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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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이방인』을 썼다는 알베르 카뮈에 이끌려서 고른 소설이다.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지만 책 제목과 책표지 그림은 익숙하다. 당시 판매 금지를 당했다는 이유도 설명된다. 당시의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생생하게 소설로 그려낸 작품이며 '누아르 소설'장르를 열어준 작가이다. 탐욕과 욕정을 다루는 소설로 미국 사회를 내밀하게 살피는 작품이다.

신이 자신들의 이마에 키스한 것이 아니라 악마가 자신들과 함께 침실로 간다는 사실을 대화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방랑자이며 떠돌아다니는 남자는 24살 프랭크이다. 우연히 식사를 하고자 들어간 식당에서 일꾼을 구한다는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식당과 주유소를 함께 운영하는 곳에서 정비사로 일을 하게 된다. 한곳에 머무르지도 못하는 프랭크는 집시처럼 떠돌아다는 것을 추구하는 젊은 남자이다. 그 식당 주방에서 일하는 사장의 부인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프랭크와 사장 부인의 밀애가 시작되면서 사건은 전개된다. 결혼생활을 만족하지 않는 부인은 프랭크에게 제안을 하게 되고 프랭크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들은 점점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악마가 이 두 사람과 밀접하게 잘 지내고 있음을 다양한 사건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들의 계획은 잘 마무리될 수 있었을까? 사장을 살해하고 그들이 계획한 일들이 잘 진행되었는지는 소설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양말조차 없는 방랑자는 그 여인과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여인은 그와 떠나게 되면 간이식당이며, 길이라는 말로 그와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그려낸다. 함께 떠나는 것이 아닌 다른 제안을 하면서 사건은 엉키고 그들이 믿었던 사랑은 민낯을 드러내면서 섬뜩한 긴장감까지 느끼게 한다. "당신이 날 죽일 방법을 생각하는 동안, 프랭크, 나도 똑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어."

프랭크가 식당 부부를 떠났지만 다시 이들 부부 곁으로 귀향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곳에서 자신의 존재는 그저 그곳에서 일하던 녀석에 지나지 않았고 이름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아무개일 뿐이었다고 떠올리게 된다. 식당 주인은 매번 일꾼들이 떠나버린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왜 그들이 자신의 식당을 박차고 떠나는지는 돌아보지 않는다. 그들이 일하지 않고 떠나는 것에만 불만을 드러낸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 부인이 남편에게 불만을 가지는 이유들도 부인의 대화에서 전해지기 시작한다. 정장 네 벌과 실크 셔츠가 열두어 벌을 가진 사장과 프랭크가 노동자가 되어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고 등에 인쇄된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상황을 부인은 관찰하게 된다. 누군가는 자신의 몫을 챙기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몫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드러난 불만은 악마의 초대에 기꺼이 손을 잡게 된다. 이들이 함께 손을 잡고 벌이는 살인 계획은 미국 사회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작품이 집필되었음을 설명해 준다.

사랑이 없는 부부, 이상적인 사랑을 하지 못하고 부적절한 관계로 부부라는 인연이 이어지면서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자 하는 서로의 모습들이 내면까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소설이다. 밀애하는 두 사람이 계획한 일을 이루고 나서 위기 상황에 서로가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도 놀랍게 전개된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두 사람의 관계는 이어질지, 끊어질지는 소설이 말해준다. 악마의 속삭임은 달콤하고 천국에 있는 듯이 이들을 끌어당긴다. 사랑이라는 착각 속에서 악마가 이끄는 것들은 살인을 계획하고 모의하며 실행하는 방식으로 어둡고 칙칙한 지옥과 다름없는 삶으로 점점 깊숙이 끌어당기는 것을 이들은 전혀 눈치채지도 못한다. 폭력적이고 탐욕이 얼마나 영혼을 파괴하는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사실적으로 전해지는 소설이다.

고양이가 죽어있었던 장소에 다시 커다란 고양이가 다시 이들에게 찾아오게 된다. "난 지독한 고양이야."라고 말했던 그녀의 이야기와 생애와 죽음을 지독한 고양이를 통해서 들여다보게 한다. 그녀의 곁에는 술과 함께하였던 키스와 죽음이 깊게 드리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에게는 꿈이 있는 키스와 생명을 함께하지 못했던 이유들을 반대로 떠올려보게 하는 소설이다. 그녀에게 꿈이 있었던 결혼이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면서 살았더라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그녀가 계획한 죽음의 늪에서 그녀가 재판을 받으면서 경험한 위기의 순간과 배신이라는 늪은 공포감과 두려움이 엄습했음을 충분히 엿보게 한다. "술 취한 키스가 아니라 그 안에 꿈이 있는 키스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에서 나오는 키스를." (163쪽)

거짓으로 위장한 결혼생활과 일해서 뭔가 되고 싶었던 아내 코라의 깊숙한 말까지도 놓치지 않게 된다. 일하지만 무엇도 되지 못하였던 코라를 보면서 <인간실격> 드라마의 부정이가 보였다. 함께 일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몫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는 기우뚱한 사회임을 이 소설을 통해서도 보게 된다. 코라가 결혼하게 된 배경적 이유도 의미심장하다. 작고 하얀 새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아내 코라는 파티에서 만났던 남편을 진짜 사랑하지 않았음을 엿보게 된다.

절제력을 상실한 프랭크의 삶에서 평생의 실패작이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 보여준다. 돈을 벌었지만 돈의 행방은 쉽게 사라져버린 이유도 이야기된다. 쉽게 벌었던 돈은 쉽게 달아나버리는 단편적인 상징성을 띈다. "분명히 말하지만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 벌었지만, 그런 다음 잃어버렸어." (57쪽) 바닥에 두 사람이 가라앉았음을 분명히 직시한다. 무의식이 살인하였다고 말하는 이가 들려주는 말을 통해서 두 자아도 언급된다. 사랑 안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랑이 아니며 미움이라는 것도 분명한 어조로 강조하는 작가이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은 사랑으로 이어졌는지, 미움으로 변질되었는지도 소설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랑 안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야. 그건 미움이야. - P160

분명히 말하지만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 벌었지만, 그런 다음 잃어버렸어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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