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1백년 1 - 개화기 이후 광주의 삶과 풍속
박선홍 지음 / 심미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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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판에 흩어져 살던 시대에 뒤이어 시민이 도시에 모여 사는 시대가 왔다. 도시란 인간 이하 상태의 집이나 둥지를 초월한 초대형 집이며 가정보다 더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인 실체다. 즉 단순한 인간에 불과했던 자들이 최상의 에너지를 발휘하는 시민으로 탄생한 최고의 유기체이다 현대의 도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근대를 참고•연구하여 창조적인 문화•생태•역사•경제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성해야만 도시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따라서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하나는 도시라는 땅을 알아야 하고, 다음은 도시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1996년에 전라도에서 전남이 나뉘고 광주가 도청 소재지가 된 지 1주년을 맞이 했었다. 그동안 광주는 서남권의 거점도시로 발전해오기까지 숱한 여정을 겪어왔다. 우리 나라의 곡창으로서뿐만 아니라 섬유공업의 원료공급기지로서 일제 식민지 수탈의 거점이 되었으며 이에 항거하는 우리나라의 의병항쟁과 학생독립운동의 본거지다. 우리 선인들은 내 것을 지키고 가꾸면서 신문화를 받아들이고 급격한 개화의 물결 속에서도 향토 정신의 맥을 지켜왔다.

 

  1980년, 광주에서 일어난 5.18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광주 5.18민주화 운동은 당시 신군부의 무자비한 탄압에 의해 좌절되었지만 거대한 잠재에너지를 응축하면서 이후 사회 변혁의 힘찬 원동력이 되었다. '5.18민주 화운동기록물'이 2011년 5월 25일 자로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광주가 세계속으로 들어가는 발판이 되었다.

 

  33주기를 맞은 망월동에는 망월역이 있었다. 1922 12월에 송정~광주 철도가 담양까지 36km 연장되었다. 망월역은 현재 망월동 국립묘지 입구인 장운동 복바위(속칭 복다구) 뒤쪽에 있었다. 1944 2월까지 운행되었으나 군수물자로 쓰기 위해 레일을 철거해버린 오늘에 이르고 있다. 노선은 경북 포항에서 전남 법성포까지 한반도 남부를 횡단하여 동해안과 서해안을 잇는 철도망을 전제로한 것이었다. 2009년부터는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의 글자를 '달빛동맹' 맺어 도시의 정치경제문화의 전반에 공동 관심사를 선정하여 교류하고 있다. 도시는 생명의 공간이다. 광주 공동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품고 진화발전한다. 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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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의 흔적 - 죽음과 의혹에 현직 법의학자들의 현장 리포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법의관들.강신몽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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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오후 늦께 작은 아이와 강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남자의 목소리는 작았고 조금은 우울해 정확히 알아 들을 수 없었다 '여보세요?' 다시 한 번 듣고자 했다. 


  대부분은 자신이 애지중지한 개가 의료사고로 진료중에 죽게되면 사인을 밝히고자 애쓴다. 사람의 경우는 사건 사고나 일반인도 가족의 사인의  밝히기 위해 부검을 '국과수'에 의뢰한다. '검시의학'이라한다. 동물는 '병성감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검시의학이 임상의료와 다른 점은 변사자의 주관적 호소가 없다. 시체는 스스로 말하지 않으며 스스로 어떠한 표정도 짓지 않는다. 산 사람이 시체의 이야기를 듣고 표정을 읽기도 하지만 상황정보와 시체정보를 찾아 내야 한다.

 

   책의 '부검에 대한 단상' 200810월에 대한 '최진실 사망 사건' 부검 경위를 얘기하고 있다. 이유는 번째, 우리 나라는 자살이 분명하면 부검하지 않는다 것이다. 번째, 부검은 사망하거나 시신으로 발견된 그다음 또는 하루건너 오전에 시행한다. 저자의 평소 생각은 단순하다. 자살로 보이는 사건이라도 모두가 수긍할 만큼 명명백백하지 않다면 부검까지 마치기를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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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생
파스칼 키냐르 지음, 송의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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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머니들로부터 절대로 멀어지지 못한다. 시간, 유아기 언어, 그때 맛본 음식물, 우리들 안에 있는 원초적 순간에 얻어진 얼굴 표정과 신체 형태들, 이런 치마폭에 머물러 있다. 

 

 사랑(독서•음악)은 과거이며, '심지어 현재 실행 중인 사랑도 과거의 황홀경에 대한 추억이다.' '키냐르'에게는 미래 시제가 없다. 과거만이 어떤 것에서 어떤 것이 흘러나오는 인과의 고리로 현재에 연결되어 사슬의 한쪽을 건드리면 다른 한쪽도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여인안에서 과거의 여인이 떠돌고 있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퍼즐을 맞추려면 소통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사랑'이라는 열쇠를 사용하되, 세 가지를 금기해야 한다. 잠들지 말 것, 말하지 말 것, 보지 말 것. 13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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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 인간 중심의 경제를 위하여
E.F. 슈마허 지음, 이상호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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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역을 3개월 앞둔 쯤에 동생이 보낸 책이었다. 초판의 발행은 1980년 8월 중순으로 '5.18의 발포 책임'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있을 때였다. 8월 하순이 되어도 학교의 휴교령은 해제될 기미가 없었다. 초판 발행이후 약 4년의 세월을 떠돌다 인문대학생이던 동생을 통해 내게로 왔다. 고교때는 정치경제와 대학때는 경제학개론 정도였던 나에게 '슈마허'의 '메타경제학(meta-economics)'은 생소했다.


  세상에는 많은 문제가 있지만 원인은 유한과 무한의 갈등이다. 서구 경제학은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주어진 자원은 유한하다'는 전제로 시작한다. 이여 1970년대는 경제학의 전통에 반기를 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한다. 바로 '메타-경제학'을 주장한 'Schumacher'이다. 그는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위해 욕망보다는 한정된 자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슈마허의 사상이 '불교의 경제학' 이론을 기반을 두고 있다는 의미이다. 법정의 '무소유'도 부처의 '팔정도'의 하나로 불교 경제학의 기조다.


  현대경제에서의 이윤과 성장의 추구가 거대한 조직과 전문화를 가속화시켜, 결과적으로 거대 경제체제의 비능률과 환경오염, 노동 조건의 비인간화를 낳았다고 비판한다. 생산이 아니라 인간에다 역점을 두고 있는 저자는 인간이 자본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는 현대경제의 현실을 거부하고, 자본은 어디까지나 인간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인간 중시의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 


  기존 경제학은 '자연자원'을 '소득'이라고 보지만 메타경제학은 '자본'으로 여긴다. 자본적 사고는 무분별한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절약하고 아끼는 대상으로 본다. '재화'라고 여기는 제조품과 서비스는 '2차 재화'로, 원유 등 자연이 만들어 내는 재화를 '1차 재화'로 보았다. 우리가 휴일이면 즐기는 신선한 공기•물•토지 등 자연 전부를 경제의 영역으로 포함할 때, 좀 더 통찰력 있는 경제학적 시각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착한 소비' 무감각한 소비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물건을 그것이 친환경적인 공정으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만들어졌는지, 오랫동안 사용할 있는지, 자신이 사는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등을 고려한 '휴일 쇼핑' 'Small is beautiful' 주장하는 '슈마허' 생각과 동일한 경제 행위이다.  1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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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8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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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도시나 고향에 갈때 버스 여행을 즐긴다. 이동중에 책을 볼 수 있어 좋다. 평소 읽다 말았거나, 읽었지만 다시 음미하고 싶은 책을 챙겨 든다. 그리고 곧 졸리기 시작한다. 보던 책을 덮고 차창밖 풍경을 보면 새롭다. 차안에서 독서를 권장하고 싶지않다. 흔들리는 공간에서 작은 글씨에 촛점을 맞추다 보면 더 졸린다.


  최근 부산과 대구의 인구는 감소 추세지만 울산과 광주광역시의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도시의 일자리가 증가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울산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도시로 부의 도시다. 울산에서 '부자'라는 소릴 들으려면 600억 정도의 재산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빈부의 격차가 큰 도시이기도 하다.

 

  '이탈로 칼비노'가 그리는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환상적인 가상의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비연속적인 시공간 속에 존재한다. 도시는 기억, 욕망, 기호 등 수많은 것들의 총체이다. 도시는 경제학 서적에서 설명하듯 교환의 장소이다. 교환의 대상이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다. 언어, 욕망, 추억들도 교환된다.


  책의 이야기들은 계속적인 형태를 취했다가 사라지는, 불행한 도시 속에 숨어 있는 행복한 도시들의 이미지 위에서 펼쳐진다. 어떨 때는 슬픈 도시들만이, 어떨 때는 행복한 도시들만이 그의 머리에 떠올랐다. '칼비노' 하늘에 별과 황도 십이궁을 도시와 비교해 보는 시기도 있었고, 매일 자신의 공간을 넓혀가는 도시의 쓰레기들을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만약에 미래의 도시 역시 현재와 같다면, 삶의 무게에 짓눌린 사바를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각자의 현실에 몰입하는 것이다.  1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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