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 - 평범한 직딩의 밥보다 좋은 여행 이야기
조은정 지음 / 팜파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직장생활을 시작한지도 어언 4년여가 넘어가고 있다. 사회에 진출한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무의미한 대학생활을 보냈다는 생각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 핵심은 두 가지에 대한 후회인데 하나는 영어공부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이 없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 살면서 보다 깊고 넓고 큰 것을 보고 경험하지 못한 것은 20대 인생의 가장 큰 후회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와서 고백하건데 절대 돈의 문제도 아니었고 시간의 문제도 아니었다. 오직 준비와 열정의 부족이었음을 토로한다. 이러한 나의 해외여행콤플렉스는 아마 결혼과 동시에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신혼여행이 있으니 말이다. ㅋ

 

  그렇다면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가능할까? 직장을 다니면서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꿈만 같은 얘기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그 시간과 용기는 어떻게 감당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런 나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직장생활을 하면서 끊임없이 해외여행을 다니는 이가 있다. 여행기와 여행사진, 여행팁을 모아 놓은 사이트로 유명한 존정닷컴(www.zonejung.com)의 관리자 조은정씨인데 그녀가 여태까지의 여행기를 정리하여 책을 냈다. 『일하면서 떠나는 짬짬이 세계여행』이 그것이다. 잦은 해외여행을 다닌 것도 대단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과 휴가를 이용하여 짬짬이 시간을 내서 여행을 다녔다는 것은 더더욱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여행에 경도되었길래 그럴 수 있는지하는 호기심과 서두에서 언급한 개인적 콤플렉스를 간접적으로 풀어보기 위한 기대심을 갖고 구독하게 되었다.

 

  매우 흥미있고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가 인터넷 관련 업무 및 생활을 해서인지 편안한 필체와 풍성한 유머가 묻어나는 책이다. 무엇보다 여행의 절대고수답게 굉장한 전문성이 돋보인다. 여행경비를 최대한 줄이는 방법, 해외여행 시 반드시 챙겨야 할 품목, 여행배낭 싸는 방법, 각 종 할인과 이벤트 정보 등 그녀가 오랜 기간동안 여행하면서 체험하고 습득했던 따끈따끈한 정보들이 즐비하여 읽는 이에게 큰 앎의 기쁨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좋았던 내용은 직딩(직장인)들을 위하여 주말을 이용해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방법과 코스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직장인들도 마음만 먹으면 못 갈 곳이 없다. 시간이 없다느니 돈이 없다느니하는 것인 핑계일 뿐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떠나야 할 이유가 있고 떠나야 할 의지가 있으면 가는 것이다. 물론 거기에는 철저한 계획수립과 열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지만 말이다.

 

  여행비용에서부터 목적에 맞는 여행코스와 그에 대한 부연설명까지 굉장히 감질맛 나는 내용들이 많다. 직딩용 주말여행 코스부터 해서 일주일 휴가지, '먹자 관광' 코스, 가족 여행지, 세계적인 박물관과 미술관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정보만 콕콕 찝어서 정리해 놓고 있다. 종종 등장하는 여행지에서의 에피소드들은 이 책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오는 다양한 여행사진들이 여행 당시의 장면 속으로 침투시키는 듯하다. 저자가 추천한 체코,헝가리의 아름다운 야경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그리고 그리스의 페타치즈의 고소한 맛은 기회가 되면 꼭 접해보고 싶다.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책을 보면서 잠자리에 든다. 다음 날이 되면 동일한 일상의 반복이 계속되는 무료함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 무언가 다른 것, 큰 것, 깊이 있는 것,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신선한 만남이 갈급하다. 좌정관천이요, 정저지와인 나의 좁은 세상보기를 극복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며 간접적으로나마 이 책을 통하여 앎과 지혜를 누리게 되었으니 기쁘다. 저자의 개척정신과 열정에 도전을 얻었기에 코 앞으로 다가온 여름휴가계획이나 세워야겠다.

 

 
http://blog.naver.com/gilsamo


Written by 다윗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