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하코자키 유키에 지음, 고향옥 옮김, 세키 아야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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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으로 일컫는 '팔복八福 '은 예수가 전한 복과 관련된 메시지다. 여덟 가지 복 중에서 가장 먼저 예수가 설파한 것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는 곧바로 겸손의 의미와 연결된다. 내 마음속에 내가 너무 많고 부유할 때 천국은 멀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연 내 속에 내가 없을 때만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

  내 안에 있는 내 마음의 크기를 줄여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은 예수가 설파한 팔복의 첫 번째 가르침을 피상적이고 일면적으로 받아들인 오류다. 인간을 생기를 불어넣어 신의 형상으로 만들었다는 기독교의 인간 창조론은 인간의 위대한 존재성을 그대로 방증한다. 오히려 내 마음속에 자아의 올바른 인식과 건강한 자기애를 풍성히 담고 있는 인간이야말로 가장 안정감있는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 이는 비단 종교적 차원의 접근이 아니더라도 심리학을 위시한 수많은 학문을 통해 연구된 사실(fact)이기도 하다. 내가 나로 사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출판사 한겨레아이들의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타자의 마음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주제로 한 따뜻한 이야기다. 이 책의 메시지는 간명하다. 책 제목은 그대로 이 책의 메시지를 잘 요약한다. 저자 하코자키 유키에는 자신의 마음은 항상 자신의 편에 있다는 명징한 지혜를 통해 이 땅의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갈 때 힘들고 번민에 빠질 때가 많다. 매사가 승리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희비의 끊임없는 교차와 반복은 우리네 인생의 보편적 얼개다. 그렇기에 인간의 기분과 감정은 항상 요동치게 마련이며 그것을 어떻게 다듬고 갈무리하는가에 따라 행복의 원형이 완성될 수 있다. 바로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 마음'에 대한 주도권 쟁취 여부다. 내 마음을 오롯한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의무는 매우 소중한 일이다. 왜냐하면 본래 마음은 언제나 내 편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우리 마음속의 32가지 다양한 형태가 소개된다. 마음속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기분들이 나의 것이라는 사실과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내가 내 마음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 마음이 내 편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때 두려움은 사라지고 자신감은 충만해질 수 있다. 또한 이 세상에 내가 아닌 타자가 있다는 명확한 진실을 받아들일 때 평온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요컨대 이 얇디얇은 책은 이 땅의 어린아이들에게 자아의 본질을 받아들이는 것과 타자와 진실되게 관계하는 것의 소중함을 따뜻하고 평온한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에 심지가 견고한 자가 평강의 평강을 얻는다는 말씀이 있다. 이는 세상만사는 마음먹기 달렸다는 의미와 상통한다. 사랑과 두려움이 양립할 수 없다는 명제가 참이라면 마음속에 두려움이 사라질 때 사랑만으로 가득할 수 있다는 명제 또한 참이 된다. 내 마음이 나의 것이라는 진실과 마음이 가진 힘은 실로 강력하다는 사실, 바로 그 진리를 이 땅의 아이들이 알고 누리며 쟁취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이 한 권의 책이 그 도구로써 소중히 읽혀지기를 기대한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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