △엄경희 문학평론가

<어린이> △선안나 동화작가 △김태희 사계절 편집팀장 △최정선 보림 편집주간
 
 

① 2005 올해의 책 50 : 여기 50권, 지성 온도를 높여드립니다
     
  
     
    
-대화: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임헌영 지음 한길사 펴냄
-미래를 여는 역사/ 한·중·일 3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20세기 한국민중의 구술자서전/ 외 지음 소화 펴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푸른숲 펴냄
-강의/ 신영복 지음 돌베개 펴냄
-니체 전집(22권)/ 니체 지음 책세상 펴냄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김연수 지음 창비 펴냄
-통섭: 지식의 대통합/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 지음 부키 펴냄
-벽이/ 공진하 글·오승민 그림 낮은산 펴냄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허수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살아있는 세계사 교과서 1·2/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블루오션 전략/ 김위찬·르네 마보안 지음 강혜구 옮김 교보문고 펴냄
-조선 왕실 기록문화의 꽃 의궤/ 김문식 신병주 지음 돌베게 펴냄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지음 교양인 펴냄
-문명의 붕괴/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
-불의 기억 1·2·3/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박병규 옮김 따님 펴냄
-아케이드 프로젝트 (전2권)/ 발터 베냐민 지음 조형준 옮김 새물결 펴냄
-푸른 혼/ 김원일 지음 이룸 펴냄
-대담/도정일·최재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괴짜경제학/ 스티븐 레빗·스티븐 더브너 지음 안진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받은 편지함/ 남찬숙 글·황보순희 그림 우리교육 펴냄
-도덕교육의 파시즘/ 김상봉 지음 길 펴냄


② 2005 올해의 책 50 : <실용·경제>
  

-블링크/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세계화 이후의 부의 지배/ 레스터 서로 지음 현대경제연구원 옮김 청림출판 펴냄
-아이콘(iCon) 스티브 잡스/ 윌리엄 사이먼·제프리 영 지음 임재서 옮김 민음사 펴냄


③ 2005 올해의 책 50 : <자연·과학>
  

-과학과 종교 사이에서/ 김용준 지음 돌베개 펴냄
-우주의 구조/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승산 펴냄
-과학의 탄생/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이영기 옮김 동아시아 펴냄


④ 2005 올해의 책 50 : <생활·문화>
      
-바둑의 발견 2/ 문용직 지음 부키 펴냄
-발바닥, 내 발바닥/ 김곰치 지음 녹색평론사 펴냄
-사람 대 사람/ 정혜신 지음 개마고원 펴냄
-아메리카 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전까지 악을 쓰다/ 김연자 지음 삼인 펴냄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안병수 지음 국일미디어 펴냄
-한국 팝의 고고학 1960, 1970/ 신현준, 이용우, 최지선 지음. 한길아트 펴냄


⑤ 2005 올해의 책 50 : <문학>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허수경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유랑가족/ 공선옥 지음, 실천문학사 펴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푸른숲 펴냄
-카스테라/ 박민규 지음 문학동네 펴냄
-내가 살아온 20세기 문학과 사상/ 김윤식 지음 문학사상사 펴냄


⑥ 2005 올해의 책 50 : <인문·사회>
    
    

-그림책의 이해/ 현은자·김세희 지음 사계절 펴냄 (전2권)
-개발 없는 개발/ 허수열 지음 은행나무 펴냄
-네 멋대로 써라/ 데릭 젠슨 지음 김정훈 옮김, 삼인 펴냄
-우승열패의 신화/ 박노자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중국 고대-근대-현대 사상사론 (전3권)/ 리쩌허우 지음 김형종·임춘성·정병석 옮김 한길사 펴냄
-끝나지 않은 신드롬/ 천정환 지음. 푸른역사 펴냄
-서구문명은 동양에서 시작되었다/ 존 M. 홉슨 지음 정경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부르주아전/ 피터 게이 지음 고유경 옮김 서해문집 펴냄
-한국전쟁/ 박태균 지음. 책과함께 펴냄
-철학, 영화를 캐스팅하다/ 이왕주 지음 효형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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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 2006-01-19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 서재에서 퍼와서 재구성.

Volkswagen 2006-01-19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가요~~아이구야~이렇게 살 책들이 많다는 말씸입니까?

그루 2006-01-19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책 추가했는데 추가한걸루 퍼가셨나요? ㅎㅎ
그래서 카테고리 이름이 소화불량이에요 ㅎㅎㅎㅎㅎㅎ

mira95 2006-02-2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달랑 2권 읽었네요.. 내가 읽은 책들도 좋았는데...ㅎㅎ
 
 전출처 : stella.K > 동인문학상 1차 후보작 3편 선정

 

동인문학상 1차 후보작 3편 선정

신(新) 기생뎐 -기생의 삶을 맛있게
그 여자의 자서전 - 시적인 묘사 탁월
왈릴리 고양이 나무 - 단편의 미학 복원

2006 동인문학상 최종심 후보작으로 김인숙 소설집 ‘그 여자의 자서전’(창비), 조용호 소설집 ‘왈릴리 고양이 나무’(민음사), 이현수 장편 소설 ‘신(新) 기생뎐’(문학동네)이 선정됐다.








▲ '신 기생뎐' 이현수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박완서 유종호 이청준 김주영 김화영 이문열 정과리)는 13일 심사독회를 갖고, 오는 10월 초 열릴 최종심 후보작 명단에 세 권을 먼저 올렸다.

                              이현수의 ‘대해 심사위원들은 일제히 호감을 표시했다. “독자 뿐만 아니라 소설가들도 전부 봐야할 소설이다. 기생의 소리, 춤, 음식 어느 하나라도 소홀함이 없이 다 맛을 부여해서 재미있게 썼다.”(김주영) “그동안 기생을 재미거리로만 다뤘지, 문학적 구원의 의미를 담은 작품은 없었다. 그러나 이현수의 소설은 기생의 삶을 문학 안으로 편입시켰다.”(이청준) “1990년대 이후 작가들이 공적(公的) 세계에 등을 돌리고 사적(私的)세계로 갔지만, 아마 재작년부터 공적 세계로 통하는 길을 새로 모색 중인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세계를 모색하다 보니, 기생의 세계와 같은 특이한 ‘문화 지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정과리)

▲ '그 여자의 자서전' 김인숙
‘그 여자의 자서전’에 대해 김화영 위원은 “개인의 곰삭은 삶을 통해 곱씹어진 공적 세계를 잘 소화한 작가의 솜씨가 돋보였다”며 “한 작품 한 작품 아껴가면서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극찬했다. ‘삶의 물결이 밀어낸 생의 가장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이란 소설 속 한 문장을 인용한 김 위원은 “공감어린 연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가로지르는 상징에 이른 시적(詩的) 묘사의 소설집”이라고 추천했다. 유종호 위원도 작가에 대해 “한동안 자기 세계를 훼손한 듯했지만, 자기 본령을 찾고 되돌아가면 훌륭한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언급했다.





▲ '왈릴리 고양이 나무' 조용호
                      조용호의 소설집 ‘나무’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작은 주제를 놓고 깔끔하게 쓰는 작가의 작품집”(유종호)이란 호평과 함께 “단편 소설의 미학을 복원하는 모범생 같은 단편 소설집”(김화영) 이란 평가를 내렸다.

심사위원회는 2월 심사독회에서 검토할 대상작으로 최수철 장편소설 ‘페스트’(문학과지성), 김애란 소설집 ‘달려라 아비’(창비), 구경미 소설집 ‘노는 인간’(열림원), 최옥정 소설집 ‘식물의 내부’(이룸), 유애숙 소설집 ‘장미 주유소’(문이당) 등 5편을 올렸다. 심사위원 중 소설가 이문열 위원은 미국 체류 중 1년 동안 심사위원회 활동을 쉬기로 했다.

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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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이매지 > 작가 성석제의 독서에 관한 이야기

출처 : 미스터북맨




 
20대가 될 때까지 나는 식물성 위주로만 먹는 편식을 했다. 반면에 내가 읽었던 책들은 축산전서에서 성경 · 무협지 · 추리소설 · 아동문학 전집 · 교과서까지 아주 잡다했다. 20대 에 군대를 가게 되면서 나는 잡식성으로 식성을 바꾸었다. 군대라는 환경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측면이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된 고기맛을 싫어한 것은 아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군대 시절 이후의 독서 범위는 문학과 인문학, 역사 등으로 상대적으로 순수해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안에서는, 이를테면 문학이라면 그 중에서도 내가 흥미있어 하는 것이 순진무구, 천진난만했다고는 할 수 없다. 한 마디로 잡다했다. 30대에 들어서는 음식도 별로 가리지 않게 되었고 분야도 그다지 가리지 않게 되었다. 그저 내키는대로, 얻어걸리는대로 감사하며 먹고 읽었다.

 

나라는 인간은 잡하다. 내가 하는 일, 소설을 쓰는 일은 문학 안에서도 불순, 잡스러운 것에 속한다. 불순하다, 잡스럽다, 잡다하다, 잡종이다라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나는 이 ‘잡, 잡, 잡’에서 힘을 느낀다. 나는 이종 간의 충돌, 혼합, 교잡이 새로움을 낳는다는 것을 믿고 순수하고 가녀린 화원의 꽃보다 더 생명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책은 이런 내 생각을 굳건히 지지해 준다. 

 

나는 반드시 건전하고 고전적인 책을 읽어야 한다고 믿지 않는다. 권하지도 않는다. 책의 하위문화에는 그에 걸맞는 매력적인 새로움과 강한 생명력이 있을 것이고 상위문화에는 기품과 깊이, 시간의 단련을 견뎌온 단단함이 있을 것이다. 그 둘이 각자의 영역에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문화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움직이며 서로의 유전자를 교환하고 복제하는 가운데 진짜 문화가 된다. 진짜 문화가 되어야 좋은 문화가 될 가능성이 생긴다.

 

20대에 내가 읽고 가슴이 움직인다고 생각한 책 가운데 기억나는 것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루이 페르디낭 셀린느 [외상죽음]    *가브리엘 바르가스 요사 [빤딸레온과 그의 위안부들]
크누트 함순
[굶주림]


군대에 다녀와서 장편소설을 집중적으로 읽게 되었는데 기억나는 대로 열거하자면 아래와 같다.
홍명희 : [임꺽정]               *박지원 [열하일기] 외   *미하일 숄로호프 [고요한 돈강]    

*로버트 버튼 편 [천일야화]   *허먼 멜빌 [백경]         *귄터 그라스 [양철북]
장 폴 싸르트르 []

 

재미있게 읽은 시도 물론 있다. 시집 제목은 기억나지 않으나 시인들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정현종 이하 *고트프리트 벤파블로 네루다 *파울 첼란 *자크 프레베르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쉽게도 희곡은 마음에 맞는 작품을 많이 발견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작가에 관한 기억이 남아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햄릿]                 *페트 한트케 [관객 모독]  

으젠느 이오네스코 [대머리 여가수]    *베르톨트 브레히트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오태석 [초분]

 

그리고 워낙 재미있어서 한 번 집어들면 손에서 뗄 수 없던 명작들이 있었으니.

고우영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서유기] [일지매] [임꺽정] [십팔사략]

 

그리고 역시 한 번 손에 들면 놓기 힘들 정도로 재미있으면서도 유쾌한 작가가 두 사람 있다.

에프라임 키숀 [가족] [돼지는 돼지다]    *로얼드 달 [] [세계 챔피언]

 

흥미롭고 짧으며 시적인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재미는 기본이다.

페터 빅셀 [책상은 책상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악어가 사람이라고?] *프란츠 카프카 [변신]

 

근래에 읽은 인문학 관련 책에서 인상적인 필자는 빌 브라이슨이다. 대책없이 잡다한 것이 가슴에 와닿았다. 빌 브라이슨 [나를 부르는 숲]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참고로 지금 내 책상 위의 작은 서가에 꽂혀 있는 ‘잡스러운 책’의 제목을 쓰면 이런 식이다. [띄어쓰기·맞춤법 용례] [음식 상식 백 가지] [미식 소식이 오래 산다] [제주도 관광 정보 매거진] [내 몸의 신비] [벌거벗은 여자] [세상의 나무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음식에 관한 47가지 진실]... 책상 위에는 [먹지마, 위험해!]와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펼쳐져 있고 오른편에 있는 에어컨 박스 위 임시 서가 앞줄에는 [빠블로 네루다] [세계사의 전설, 거짓말, 날조된 신화들] [문학동네] [게으른 산행] [한국식품문화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하루만에 정복하는 부동산 재테크]가 꽂혀 있다. 뒷줄에서 보이는 것만으로 [문학의 윤리] [역주 매천야록] [오늘의 SF걸작선] [하늘에서 본 지구] [우리말의 뿌리] [조선역사]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가 있다.

 

텔레비전에서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을 볼 때 나는 그 사람의 어깨 너머로 엿보이는 책의 제목을 통해 그 사람의 직업과 기질, 나이와 성향을 가늠하곤 했다. 누가 지금 이 목록을 읽는다면 나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할까. 잡스러운 인간? 그렇다면 만족이다. 소설은 바로 잡의 장화니까. 어, 장화 아니고 정화(精華)다. 생각해 보니 장화가 있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소설은 잡의 정화의 장화라고 하자.

 

   성석제님의 추천 테마책 보기 > "나는 잡식성이다"







 

 

 

성석제 /소설가. 1994년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내며 소설을 쓰기 시작,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등의 창작집과 [재미나는 인생] 등의 짧은 소설, [인간의 힘] 등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본 칼럼은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과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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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2006-01-19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누트 함순은 보관함에서 일년을 묵었네요. ^^::
 
 전출처 : 키노 > 리더스가이드가 뽑은 2005년의 책!! (상반기)

소설/산문/평전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 / 공선옥 지음 / 당대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는 작가 공선옥의 세번째 산문집이다. 첫 산문집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창비)는 유년기 추억과 가슴 아픈 기억을 담았고 '마흔에 길을 나서다'(말)가 ‘발’로 쓴 기행산문이었다면, 이번 산문집은 부드럽되 칼날 같은 공선옥 특유의 시각으로 이 사회를 그리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90년대 이후 리얼리즘 미학의 약화현상 속에서 사회와 이웃들의 현실에 대한 관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공선옥 소설의 ‘씨앗불’이라 할 수 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 산해

오늘날 헬렌 켈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마크 트웨인은 헬렌 켈러가 천 년 후에도 사람들 기억에 살아 있으리라 예언했다. 우리는 그녀를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천형을 극복한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 기억한다. 또한, 그녀는 “시력이 없는 사람보다 더 가엾은 사람은 비전이 없는 사람이다”와 같은 위대한 한마디와 그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실천을 남긴 사람이기도 하다. 때문에 오늘도 세계의 많은 이들은 그녀의 육성 속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한편, 그 현실의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와 용기를 구하는 것이다.


생각 - 장정일 단상 / 장정일 / 행복한책읽기

‘장정일 단상’이라는 부제가 붙은 장정일의 <생각>(행복한 책읽기)을 읽다보면 작가의 시각이 석고상의 정면도 측면도 아닌, 아그리파의 정수리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완벽한 형태와 구도로 이루어진 완성작을 바라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겠지만, 어눌한 말투처럼 투박한 그의 글을 통해 내가 가진 ‘생각의 관점’을 잠시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원고 청탁이라는 강제적 글쓰기가 아니면 자발적 글쓰기가 어려운 작가는 아직 프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까닭에 “원고 청탁을 거부하고 자발적인 투고에 의한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지이지만, 청탁을 받지 않고 투고를 원칙으로 글을 쓰는 작가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그의 투지는 이단적으로까지 비춰지기도 한다. 10대 매매춘 범행자의 신상 공개에 대해, 공무원 비리나 음주 운전자 또한 같은 법으로 다스려야한다는 그의 생각에서도 역시 ‘장정일 다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제목만큼이나 간결한 단락으로 이루어진 <생각>은 가벼운 산책로를 걷듯 그가 그리는 생각의 단상과 영화에 대한 짧은 소견, 그리고 삼국지에 빗대 현실을 이야기한 글들로 구성되어있다.


자유의 감옥 / 미하엘 엔데 / 보물창고

386세대 중 40대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모모』를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미하엘 엔데라는 이름을 또렷이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책들은 대개 작가 이름은 잊혀지고 책 제목만 기억되기 마련이다.
시간과 속도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현대인을 비판한 작품 『모모』는 ‘판타지’라는 개념이 우리에게 일반화되기 훨씬 전인 1970년대 중반에 ‘동화소설’이라는 모호한 개념의 장르로 소개되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었다. 386세대가 마침내 부모 세대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미하엘 엔데의 작품을 다시 읽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미하엘 엔데의 작품들은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했다. 10년 전(1995년 8월) 엔데가 세상을 떠났을 때 세계의 언론들이 그를 단지 작가로서가 아니라 ‘판타지라는 수단을 통해 기술과 돈과 시간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고발한 철학가’로 평가한 것처럼 이제 그의 작품들은 어린이를 위한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본격적인 판타지 소설로 평가받게 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미하엘 엔데가 성인을 위해 쓴 연작 판타지 소설 『자유의 감옥』이 마침내 출간되어 국내 독자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카스테라 / 박민규 / 문학동네

2003년 여름, 단 두 권의 소설(<지구영웅전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로 한국 소설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소설가 박민규가 등단 2년 만에 첫 작품집 <카스테라>를 펴냈다. 2003년 여름부터 2005년 봄까지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 10편이 수록된 책으로, 작가 특유의 유쾌하고 독특한 글쓰기가 돋보인다.
밑바닥 삶에 대한 애정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지구 밖으로 뻗어가는 파격적 상상력, 이를 아우르는 스타일리시한 문체와 유머, 박민규라는 작가의 개성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단편집이다.


인문/사회/문화/예술

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 / 이주헌 / 예담

크고 작은 전시회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미술’은 우리와는 조금먼 이야기,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삶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내가 저 그림 속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하루하루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살았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지는 않을까? 그동안 여러 예술서 저술과 전시 기획을 통해서 좀더 미술과 가깝게,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 준 미술평론가 이주헌이 새롭게 내놓은 에세이 『그림 속 여인처럼 살고 싶을 때』는 아름다운 명화 속에 소박한 각자의 삶을 투영하여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이 책은 ‘연애 감정이 필요할 때’, ‘부부 싸움을 하고 나서 후회가 될 때’, ‘아이가 아플 때’, ‘아이를 혼내고 나서 마음이 아플 때’, ‘남편이 가정에 좀더 신경을 써주기를 바랄 때’, ‘비 오는 날 별미가 생각날 때’, ‘꽃무늬 벽지를 바르고 싶을 때’ 함께 보며 자신의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그림과 부드럽게 그림 속 이야기와 우리 현실을 이어주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상역사 21세기 / 마이클 화이트 / 책과함께

<가상역사 21세기>(책과함께)는 22세기에 21세기를 돌아본다는 독특한 발상의 가상역사서이다. 정확히 2112년에 지난 100년을 되돌아본다는 기본 구상으로 씌어진 이 책은 앞으로 우리가 그리고 우리 자손들이 살아나갈 21세기 전반을 예측하는 ‘미래예측 인문교양서’이다. 모든 상상의 산물은 구체적인 어떤 것에서 비롯되듯, 미래가 현실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비롯되는 것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가올 21세기에는 인류는 어떤 삶을 살고,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 잭 웨더포드 / 이론과실천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는 인류학과 교수인 저자 잭 웨더포드가 전 대륙의 도시와 오지를 오가며 현존하는 문명과 문화를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통찰하여 인류의 1만 년 역사 속에 있었던 문명과 야만 사이의 교류와 협력, 폭력을 생생하게 들려준다.저자는 서구 중심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인간의 진보는 문명의 출동이 아니라 교류와 갈등의 과정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독자들은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닌 저자를 따라 가다 보면 세계유명 도시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만나고, 그 속에서 있었던 역사와 문명 발달에 커다란 역할을 했던 주요 사건들에 대해 알 수 있다.야만은 이제 점차 사라져 보호구역과 관광지에 갇혀 있고, 현대에서 야만을 찾으려면 문명의 심장인 도시를 봐야한다는 저자는 문명이 스스로 행한 야만과 문명 내부에서 자라는 야만이 어떤 것인지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의적, 정의를 훔치다 / 박홍규 / 돌베개

법학자 박홍규가 무법자 영웅들의 삶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인문 교양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주류 사회의 바깥에서 기존 질서의 부조리에 도전한 매력적인 의적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와 문화, 그들을 소재로 한 노래, 민담, 소설, 영화 등을 두루 살피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의적의 대명사 로빈 후드와 홍길동에서부터, 러시아 농민반란을 이끈 스텐카 라진, 아나키스트 의적 마흐노, 선상에서 민주적 조직 원리를 실험한 해적들, 시칠리아 독립운동에 참여한 마피아 살바토레 줄리아노, 멕시코 혁명에서 전설적인 북부군을 이끈 산적 판초 비야, 하층민 여성 피해자의 화끈한 복수자 풀란 데비, 목동 출신으로 수많은 헝가리 민요와 민담 속 주인공이 된 로자 샨도르, 미국 서부 개척기 서민들의 적이었던 은행과 철도회사를 털어 스타가 된 제시 제임스와 빌리더 키드까지...


적대적 공범자들 / 임지현 / 소나무

이 책의 칼날은 한국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벼려졌지만, 그 칼끝은 제국의 심장(국가주의/민족주의)을 향하고 있다. 나아가 동아시아, 유럽, 미국, 나아가 전세계인에게 국가 단위로 사고하고, 민족 위주로 행동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는 또한 권위주의 정권에 대항한 경력을 기반으로 반사적 정당성 확보에 매몰된 이 땅의 ‘진보적 지식인들’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근대라는 관념에 포박된 채, ‘세습적 희생자 의식’이라는 역사적 유산을 즐기며, 미국과 일본을 형식적으로 비판함으로써, 문화적 기득권을 향유하는 우물 안 개구리들에게 던지는 직격탄인 것이다.


경제/경영/처세

미운오리새끼의 출근 / 메트 노가드 / 생각의 나무

나는 더 큰 성공과 더 많은 돈, 더 높은 명성이라는 외적 요구에 지배당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여전히 일에서 활력을 얻고 있는가? 많은 현대인들이 맹목적인 야망에 휩싸여 미친 듯이 일에 매달린다. 그렇게 수년을 내달리다 어느 순간 그들은 한 때 그들의 일에 충만하던 기쁨과 성취감이 사라졌음을 발견한다. 성공에 대한 갈망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 갇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안데르센 탄생 200주년(1805. 4. 2 생)을 맞이하여 그의 고전 작품 속에 담긴 강력한 교훈을 현대의 일터에 탁월하게 적용하는 이 책 『미운오리새끼의 출근』은 안데르센의 익살맞고 날카로운 이야기들을 세세히 분석해 지혜와 교훈을 찾고, 그것들을 당신의 일과 직장에 적용해 의미와 활력 그리고 즐거움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이 책의 이야기들이 의미 있는 직장생활을 위한 유쾌한 자기발견의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 그들만의 법칙 / 손영우 외 / 샘터

전문가(expert)란 무엇인가? 우리는 전문가라고 하면 막연히 의사나 변호사 같은 사람들을 떠올리지만, 이들은 ‘전문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지 사실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다. 또 한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가지고 주어진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이들 역시 반복된 경험으로 해오던 일정한 방식의 일에 능숙한 ‘숙련가’이지 전문가가 아닐 수 있다. 결국 전문가는 숙련가를 뛰어 넘어, 자신의 분야에 대한 통찰력과 모험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인 것이다. 굳이 전문 직종이 아니더라도, 세일즈 전문가, 금융 전문가, 상담 전문가, 인테리어 전문가, 요리 전문가, 게임 전문가 등 누구나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팀장 리더십 / 밥 애덤스 / 위즈덤하우스

리더가 갖춰야 할 리더십의 기본과 핵심, 그리고 실전 지침들을 상세하게 소개해 어떠한 상황과 현장에서든 최선의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는 리더로 이끄는 방법을 전한다. 직장 안에서 그리고 직장 밖에서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지도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 관련 지식과 기술을 총망라하여, 자기혁신과 리더십에 대한 실질적이고도 아주 구체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리더십 이론서가 아니다! 하나의 관점이나 일관된 이론을 가지고 리더와 리더십을 논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리더로서 해야 할 일, 또는 하지 말아야 할 일 등 리더십의 모든 면면을 생생히 펼쳐 보이고 있다. 즉 리더십 이론이나 원칙 위주의 지식 전달에서 벗어나 기업, 정부기관, 학교, 종교단체 등 각 기관의 리더 및 구성원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리더십 실전 매뉴얼’을 세세히 짚어준다.


과학
식물의 역사와 신화 / 자크 브로스 / 갈라파고스

이 책은 식물에 얽힌 종교적·신화적 의미를 통해 인간과 식물이 함께해온 기나긴 역사와 식물의 놀라운 능력을 훌륭하게 서술해내고 있다. 식물의 숨겨진 또는 알려진 신비스러운 식물의 세계에 초대받은 독자들은 이 책에서 인간과 식물의 신화와 역사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고, 식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시야를 얻고, 저자의 식물에 대한 사랑과 공경의 자세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으며, 식물과 인간은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나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씨앗 한 알 앞에서 진정 경건해지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리진 / 닐 디그래스 타이슨 / 지호 우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인류의 눈부신 과학적 성과를 담았다.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대폭발(빅뱅), 반(反)물질, 새로운 외계 행성의 발견, 우주의 크기, 지구 생명체의 기원, 외계 생명체의 탐사, 시공간의 수수께끼, 다중우주의 가능성 등 이 책이 다루는 주제들은 우주의 경이로움과 비밀을 풀기 위한 여러 과학 분야의 최신 이론들을 망라한다. 천체물리학은 물론 생물학, 화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이 일궈낸 새로운 통찰을 집대성하여 거대한 우주의 기원에 관한 미스터리를 풀어헤친다. 나아가 은하와 같은 가장 큰 구조의 기원, 우주를 비추고 있는 별들의 기원, 생명체의 보금자리를 제공해주는 행성의 기원, 이 행성들에 살고 있는 생명체의 기원까지 우주, 지구, 생명, 그 모든 것의 시작을 흥미롭게 탐색한다.


청소년 누나의 오월 / 윤정모 / 산하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의 지점을 어루만져온 작가 윤정모가 처음으로 청소년소설을 펴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1980년 5월의 광주 이야기가 배경으로 다뤄집니다. 벌써 사반세기 전의 일이건만, 작가는 내내 마음의 빚을 지고 있던 모양입니다. 이 소설의 기본 얼개는 당시 중학교 국어교사를 하면서,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홍보부장을 맡았던 박효선 씨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효선 씨는 3년 뒤 ‘극단 토박이’를 만들어 『금희의 오월』 등의 연극으로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데 혼신의 힘을 쏟다가, 1998년 9월 간암으로 세상을 뜨게 된 영원한 ‘오월 광대’였습니다. 긴 시간이 흐른 지금, 이제 그 상처는 아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정신을 살려 기억은 늘 새로워야 합니다. 이것이 작가 윤정모가 내내 가슴속에 묵혀 두었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풀어내는 이유입니다.


프란시스코의 나비 / 프란시스코 지메네스 / 다른

1940년대 말, 멕시코의 어느 작은 마을 엘란초블랑코에서 살던 꼬마 판치토의 가족은 보다 나은 생활을 꿈꾸며 국경을 몰래 넘어 미국으로 간다. 목화와 딸기, 포도 수확 철에 맞추어 1년에 세 번이나 이사를 해야 하고, 주소도 없는 텐트촌에서 생활하며 하루 12시간의 노동을 하는 등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스런 생활 속에서도 판치토의 가족의 모습은 참으로 따뜻하다. 판치토의 아버지는 비록 배우지 못했고 가난하지만, 판치토에게 남을 속이는 것은 나쁜 짓이고 돈보다 신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어머니는 흰 목화자루를 몸에 두르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웨딩드레스'라고 말하며 활짝 웃고, 형은 불법입국자 단속에도 '이민국 여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며 유머를 잃지 않는다. 이렇듯 힘겨운 삶 속에서도 판치토의 가족은 서로를 따뜻하게 감싸안고 의지하며 살아간다.


어린이

산 너머는 푸른 바다였다 / 이마에 요시토모 / 낮은산

이 책을 쓴 이마에 요시토모는 일본에서 꽤 이름난 작가다. 동화 창작뿐 아니라 평론, 번역, 어린이 잡지 발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활동을 하는 역량 있는 작가다. 이 작품은 작가가 청년 시절 처음 쓴 장편으로, 작가를 주목하게 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는 작품 속에 소재 하나, 에피소드 하나도 아주 정교한 장치로 작동하게끔 치밀하게 배치해놓았다. 사방으로 뿌려 놓은 이야기의 씨앗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거두어들이면서 전체 이야기를 완성해간다고 할까. 낱낱의 인물과 사건들도 결국엔 하나의 이야기 흐름 속에서 촘촘히 연결되어 간다.


도깨비와 범벅 장수 / 이상교 / 국민서관

도깨비는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존재입니다. 실제로 봤다는 사람들도 많고 그와 관련해서 전해지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도깨비들은 밤에 불쑥 나타나 씨름을 하자고 조르기도 하고, 사람을 홀려 낯선 곳으로 데려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로 어리숙하고도 엉뚱한 모습으로 등장해, 착하고 성실한 사람에게 예기치 않은 복을 가져다 주는 게 바로 우리나라의 도깨비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조금은 으스스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도깨비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이 책에는 ‘어리석은 도깨비’와 ‘영리한 범벅 장수’가 등장합니다. 가난한 범벅 장수는 호박범벅을 팔러 장에 나가지만, 하나도 팔지 못한 채 다시 범벅을 지고 집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산 속에서 범벅 장수는 도깨비들을 만납니다. 도깨비들은 ‘호박범벅’을 맛보고는 그 달콤한 맛에 푹 빠지고 맙니다. 범벅 값을 후하게 치러 준 도깨비들 덕분에 범벅 장수는 금세 부자가 되어 더 이상 범벅을 팔러 다니지 않게 되지만, 그런 줄도 모르고 도깨비들은 범벅 장수가 호박범벅을 팔러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결국 기다리다 지친 도깨비들이 달콤한 호박범벅을 다시 먹게 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합니다. 도깨비들은 언제 다시 호박범벅을 실컷 먹을 수 있을까요?


뚝딱뚝딱 인권짓기 / 인권운동사랑방 / 야간비행

한국을 대표하는 인권운동단체 인권운동사랑방이 글을 쓰고 윤정주가 그림을 그린 <뚝딱딱딱 인권짓기>는 어린이를 위한 '만화 인권교과서'다.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해 온 어린이의 인권을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자기 권리가 무엇인지를 깨닫고, 모든 사람이 인권을 공기처럼 고르게 누리려면 우리나라가 세계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이 책은 오히려 어른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교사와 부모가 교실과 집에서 부딪치게 되는 어린이 인권문제에 대한 바른 지침을 주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해 어른과 어린이가 서로 토론을 벌이도록 이끌어 주는 흥미롭고 유익한 주제로 꾸며져 있다. 그러나 어른들 스스로를 위해서도 이 책은 여전히 '인권 교과서'이다. 사실 '인권'이라는 말처럼 흔하게 쓰이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문 말도 없다. 이 책을 몇 쪽만 넘기면 '인권을 누리려면 먼저 인권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작은 씨앗이 꾸는 꿈, 숲 / 이성아 / 푸른나무

크고 울창한 숲도 그 시작은 작은 씨앗 하나입니다. 바위처럼 크고 고요한 숲 속에서는 사실 많은
생명들의 살기 위한 투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풀과 나무들은 자라면서 시련을 겪기도 하고, 생명을 창조하기도 하면서 삶을 꾸려 나갑니다. 그로 인해 숲은 더욱 울창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울창했던 숲도 때론 자연현상으로, 때론 인간들에 의해 파괴되고 죽어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죽은 것이 아닙니다. 다시 잿더미 속에서는 작은 씨앗이 움틀 날만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작은 씨앗이 어미나무가 될 때까지 겪게 되는 시련과 고통,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마치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자라면서 시련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어른이 되는 모습을 보듯, 숲의 역동적인 모습은 사람의 일생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생태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쉽고 재미있게 엮어 놓아 읽어 가는 동안 독자 스스로 숲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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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2006-01-19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자유의 감옥 찜. 누가 그러던데 엄청 좋다고 하더라구욧! 님은 막판 뒤집기에서 사셨잖아요 어때요?

그루 2006-01-19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자유의 감옥 재밌어요. 저는 '긴 여행의 목표'가 젤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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