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 거짓과 혐오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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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단단했다. 저자의 목소리와 정희진 해제글들까지도 모두가 그러했다. 책 제목부터가 끌렸고 작지만 숨겨진 그 무엇을 만나게 될 거라는 책표지의 그림까지도 평범함을 넘어서는 분위기가 아닌가. 연거푸 이와 관련된 책들을 잃고 있다.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경청하면서 호흡한 책이다.

거짓말, 가짜뉴스, 반지성주의, 관종, 혐오. 미디어의 발달로 빠른 속도로 편중된 가짜뉴스들이 넘치는 세상에 살게 되었다. 진실이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난무하는 거짓말의 오염 속에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더욱 신중함을 가하게 된다. 마거릿 애트우드, 조지 오웰, 1984, 동물농장, 위험신호기, 아렌트, 프란치스코 교황 등 많은 경고들을 주시하면서 읽게 된다.

마거릿 애트우드가 조지 오웰의 < 1984 >과 < 동물농장 >에 나오는 '위험 신호기'... 상황과 태도. 10

아렌트 <정치에서의 거짓말 > 10

해가 되지 않는 허위정보란 없다. 거짓말을 믿으면 끔찍한 결과사 초래될 수 있다._ 프란치스코 교황 12

히틀러 시대 직전 사람들의 반응들을 서술한 내용도 떠오른다. 익숙한 삶과 일상, 습관을 포기하는 것을 거부했던 이들의 이후 삶은 어떠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트럼프의 정치를 돌아보면서 미국의 정치와 정치인들을 다시금 떠올려보면서 읽은 책이다. 지금의 우리 정치까지도 함께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주시하고 때로는 무관심한 태도로 귓등으로 듣고 있지만 말이 가지는 위력에 매번 놀라게 된다.

말이란 곧 생각이며 사고이다. 가짜뉴스와 거짓말을 적절히 운용하는 정치 세상을 함께 떠올리면서 읽었던 책이다. 저자의 글은 냉혹한 비평가라고 전한다. 읽다 보면 거침이 없다. 저자의 시선뿐만이 아니라 해제글도 기억에 담는 시간이 된다. 해제글을 집필한 분의 책을 읽었기에 더욱 다가가서 듣는 시간이기도 했다.

정희진의 해제글에서 이 책이 필독서인 이유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낸 필연이 무엇인지도 언급하는 것들, 가짜뉴스와 진실의 죽음에 대한 것들도 이야기한다. 모든 명명은 배제의 산물이라는 내용글에서는 서늘한 섬뜩함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글의 문장들을 되씹고 떠올릴수록 배제의 산물이 더욱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단어를 수집하고 기록한 소설이 떠오른다. 그 노고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이 순간 함께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명명이 가진 구획과 경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한다.

신자유주의는 ... 구조의 힘이 가장 막강한 시대이다. 구조는 고착되어 새로운 세습 신분 사회가 되었다. 구조를 변화시킬 수 없는 개인들은 개인의 힘으로 살아남고... 타인을 밀치고 혐오하고 관종이 됨으로써 자신을 실현하려고 한다. 201 (정희진_해제글 중에서)

빈부의 양극화는 문해력과 지적 능력의 양극화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강자나 대기업에 저항하지 않는다. 부자들은 시간을 아끼고, 가난한 사람들은 기계에 시간과 노동을 기꺼이 사용함으로써 슈퍼 부자들의 삶을 떠받치고 있으며,... 고용의 종말... 노동자들이 자신을 해고한 시스템과 그 기계를 사랑한다 196 (정희진_해제글 중에서)

명백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부정론자들...'홀로코스트는 없었다'...'군위안부는 자발적이었다'...'여성 상위 시대다'까지 다양하다. 197(정희진_해제글 중에서)

트럼프에 대한 비판은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으로 이어진다. 가쿠타니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진실의 실종'이라는 이유로 비판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단 하나의 목소리'에 대한 문제제기였기 때문이다. 가짜 뉴스도 진실도, 유일한 목소리일 수 없다. 197(정희진_해제글 중에서)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혐오의 전쟁을 이해하게 된다. 분열하고 치열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사회 속에서 자주 목도하게 된다. 구조를 변화시킬 수 없는 개인들이 터득한 것들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사회적 양상이다. 늘 안타까움으로 바라보았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현상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개개인에게 묻게 된다.

빈부의 양극화와 강자나 대기업에 저항하지 않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과 부자의 대조되는 패턴, 고용의 종말, 노동자들의 사고의 범위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말한다. 문해력과 지적 능력이 왜 중요한 것인지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분별력이 절실하다. 빈부의 양극화는 많은 것들을 내포한다. 그 뚜렷한 양상을 글을 통해서 전하기도 한다.

극명하게 실망을 거듭하는 사회 속에서 하나의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읽은 책이다. 읽으면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모습으로 읽었던 시간들. 도서 <죽도록 즐기기>책 내용들을 연거푸 떠올리면서 읽은 시간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의 목소리들을 듣고 사고해야 하는 시대이다. 잘 살기 위해서 선택한 또 하나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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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품격 - 부부가 함께하는 삶 속에서 얻는 인생의 지혜
박석현 지음 / 바이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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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삶 속에서 느낀 것들을 인문학적 요소와 함께 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4계절인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구성된 책이다. 예비부부에게 건네는 글과 신혼부부에게 건네는 글로 시작하는 봄과 같은 부부의 첫걸음에 건네는 글들로 시작한다. 사소한 생활습관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해하기도 하고, 마찰하는 시기이다. 너그러움으로 이해하고 변화하는 노력들도 요구되는 봄같은 신혼부부들에게 건네는 글들을 만나게 된다.

결혼중반과 결혼후반을 편하게 보내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언급한다. 배려와 사랑 그리고 이해가 어우러지는 시기를 잘 보내는 방법들을 저자의 경험담들도 함께하면서 여름같은 날들과 가을과 같은 날들이 계속 이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결혼과 부부가 함께 한다는 것은 교과서도 없다. 잘 지내는 어른들의 결혼생활과 부부생활들을 보면서 배우기도 하면서 노력하는 것이 편안한 결혼 중반과 후반생활이 된다.

읽다가 의아한 내용을 만난 것이 있었는데 배우자 흉보기는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었다. 서로가 아껴주며 고마워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부부이다. 배우자가 없는 곳에서 흉을 본다는 것은 삼가해야하는 것임을 잊지않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보다도 더 많은 결혼생활을 하였기에 그동안의 우리들의 결혼생활들을 떠올리면서 읽은 시간이 되었다. 아직 겨울은 어느쯤에 있는지는 누구도 모르는 날이기도 하다. 봄에 해당했던 부부는 부족함도 많았고 서툴었다는 것이 떠오른다. 그리고 여름날은 그야말로 자녀를 키우면서 두 어깨가 무거웠던 날들로 떠올리게 된다. 이제 멋지고 화려한 가을날들을 보내는 부부가 되어서 이 책을 만나면서 서로를 더 돌아보게 된다. 과분할 정도로 아껴주고 도움을 준 사람이라는 것과 든든한 사람이 되어 많이 함께해준 사람이라는 것도 떠올리면서 주위의 가족들에게 부러움을 사는 부부이기도 하다.

부부는 상대를 위해 많이 양보하는 만큼 대우도 받는 것 같다. 많이 도와주고 늘 아껴주었기에 언제나 감사하다는 표현들을 매일 아낌없이 하면서 지내고 있다. 부부의 품격은 서로가 가꾸는 것이다. 가을날을 멋지게 보내면서 읽은 책이다. 좋은 글귀들도 선물처럼 담긴 책이기도 하다. 노력하는 부부만큼 아름다운 부부는 없을 듯하다. 그 노력의 한걸음이 함께하는 부부가 된다면 더욱 양성평등으로 가는 멋진 부부가 될 것이다.

당연히 하되 고마움을 바라지 않고, 고마워하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26

행복만이 유일한 선이다. 행복을 누려야 할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행복을 즐겨야 할 곳은 바로 이곳이다. 36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활동들이 열거되면서 가족이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깊은 활동인지도 책은 말하고 있으며, 명절 스트레스, 쇼윈도 부부, 졸혼에 대해서도 저자는 책을 통해서 언급한다. 이외에도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겨울같은 날까지 삶을 정리하는 순간까지도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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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알고리즘 - 인간의 뇌는 어떻게 행동을 설계하는가
러셀 폴드랙 지음, 신솔잎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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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가진 고착성부터 떠올려보게 한다. 왜 습관을 고치기가 힘든지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과 신경과학으로 나뉘어서 행동 변화를 향상시키기 위해 환경, 습관, 목표지향적 행동, 자제력에 대해서 책은 언급하고 있다. 실험한 내용과 결과 분석, 다양한 의문점들을 하나씩 이해하면서 한 권을 읽었던 책이다.

두뇌에 대한 여러 실험들과 결과들이 꽤 흥미로웠다. 기쁨의 화학물질인 도파민에 대한 여러 내용들과 과학 저널리스트의 글이 62쪽에서 소개되고 있는데 이 글도 기억에 남는 내용 중의 하나가 된다. 사고 후 성격변화가 일어난 여러 사례들이 소개되기도 한다. 전두엽의 깊숙한 곳과의 연관성을 떠올리면서 흥미롭게 읽은 내용이기도 하다. 뇌 속은 꽤 복잡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접하게 된다. 더불어 뇌의 발달과정에 대해서도 더 이해하는 시간이 된 책이기도 하다. 성인 초기까지 발달하는 뇌는 부위를 알게 되면서 청소년기 아이를 키운 부모들이라면 공감할 내용일 거라는 글에도 웃음이 나오면서 읽은 내용이었는데 아이들의 자제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뇌과학에 관한 책은 언제나 흥미롭게 펼쳐보게 된다.

자제력과 지능에 대한 내용, 인내심을 실험한 내용도 꽤 흥미로웠다. 고금리의 소액단기 대출받는 이유, 결핍이 많을수록 즉각적인 욕구에 치중한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는 내용이었다. 소득이 낮은 사람과 소득이 높은 이들을 비교하는 글도 기억에 남는다.

충동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성인으로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163

성인으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한다.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 수가 없다. 분노조절 실패, 욕구 조절 실패, 타락하는 인간, 범죄에 노출되는 인간, 악인이 되는 것을 이해하는 내용이 되기 때문이다. 충동을 통제하는 법은 성인이 되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충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연구되고 치료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아닌가. 충동성과 가계소득, 교육수준, 체중과의 연관성을 연구보고하고 있는 내용도 만나게 된다.

약물중독. 음식, 감미료. 비만, 도파민 수용체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한다. 이들의 밀접한 연관성을 책에서 만나보자. 허기와 포만감에 따라 의욕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책은 전해준다. 유전학과 중독에 대해서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설탕에 중독되면 나타나는 불안과 우울증 증세까지도 책은 언급하고 있다. 틱장애, 명상, 마음챙김에 대해서도 책은 다루고 있다.

책은 우리 생활습관들과 꽤 밀접한 내용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 스트레스와 학습에 대한 내용도 만나게 된다. 읽다 보면 어떤 것을 통제하고, 계획하고, 습관을 조절해야 하는지 큰 그림이 그려지는 책이다. 생각한 것보다도 꽤 많은 내용들을 만난 책이다. < 습관의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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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뉴스
셰릴 앳키슨 지음, 서경의 옮김 / 미래지향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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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이 모든 정보에 접근하거나 정보를 알 필요는 없으며, 오직 강력한 이익집단이 던져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세뇌시키는 노력에 미디어 역시 놀라울 만큼 동참해왔다. 이것이 내러티브이다. 다른 누군가가 뉴스를 설계하고 만들어내려고 시도하는 것을 잡아냈을 때의 용어이다. 그런데 이제는 기자들 스스로 그런 짓을 하고 있다. 9쪽

언론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고도 차가운 시대에 살고 있다. 편향성이 짙은 뉴스와 기사들을 더 이상에 더 이상은 눌을 돌리지도 않으면서 듣지도 않는 편을 선택하게 된다. 기대하며 희망을 품었던 시대는 지나가면서 냉정한 시선으로 정치와 언론을 외면하게 된다. 스스로 살아가는 길을 선택하면서 살아가는 시대이며, 내러티브의 의미와 목적까지도 떠올리면서 읽은 책이다. 질문이 나오지 않도록, 아예 질문을 할 생각조차 못 하게 하는 것이 내러티브의 목적이다. (10쪽) 중립적인 입장에서 읽은 독자로써 저자의 내용글에 찬반성을 표할 의향도 없다는 사실부터 짚게 된다.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의 내밀한 구조들을 감안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의도적 편향과 부지불식간의 편향에 대해서도 책은 언급한다. 미디어가 보이는 편향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분명하게 짚는다. 내러티브를 지지하지 않는 기자들이 기득권층의 엄청난 분노를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책은 전하고 있다. 그 기자들이 당하는 피해들을 열거하면 괴롭힘, 소송, 수사, 침묵 종용, 조사받고, 공격 등등 받는다는 사실들은 결코 낯설지 않은 것들이기도 하다. 어느 정권이 권력을 잡고, 기득권층이 누구이든지 세상의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정보와 뉴스, 기사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방해가 되는 것은 무엇이든 덮쳐버립니다... 일단 내러티브에 걸려들면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118쪽

정보의 환경은 갈수록 편협해지고 있으며, 사고의 다양성과 진실을 짓누르고 있다. 조만간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게 될 것이다. 그것으로 끝이다. 185쪽

소셜 미디어 회사는 정부의 규제, 세금 또는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 정보에 대한 대중의 접근을 통제하기를 원하는 정부의 요구에 응할 수도 있다. 언론사는 정당에 거액을 기부하는 자회사나 광고주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보도할 수도 있다. 87쪽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대중은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까? 그 정보는 진정한 진실일까?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언론이 가지는 편향성을 분별하면서,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미루어 짐작해 보는 식견까지도 가지게 된다. 광고의 의도와 목적까지도 나름 알고 있는 만큼 미디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성까지도 객관적으로 짚어내는 대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만나본 책이다. 친정부 성향, 반정부 성향 등이 가지는 의도들을 짐작하면서 읽었던 책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지,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에 대한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지, 여론조사가 시사하는 신뢰도는 진정한 조사인지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시대이다. 선거를 앞둔 토론 방송을 빠짐없이 시청한 국민 중의 한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감정들과 실망들을 연결하면서 만난 책이다.

뉴스와 인터넷의 모든 정보는 어느 정도 믿을만한 정보력이 될까? 질문하면서 만난 책이다. 더불어 <죽도록 즐기기> 도서 내용들이 연거푸 떠올리면서 읽은 책이기도 하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며 함께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

뉴스와 인터넷의 모든 정보가 정보를 조작하기 위해 노력... 과연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이 책의 목적은 내러티브들을 폭로하고 물리치는 것이다. 10쪽

꼭두각시 '피리 부는 사나이'뒤에서 얌전히 춤추며 따라가지 않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짓들.

언론 자유를 속박하는 법률. 뉴스 검열. 13쪽

정치적인 이익 추구. 내러티브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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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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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인물 그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책제목까지 쉽지 않은 소설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펼친 소설이다. 체코 작가인 카렐 차페크는 처음이었다. 두께감이 두껍지 않아서 독서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멈추는 문장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작품이었다. 촘촘하게 채워지는 것들을 메모하면서 사유하면서 긴 시간을 만났던 작품이다. 만나는 작품들마다 늘 새롭기만 하다. 작가의 작품들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정원에서 나무를 가꾸는 젊은 의사에게 노신사가 찾아와 어릴 때 같은 학교를 다닌 친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이 노신사에게 건네지는 옛 친구의 자서전의 내용들과 마지막에 젊은 의사와 노신사가 나누는 대화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자서전의 집필자는 죽음을 느끼게 되면서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삶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첫 직장 생활과 시인을 만났던 시절과 시를 쓴 날들을 기록하기도 한다. 첫 여자친구와 과외활동하면서 만났던 친구의 여동생도 떠올리기도 한다. 사랑, 방황, 청춘, 결혼, 직장 생활까지도 회고하면서 기록된다.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할수록 나 자신의 삶은 더욱 완성되리라. 240

인생을 돌아보면서, 내면을 기록하는 이야기는 여러 자아들이 충돌하는 모습도 보여주기 시작한다. 유년기의 결핍을 조명하기도 하고, 평생 동안 자신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은 타락한 추억까지도 솔직하게 기록된 글이기도 하다. 권력을 향한 야심과 출세에 대해서도 냉철하게 돌아보는 글을 만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을 혹사시키며 출세하는 것은 노예 상인이나 다를 바 없었다고 기록한다. 아부를 떨고, 동료를 고발하고, 빠르게 승진하는 것이 가져다준 출세의 그림자도 작품은 놓치지 않는다.

(학교 선생님) 오로지 주의를 주고 명령하기 위해 존재했다. 33쪽

교통부 고위직. 부패

전쟁의 더러움과 무질서 121

전쟁이 가져다주는 더러움과 혼돈까지도 작품은 언급한다. 고위직의 부패까지도 놓치지 않고 있으며 학교의 권위와 명령이 어떠한 영향력을 주는지도 작품에서 만날 수 있다. 세 개의 삶, 서로 다른 존재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면 우리들은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젊은 의사처럼 타인의 추악함을 알기에 그 시간조차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인생을 돌아본 인물, 나의 인생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돌아보려는 노신사의 마지막 대화 내용, 젊은 의사의 대화까지도 상당히 의미 깊은 내용이 된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시간이다 117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는 자서전을 쓰는 남자는 의구심을 갖는 자아의 질문들로 자신의 자아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회고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글로 남겨진 것들은 놀랍기까지 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시를 쓴 시절이 잠시 있었다는 것과 작품들은 남겨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이 시를 쓴 시를 떠올려보려고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남자는 두려움으로 궤도를 변경하면서 안전한 궤도에 진입했다는 것과 시인으로 계속 남겨진 삶을 살 수 없었던 이유들을 회고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평범한 인생이라고 말하는 삶의 이야기에는 대조적인 내밀한 이야기들까지도 거침없이 회고하기도 한다.

자신을 돌아본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작업이 아닐 수가 없다. 기도의 시간, 일기를 기록한다는 것, 한 해를 돌아본다는 것, 인생을 돌아본다는 것은 그만큼의 내면을 돌아보지 않는 사람들보다는 다른 의미가 될 수밖에 없다. 인생을 돌아본 남자의 글들은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선과 악이 충돌하기도 한다. 다양한 자아들이 쏟아내는 목소리들이 기록되면서 현재의 자신이 아닌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는 것까지도 짐작해 보게 해준다.

아이의 세계와 학교, ... 끝으로는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마지막 장소인 퇴직 공무원의 조그만 정원과 마지막 침묵과 집중의 유희가 있다... 방울새 한 마리가... 물음을 던진다.<그래, 너는 대체 누구지?> 97쪽

인생 전체가 사실은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걸까? 99쪽

악인이든 선인이든... 나의 무수한 자아이다. 239

'너는 대체 누구지?' 질문하는 자가 되는 작품이다. 내면에서 싸우는 여러 자아들 중에서 어떤 인생이 그려지는 오늘을 보내고 있는지 돌아보면서 읽은 작품이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무수한 자아에 대해서도 작품은 언급하고 있지 않은가. 작품에 등장하는 무수한 자아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작품 < 평범한 인생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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