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해피 - 행복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
스테퍼니 해리슨 지음, 정미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을 정의 내리면서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었던 행복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가 주입시킨 것임을 확인하는 내용이 전해진다. 자본주의와 개인주의가 주입시킨 것들은 낡은 행복이라고 명명하면서 진짜 행복을 뉴해피라고 말하는 내용들로 낡은 행복과 비교하면서 새로운 행복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자본주의의 폐허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긴 세월 동안 빈껍데기로 살아가게 했는지 돌아보게 한다. 자본주의의 민낯들을 드러내는 내용들이 전해진다. 그리고 개인주의가 얼마나 행복을 잘못 이해하게 했는지도 드러낸다. 세상이 알려준 행복의 조건부터 살펴보면 완벽해지기, 더 많은 돈 벌기, 더 많은 물건 소유하기, 이미 정해진 세상의 기준 따르기, 더 열심히 노력하기, 명성과 인기와 호평 얻기, 남들과 경쟁하기이다. 열거된 낡은 행복의 조건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긴 세월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에 길들여지면서 우리가 그 기준을 향해서 달렸던 날들이 점철된다. 그들이 제시한 행복의 조건들은 우리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는지 다시 질문을 던지게 된다.

번아웃이 찾아오면서 자신의 일과 직업을 돌아보는 『번아웃의 종말』 책에서는 "우리는 왜 일에 지치고 소외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 왜 이로 인해 삶에서 실패했다고 느끼는가. 직업은 왜 그 사람의 가치와 정체성의 상징이 되었는가"에 대해 여러 가지를 말한다. 종신교수에게 찾아온 번아웃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던 책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펼쳐보게 된다. 낡은 행복으로 명명되면서 뒤편으로 밀어내야 하는 낡은 행복의 조건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힘겹게 하고 지치게 했으며 잘못된 직업과 일에 매진하게 했는지 되짚어보게 한다. 학교와 언론 매체가 제시한 낡은 행복의 조건들은 누구에 의해서 주입되었는지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다수에게 주입된 행복의 조건들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에서 출발되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프랑켄슈타인』 저자 메리 샐리가 말하는 "스스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면서 타인의 행복에 이바지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의미는 더욱 분명해진다. 지속 가능한 행복은 존재한다는 사실도 책에서 강조된다. 짧게 불타오르다가 빠르게 소진되는 낡은 행복을 밀어내야 한다. 그리고 지속력이 있는 행복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쉬운 전통적인 방식임을 확인하게 된다.


사회가 규정해 둔 정의에 집착하는 마음을 버릴 때 행복을 찾을 수 있다. 39

개인주의는 당신이 별개의 존재이며 혼자가 더 낫다고 가르친다. 44


지금까지 사회가 주입시킨 개인주의와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할수록 낡은 행복을 버리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앤드류 세이어의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책에서도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는데 이 책이 제시하는 뉴해피의 조건과도 일맥상통한다. 낡은 행복은 불행을 초래했으며 정부가 국민을 옭아매는 정책을 시행하려 할 때, 야근하는 직원을 칭찬할 때, 차와 명품백 자랑하는 SNS를 볼 때, 도와 달라고 부탁하기가 어려울 때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에 길들여졌음을 의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정책이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불로소득으로 점점 배를 불리고 있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인지도 구분해야 한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소설에서도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전개된다. 법과 재판, 집행되는 사형제도가 얼마나 모순적이며 부조리한지 꼬집는 내용이 전개된다. 사형시키고자 검사는 틀을 마련하고 법을 이용해서 재판을 할수록 주인공은 자신이 벗아날 수 없는 부조리함을 깨닫게 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고 외친 아우성이 세상의 부조리를 고스란히 전하는 세상이다. 정책이 진짜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의심하는 힘도 길러야 하는 시대이다. 사라진 제도들과 새롭게 등장하는 제도와 동상들을 무심하게 지나치면 안 되는 세상이다. SNS가 유도하는 것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는 힘도 필요해진다. 내용은 없고 흐릿한 소비활동만을 부추기는 움직임이 더욱 감지되는 시대이다. 카일 차이카의 『필터월드』책내용도 떠오른다. 저자가 언급한 내용들이 지금 우리가 이용하는 SNS에서도 고스란히 의도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우리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가치관들

1.개인주의

2.자본주의

3타인에 대한 지배

경쟁에서 이겨야 해. 너는 아직 부족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우수해 52

자본주의와 개인주의가 우리들을 얼마나 좌지우지했는지 보여준다. 경쟁을 시키고 순위를 나열하고 수직적 관계로 더 많이 일하게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확인하게 된다. 책의 저자는 이 모든 것들이 낡은 행복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새로운 행복은 어렵지가 않다. 낡은 행복을 버리고 새로운 행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언제나 가치 있는 존재다." (83쪽)라는 문장 하나가 길게 여운을 남긴다. <황야>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의사는 죽은 딸을 살리는데 필요 없는 사람들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러 번 말을 하면서 쉽게 죽여버린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쓸모를 다하는 인간만이 가치 있는 존재라고 기뻐한다. 개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는 인물이며 오로지 자신의 이득만을 위해 쓸모 있는 인간만을 이용하고 죽어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괴물이 되어버린 의사이다. 이 의사를 보면서 개인주의와 자본주의, 타인을 지배하는 가치관을 고스란히 보게 된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오늘도 일을 하지만 그들의 쓰임과 쓸모는 얼마나 존중받는 사회인지 살펴야 한다. 오늘 우리의 노동은 누군가를 위한 쓸모였는지 노동자의 생명은 벌금만 내면 다시 가동되는 공장의 부품이었는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회사가 누구이며 계열회사가 누구인지 매번 확인부터 하게 된다. 그리고 몇 걸음만 걸어가면 그 회사의 계열회사들이 골목 상권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사라진 생명, 이웃이며 가족이었던 노동자의 죽음에는 어린 우리 자녀와 또래였던 아이들이 사라졌음을 기억하게 된다.


당신은 충분하다 98

안전, 건강, 자기 수용, 발전, 유대, 공동체 109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통해 발전하며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뉴해피의 세계관이다 144




성과라는 거짓말 - P101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추구하도록 부추긴다. - P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 - 우리는 왜 부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가?
앤드류 세이어 지음, 전강수 옮김 / 여문책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에서 언급하는 부자가 누구를 말하는지 설명한다. 사람들이 불평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사실도 명시한다. 전문가들은 불평등이 왜 시작되었는지 무수히 언급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그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기가 쉽지만 아직도 불평등은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도 같다. 그러한 현상을 신자유주의와 정치적 경계적 개념으로 설명하면서 이해를 돕는다. 노력소득과 불로소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고 투기이익, 지대, 이자, 자본이득 등을 설명하면서 권력의 이동이 일어났음을 언급한다. 불로소득자들이 손가락을 가리키는 것과 손가락 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된다.

사교육에 돈을 써라고 한다.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유롭게 실패하라는 의미심장한 내용을 이 책을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가질 수도 있고,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사회를 가질 수도 있지만, 둘 다 가질 수는 없다."라는 대법관 브랜다이스의 말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인지 소수의 손에 부가 집중된 사회인지부터 차분히 질문을 던지게 한다. "토마스 홉스가 말했듯이, 부는 곧 권력이다."라고 말한 애덤 스미스의 말도 연결고리가 된다. 부가 곧 권력이라는 사실을 매번 확인하게 된다. "투표권은 모두에게 주어졌지만 정치를 지배하는 것이 부자들"이라는 사실을 거듭 상기시킨다. 영국과 미국 등의 나라에서 정치인들이 슈퍼리치의 불로소득 추구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하는지도 언급된다. 버락 오바마 등 정치 지도자들의 민낯까지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불평등 확대, 저성장, 저출생, 지방 소멸이 모두 불로소득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19세기 말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토지'를 경제학에서 추방하면서 헨리 조지가 경제학에서 추방되었다는 사실과 불로소득 개념도 함께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부자들의 불로소득 취득, 불평등 확대, 기후 위기가 주된 내용이다. 불평등 확대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가 아닌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가족 구성원이 노동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들의 삶은 몇십 년이 지나도 제자리걸음인 이유를 그들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거대한 부를 지닌 극소수의 집단은 놀라운 부를 취득하고 있는 것을 매년 확인하게 된다. 더불어 기후 위기는 현실의 문제로 봉착하면서 모두가 심각성을 느끼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신의 노동, 우리들의 노동은 우리를 위한 것인지, 극소수의 불로소득을 위한 노동인지 거듭 질문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자의 책으로는 『계급의 도덕적 중요성』, 『어떤 일이 사람들에게 중요한 이유: 사회과학, 가치, 윤리적 삶』있으며 여기서 가치란, 순전히 주관적이거나 관습적이며 이성의 범위를 넘어선다고 여기는 근대주의적 세계관이라고 설명한다. 옮긴이의 책에는 『부동산 투기의 종말』, 『토지의 경제학』, 『부동산 공화국 경제사』, 『반일 종족주의의 오만과 거짓』, 『세상을 고치는 경제 의사들』, 『사회문제의 경제학』 있다. 지금 이대로 경제학이 유지된다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하는 만큼 대안이라고 제시되는 내용들은 유독 눈길을 끄는 내용 중의 하나로 기억된다.

충분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검소한 소비도 그중의 하나이다. 상호 존중하는 문화와 사회, 공공선도 강조된다. 그리고 연대와 배려도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하는 것이 필요조건이 아님을 설명하면서 강조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는 이유를 차분히 생각하게 한다. 잃어버린 기본은 무엇이며, 다시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대이다.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던 이유, 공약을 믿는 우매함도 버려야 한다. 쉽게 선택하고 쉽게 버려지는 다수의 집단은 역사를 무수히 반복하면서 가난과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면서 불평등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상황임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도 확인하게 된다.

물질적 부가 인간의 보물 중에서 가장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게 위해서다. _토니 493


아동, 환자, 노인 등 노동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부의 이전은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으로 불로소득이 제공되었음을 설명한다. 부자들에게 책임이 있는 이유와 불로소득으로 부가 생겼다는 것, 부자의 권력이 부당하다는 사실과 비민주적이고 착취적이라는 사실도 전해진다. 자연을 감상하고 즐기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 설명된다. 기업들의 조세회피와 조세회피처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기업 규제를 강화하면 정부 세수가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는 것도 언급한다. 기우뚱한 조세정책의 후폭풍은 고스란히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기 마련이다. 은밀하게 진행되는 정책들이 무엇인지도 거듭 확인할 수 있었던 책이다.

부가 소수의 수중에 있을 때, 그들은 모든 권력을 누리면서 전체 부담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고 모의할 것이며, 가난한 사람들을 더 억압해서 열심히 일하려는 마음을 모조리 껶여버릴 것이다._ 데이비드 흄 510



현재는 은밀한 국가 예산 삭감(5년간 200억 파운드)와 민영화, 조직적인 가짜뉴스 유포로 무너지고 있다. 병원들이 상호 보완적인 강점들을 가진 경우 협력하던 것을 중단하고 민간 의료 서비스 회사의 경쟁 입찰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강제하는 새로운 법률도 여기에 일조하고 있다. 경쟁을 강제하면 입찰 비용과 계약 체결이나 소송 처리를 위한 법률 서비스 비용이 상당히 추가되기 마련이다. 506




모든 사람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를 지배하는 것은 부자들이다. - P349

부자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체제를 감당할 수 없다. 그들은 우리와 지구가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살고 있으며, 그들의 이익은 99%는 물론이고 환경의 이익과도 상충한다. 우리는 이제 부자들을 지원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 P524

부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들의 부가 대부분 불로소득에서 생겼음을 폭로하고,
그들의 권력이 부당하고
비민주적이며 착취적임을 드러내는 것 - P5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이방인』을 썼다는 알베르 카뮈에 이끌려서 고른 소설이다.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책 제목과 책표지 그림은 익숙하다. 당시 판매 금지를 당했다는 이유도 설명된다. 당시의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생생하게 소설로 그려낸 작품이며 '누아르 소설'장르를 열어준 작가이다. 탐욕과 욕정을 다루는 소설로 미국 사회를 내밀하게 살피는 작품이다.

신이 자신들의 이마에 키스한 것이 아니라 악마가 자신들과 함께 침실로 간다는 사실을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방랑자이며 떠돌아다니는 남자는 24살 프랭크이다. 우연히 식사를 하고자 들어간 식당에서 일꾼을 구한다는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식당과 주유소를 함께 운영하는 곳에서 정비사로 일을 하게 된다. 한곳에 머무르지도 못하는 프랭크는 집시처럼 떠돌아다는 것을 추구하는 젊은 남자이다. 그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사장의 부인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프랭크와 사장 부인의 밀애가 시작되면서 사건은 전개된다. 결혼생활을 만족하지 않는 부인은 프랭크에게 제안을 하게 되고 프랭크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들은 점점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악마가 이 두 사람과 밀접하게 잘 지내고 있음을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들의 계획은 잘 마무리될 수 있었을까? 사장을 살해하고 그들이 계획한 일들이 잘 진행되었는지는 소설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양말조차 없는 방랑자는 그 여인과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여인은 그와 떠나게 되면 간이식당이며, 길이라는 말로 그와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려낸다. 함께 떠나는 것이 아닌 다른 제안을 하면서 사건은 엉키고 그들이 믿었던 사랑은 민낯을 드러내면서 섬뜩한 긴장감까지 느끼게 한다. "당신이 날 죽일 방법을 생각하는 동안, 프랭크, 나도 똑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어."

프랭크가 식당 부부를 떠났지만 다시 이들 부부 곁으로 귀향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는 그저 그곳에서 일하던 녀석에 지나지 않았고 이름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아무개일 뿐이었다고 떠올리게 된다. 식당 주인은 매번 일꾼들이 떠나버린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왜 그들이 자신의 식당을 박차고 떠나는지는 돌아보지 않는다. 그들이 일하지 않고 떠나는 것에만 불만을 드러낸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 부인이 남편에게 불만을 가지는 이유들도 부인의 대화에서 전해지기 시작한다. 정장 네 벌과 실크 셔츠가 열두어 벌을 가진 사장과 프랭크가 노동자가 되어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고 등에 인쇄된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상황을 부인은 관찰하게 된다. 누군가는 자신의 몫을 챙기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몫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드러난 불만은 악마의 초대에 기꺼이 손을 잡게 된다. 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이는 살인 계획은 미국 사회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작품이 집필되었음을 설명해 준다.

사랑이 없는 부부, 이상적인 사랑을 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관계로 부부라는 인연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자 하는 서로의 모습들이 내면까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밀애하는 두 사람이 계획한 일을 이루고 나서 위기 상황에 서로가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도 놀랍게 전개된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두 사람의 관계는 이어질지, 끊어질지는 소설이 말해준다. 악마의 속삭임은 달콤하고 천국에 있는 듯이 이들을 끌어당긴다. 사랑이라는 착각 속에서 악마가 이끄는 것들은 살인을 계획하고 모의하며 실행하는 방식으로 어둡고 칙칙한 지옥과 다름없는 삶으로 점점 깊숙이 끌어당기는 것을 이들은 전혀 눈치채지도 못한다. 폭력적이고 탐욕이 얼마나 영혼을 파괴하는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사실적으로 전해지는 소설이다.

고양이가 죽어있었던 장소에 다시 커다란 고양이가 다시 이들에게 찾아오게 된다. "난 지독한 고양이야."라고 말했던 그녀의 이야기와 생애와 죽음을 지독한 고양이를 통해서 들여다보게 한다. 그녀의 곁에는 술과 함께하였던 키스와 죽음이 깊게 드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에게는 꿈이 있는 키스와 생명을 함께하지 못했던 이유들을 반대로 떠올려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녀에게 꿈이 있었던 결혼이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면서 살았더라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그녀가 계획한 죽음의 늪에서 그녀가 재판을 받으면서 경험한 위기의 순간과 배신이라는 늪은 공포감과 두려움이 엄습했음을 충분히 엿보게 한다. "술 취한 키스가 아니라 그 안에 꿈이 있는 키스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에서 나오는 키스를." (163쪽)

거짓으로 위장한 결혼생활과 일해서 뭔가 되고 싶었던 아내 코라의 깊숙한 말까지도 놓치지 않게 된다. 일하지만 무엇도 되지 못하였던 코라를 보면서 <인간실격> 드라마의 부정이가 보였다. 함께 일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몫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는 기우뚱한 사회임을 이 소설을 통해서도 보게 된다. 코라가 결혼하게 된 배경적 이유도 의미심장하다. 작고 하얀 새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아내 코라는 파티에서 만났던 남편을 진짜 사랑하지 않았음을 엿보게 된다.

절제력을 상실한 프랭크의 삶에서 평생의 실패작이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 보여준다. 돈을 벌었지만 돈의 행방은 쉽게 사라져버린 이유도 이야기된다. 쉽게 벌었던 돈은 쉽게 달아나버리는 단편적인 상징성을 띈다. "분명히 말하지만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 벌었지만, 그런 다음 잃어버렸어." (57쪽) 바닥에 두 사람이 가라앉았음을 분명히 직시한다. 무의식이 살인하였다고 말하는 이가 들려주는 말을 통해서 두 자아도 언급된다. 사랑 안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랑이 아니며 미움이라는 것도 분명한 어조로 강조하는 작가이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사랑으로 이어졌는지, 미움으로 변질되었는지도 소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랑 안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야. 그건 미움이야. - P160

분명히 말하지만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 벌었지만, 그런 다음 잃어버렸어 - P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르몬은 어떻게 나를 움직이는가 - 순간의 감정부터 일생의 변화까지, 내 삶을 지배하는 호르몬의 모든 것
막스 니우도르프 지음, 배명자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복강경 수술을 갑자기 하게 되면서 수술 후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인지가 필요했는데 이후에도 호르몬에 대한 책들은 여전히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임신과 출산, 영유아기, 사춘기, 젠더와 색슈얼리티, 식욕과 체중 조절, 장내미생물, 성인기, 갱년기, 노년기, 삶의 질과 호르몬에 대해 내용들로 구성된다.

성호르몬 감소가 노화를 가속시키는 갱년기에 대한 내용과 노년기에 대한 내용이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우울한 늙은 여성을 마녀로 취급당했던 시대와 19세기 화형 대신에 정신병 치료소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늙은 여성들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도 소개된다. 『마녀』 '유혹과 저주의 미술사'를 다루는 책과 인문학 책 모나 숄레의 『마녀』 '남들보다 튀는 여자들의 목을 쳐라'책 내용도 함께 떠올리게 된다. 늙은 여성에게 일어나는 변화는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현상이지만 이해력이 부족하였던 시대에서는 가혹한 화형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시대도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마녀라고 불렸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갱년기의 악명 높은 증상은 열성 홍조와 다한증이라는 것과 다섯 명 중 한 명만이 아무 증상 없이 지나가지만, 대략 3분의 1은 직장 및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아주 다양한 증상을 경험한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도시에 거주하는 여성이 농촌에 거주하는 여성보다도 불면증과 행동 변화를 경험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도 언급된다. 독성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사실과 또 다른 하나도 저자는 유추하게 된다. 열성홍조, 관절통, 질 건조를 더 많이 겪는 이유도 설명되는 만큼 무엇을 관리해야 하면 좋은지도 책은 설명해 준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계속 투여할 경우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전해지는데 유방암, 난소암, 심장 질환 위험에 노출될 위험성도 인지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된다. 대체의학으로 처방되는 식품과 비추천하는 식품도 전해지는 만큼 갱년기를 준비하는 여성과 진행중인 여성에게 유익한 정보이다.

프라이팬 코팅 재료, 포장 재료, 물기 얼룩에 강한 PFAS와 화학공장 인근에 사는 여성에게 조기폐경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이외에도 어떤 제품들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적신호인지도 꾸준히 인지해야 한다. 연구결과들을 꾸준히 확인하다 보니 안전한 제품보다는 안전하지 않은 제품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에 놀라워하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제품 사용을 피하게 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어린 여학생들에게도, 젊은 20대 여성에게도 위험한 질병이 위협적인 이유들을 이해하게 된다. 무엇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힘이 절실해진다.

폐경 이후를 황금기라고 하는 이유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누구인지도 설명된다. 현명한 사람, 위대한 여성이라고 더 높은 직책을 주는 사회, 사회적 자유를 더 많이 누렸다는 사회가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반면 한국 사회는 폐경기 여성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회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억압하는 사회인지, 자유로운 사회인지 긍정적인 여성인지, 부정적인 여성인지 지긋하게 질문하며 둘러보게 된다.

많이 움직여야 하는 이유도 책을 통해서 확인하게 된다. 체중도 최근에 2KG을 감량했지만 3KG을 더 감량하고자 노력 중이다. 호르몬의 작용으로 체중조절까지 관리하는 상황이라 고른 책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놓이는 방안인지도 언급된다. 뇌를 이해하며 호르몬을 이해할수록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거듭 다짐하게 된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건강관리하고자 고른 책이다.

네덜란드 표준사전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설명되는 단어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도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신체활동과 근육 비율이 왜 중요한지 책에서 확인하게 된다. 『멋진 신세계』로 유명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여러 해 여름이 지나고 백조들 죽다』 장편 소설도 소개되며,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드』에 대해서도 노년기에서 언급된다. 긍정적인 마음이 왜 중요한지 이 책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수면 리듬과 건강한 식습관, 많이 움직여야 하는 이유들도 언급된다.




아마도 적게 움직이고 독성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
- P313

폐경한 여성을 현명한 사람으로 통했고 ‘위대한 여성‘으로 더 높은 직책을 맡았으며 사회적 자유를 더 많이 누렸다. - P3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외투 쏜살 문고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스토옙스키 "러시아의 작가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이유가 궁금해서 펼친 소설이다. 이 소설집에는 3편의 소설이 구성되는데 <코>,<외투>,<광인일기>이다. 읽는 동안 러시아 문학들을 무수히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사람 취급 당하지 못하는 이들과 사람 취급당하는 이들이 누구인지 현대사회까지 접목하게 하는 소설로 남는다. 문학은 고스란히 허구성과 시대성만을 지니지 않는다. 엄밀히 따지면 현실적인 사건과 인물들이라 뾰족하게 이 사회를 지목하고 있음을 무시하지 못하게 하는 작품성을 띤다. <외투>도 그러하다. 대표작으로 책 제목으로 명시되는 그 이유를 오랜 시간 주시하게 한 작품이다. 강열한 파란 책표지에 외투만이 덩그러니 그려진 이유는 읽은 독자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상징성을 지닌다.

인물은 중요하지가 않다. 외투만이 두드러지는 이유, 외투만이 존재의 가치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인격과 품격은 무엇에서 시작되는 것인지 질문을 아끼지 않게 한다. <경주>영화의 장면이 생각난다. 교수이지만 교수라고 밝히지 않은 자리에서 사람들이 그를 지레짐작하면서 함부로 대하는 장면이 있다. 입고 있는 외투는 상징적이다. 사람을 드러내는 명시성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로 온전히 드러내는 사회를 비트는 소설이다. 명품을 대여하여야 하는 이유, 주거지가 지닌 의미는 사회가 얼마나 불안전하게 휘청거리고 있는지 표명하는 증표가 된다. 진짜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은 물질적인 것인지 거듭 질문을 던지게 하는 소설이다. 표류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파괴되는지 외투 소설은 인물의 삶을 통해서 보여준다.

너무 넘치게 베푸는 것은 아닐까,

너무 격이 없어지지 않을까,

그러다가 품위가 손상되지 않을까? 89



드라마를 보고, 영화를 보면 PPL 광고가 눈에 띈다. 부자연스럽지만 광고주의 도움이 없다면 작품이 활약할 수 없는 사회이기에 질끈 눈을 감으면서 작가의 작품성만을 보려고 노력하면서 보게 된다. 자동차, 찻잔, 외투, 휴대폰, 가방, 귀금속, 장신구, 가구, 프랜차이즈 식당, 음식, 화장품, 술, 미용기구, 건강기구, 책등 무수히 쏟아지는 광고들이 있어야 우리는 드라마도 볼 수 있고, 영화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작품성보다는 배우가 입은 옷에 관심이 있는 사회는 껍데기만을 추구하는 사회임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 된다. 소설의 인물이 외투에 투자한 이유와 외투를 가지고자 노력한 무수한 날들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외투 한 벌을 가지고자 그가 오랜 세월 노력한 것들은 기쁨이 되었는지도 소설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외투를 가지게 된 그가 강도에게 외투를 빼앗긴 사건이 벌어지면서 경험하게 되는 일들도 멋지게 전개된다. 수직적인 계급사회를 작가는 사실적으로 고발하는 소설이다. 누군가는 유품을 정리할 것이 없을 지경이며, 누군가의 집은 넘치는 뇌물들로 부가 상승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공정하지 않은 사회를 고발하는 책들을 무수히 읽을수록 이 소설의 내용도 함께 접목이 된다. <돌풍> 드라마의 내용과 <댓글 부대> 영화 내용까지도 함께 떠올리면서 외투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개별적인 작품들이 아닌 하나의 목소리를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생객해보자고 말하는 작품들이 된다. 텅 빈 것들에 환호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인지 살펴보게 된다. 소설의 인물이 시름시름 아프다가 죽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던 참담함을 그들은 이해조차도 못하는 세상임을 보여준다. 누군가에는 절박한 것이 있다. 외투 때문에 죽어야 할 만큼 그의 삶은 왜 절박해야 했는지 그 사회에 질문을 던져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소설이다. 사회적 문제와 텅 빈 공허함을 추구하는 사회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던 소설 <외투>이다.

허름한 제복 담추와 치질 뿐 64

그가 언제 관청에 들어왔는지,

그를 관직에 앉힌 사람이 누구 인지는 아무도 기억할 수 없었다. 61

불안과 우유부단함이, 언제나 망설이기만 하던 불확실성 특징 77

놀랍도록 금욕적인 인간. 또라이 이유 8

또라이가 얼간이가 되려다 목숨을 잃는 이야기 7

어두운 삶에 검은 구멍을 내는 기괴하고도 음침한 악몽이다 - P6

만년 9급 관리. 밟혀도 끽소리 한 번 못 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훌륭한 습성...마음껏 놀려 대고 마구 비꼬는 바로 그 9급 - P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