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 오늘의 젊은 작가 39
김홍 지음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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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간도 있고, 나쁜 시간도 있었다. 애매한 시간도 있고, 구체적인 시간도 있었다. 9

어떤 시간도 더 귀하거나 덜 중요하지 않다. 8

입에서 사라진 것은 기억에서도 잊혀진다. 8

시계탑은 왕의 권세다. 7

시간을 바라보게 한다. 시간을 가진 주인, 시계탑의 주인은 왕이었다. 시간은 왕의 권세였다. 작품 속의 주인공의 어린 날 생일파티의 시간과 현재의 일이 가지는 시간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주인공의 시간은 귀하지 않은 시간처럼 취급되면서 자신의 본체가 자신에게서 빠져나가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왜 본체는 자신에게서 떠났을까? 본체를 다시 재회했을 때 본체의 지난날들과 자신의 지난날들에서 접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유를 모르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스스로 통제하지도 못하고 왜 우는지도 모르면서 흘리는 눈물이다. 그가 눈물을 흘리면 비가 내린다. 이 눈물은 언제쯤 멈추게 될까? 비는 언제쯤 멈추게 될까? 기이한 일들은 어떤 연관성을 가지는 것일까?



이상하고 묘한 상황들이 전개된다. 택배기사와의 만남과 대화 장면과 나중에 다시 조우하면서 나누는 대화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처음 받는 위로, 울지 않았던 날들과 눈물이 멈추지 않는 이유를 짚어보게 한다. 여러 인물들에게 부모가 흐릿하게 자리한다. 부모와 자신들과의 관계가 모호한 이유도 짐작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울지 않을 이유도 없었기 때문... 그동안 맺혀 있던 억울함이 둑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135

울고 나니까 후련하기도 하고 136

이제 그만 울자, 그만 울고 한번 생각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침대 위에 자세를 고쳐 앉고 천천히 심호흡을 했다. 나는 왜 부모가 없는지에 관해서 탐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147


고지서를 바라보는 작가의 예리한 시선도 놓치지 않게 한다. 우리가 무심하게 동의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노출하는 시스템인지도 더불어 고찰하는 시간이 된다. 쿠팡 로켓 배송과 쿠팡 이츠의 라이더에 관해서도 작품은 목소리를 낸다. 비정상적인 시스템에 노동자의 노동으로 쓰러지면서 죽는 노동자들을 이 작품에서 목도하게 하는 문장도 만나게 된다. 이름이 없고 목소리도 나지 않는 고양이 쿠팡 택배기사는 상당히 상징적인 존재가 된다. 그리고 지난한 법정 투쟁을 한다고 전하는 노동환경 개선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무심하게 지나치지 못하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 정규직이 아닌 알바로 사용되는 이름 없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언제쯤 정당한 대우를 받게 될까? 오늘도 수많은 아르바이트생들과 비정규직들을 떠올려보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고지서. 가끔 나는 완전히 덫에 걸린 기분이 든다... 어떤 자물쇠를 걸어 놓든 그들은 문을 따고 들어올 것이다. 12

쿠팡이츠의 라이더. 쿠팡 로켓배송. 더 이상 사람이 죽지 않기로 191

차오르는 말을 입에 가두고 우물거려야 할 때가 있다. 32


세상은 안 바뀌었다. 노동자와 점주와 사주는 팽팽한 투쟁을 하지만 언제나 뻔한 결과를 늘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그러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다.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가지는 의미와 지난날의 자신의 본체와는 아무런 느낌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무심해진 새로운 인물을 떠올려보게 한다. 지난날 그가 생활한 곳에서의 일상과 지금의 일상은 분명히 다른 삶이다. 그가 찾은 새로운 인생에서 자아는 분명히 다른 존재로 거듭나고 있다. 눈물을 흘리고 우울하고 불행하다고 되뇌면서 사는 것이 정답만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며, 스스로를 탐구하는 시간은 거듭나는 기회가 되고 축복의 길이 된다. 이 작품의 인물에게서도 만나게 된다. 그의 눈물이 마르고 그의 새로운 노동 현장은 그를 살리게 된다.

니들이 지랄해 봤자 세상 안 바뀌어... 당신이 아무리 지랄해 봤자 우리도 안 바뀌거든... 한 번 싸우고 끝나는 세 세상에 어딨어요... 우리 같이 참호를 파요. 전선을 넓게 만들고 각 부분에 속속들이 침투하자고요. 194


작품 표지 디자인이 매우 인상적이다. 눈도 없고, 귀도 없고, 입도 없는 현대 사회의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 작품 속의 본체가 떠났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자아를 잃고 표정도 없는 도시의 노동자들이 무수히 떠오르게 된다. 빠른 걸음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출퇴근길의 많은 노동자들을 떠올려보았던 작품이다.

실수로 자기 본체를 ... 날려 버렸다... 반 년 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고 그러는 동안 한 번도 커튼을 걷지 않았다. 그러다 본체의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영혼이 곧 나았다. 89

부분이 아니라 전체가 떨어져 나갔다고요? 31

부분과 전체. 지체와 본체를 떠올려보게 한 작품이다. 우리의 영혼이 얼마나 안전하지 불행한지 우리가 스스로 살펴야 한다. 많은 노동자들이 스트레스와 과로, 불안, 우울로 고통을 호소한다. 이러한 현대인들에게 기묘하고도 특이한 상황극이 펼쳐지는 <엉엉> 작품은 새롭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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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김치 장아찌
김수미 지음 / 그린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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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김치 사업을 하고 있는 저자분의 손맛과 요리 솜씨는 명성이 높은 만큼 요리책을 통해서 요리 비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져본다. 김치와 장아찌 레시피들이 수북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요리책이다. 김치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요리 중의 하나이다. 장아찌는 저장음식으로 우리들의 입맛을 살려주는 멋진 음식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김치 29종과 장아찌 21종 레시피를 만나볼 수 있다.

멸치액젓을 준비하는 비법부터 알려준다. 황태육수 비법도 알려주고 있다. 집에 준비된 식재료들이기도 하다. 작은 차이가 맛의 차이를 이룬다. 김치도 그러하다. 황태머리에서 제거해야 하는 것도 책에서 tip으로 알려준다. 전라남도에서 즐겨 사용하는 육수까지도 알려주면서 배추김치 담는 비법을 알려준다. 전라도 김치맛에 반해서 전라도 김치만 주문해서 먹은지 오래되었는데 이런 비법도 알게 된다. 소담스럽게 담긴 전라도 김치 요리 사진이 바로 우리가 먹는 전라도 김치 비주얼이라 반가웠다. 다른 요리책들보다도 요리하는 과정의 사진들이 꽤 많이 실려있는 것이 이 요리책의 차이점이며 장점이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오이소박이, 봄동 겉절이, 미나리김치, 쪽파김치, 연근 오이김치, 오이 냉이 겉절이, 깻잎김치, 우엉 달래김치, 유채 김치, 풋마늘 김치, 깍두기, 열무 얼갈이김치, 샐러리 겉절이 등이 소개된다. 자주 담는 김치요리들과 낯선 김치요리들도 있어서 많이 배워가는 시간이 된다. 집집마다 다른 김치 담는 비법들이 있듯이 이 요리책에서도 배워가는 시간이 된다.

장아찌 준비과정에서는 만능 장아찌 간장을 2가지 방법으로 알려준다. 끓이는 방법과 안 끓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요리책이다. 장아찌는 다양한 식재료들로 저마다 맛깔스러운 맛을 오랫동안 저장해서 먹을 수 있는 요리법이기도 하다. 요리들마다 배우면서 직접 담아볼 수 있는 요긴한 시간이 된다.



두릅장아찌, 냉이장아찌, 고추채장아찌, 톳장아찌, 생취나물장아찌, 더덕장아찌,총알새송이버섯고추장장아찌 등이 소개된다. 생소한 장아찌 요리도 알게 되었고 맛이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요리법이기도 하다. 미각을 자극하는 요리 비법들이 두루 소개되고 있는 요리책이다. 배우는 만큼 알게 되는 것이 많아진다. 요리도 그러하다. 저자들마다 자기들의 비법들을 전해준다. 그 비밀스러운 비법을 만나볼 수 있는 김치와 장아찌 요리책이다. < 김수미의 김치 장아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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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순 채소법 : 도시락 조말순 채소법
김지나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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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으로 구성된 조말순 채소법 중의 한 권인 '도시락 편'을 만나본다. 당일여행도 자주 떠나고 며칠 숙박을 하는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채식을 하고 비건을 하다 보니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음식의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채식 도시락에 관심이 높아져서 만나는 요리책이다.

양장본이며 책 사이즈도 작지 않은 편이다. 두께감도 상당히 느껴지는 단단한 요리책이다. 이 요리책은 완벽한 채식요리책이 아님을 저자가 먼저 언급한다. 고기와 유제품도 레시피에 포함되는 요리들도 등장한다. 대체 식재료가 있음을 알기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레시피들은 꽤 친절하게 전해진다. tip도 담긴 요리책이다.




다양한 도시락 용기들도 소개된다. 밥과 함께하는 도시락, 고기와 함께하는 도시락, 간편한 한 그릇 채소 도시락, 몸이 가벼워지는 샐러드 도시락, 따뜻한 채소 도시락으로 구성된 요리책이다. 요즘 수프 요리들을 다양하게 즐겼기에 따뜻한 채소 도시락과 샐러드 도시락 요리와 간편한 한 그릇 채소 도시락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카페 조말순>을 운영하는 저자는 어머니의 손맛과 이름이라고 책에서 전한다. 왜 채소 요리책을 엮어냈는지도 책에서 언급이 된다. 몸에서 보내는 신호에 우리는 민감하게 감지를 해야 한다. 피로하다고, 병들게 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건강에 해로운 음식들과 습관들을 정리하면서 치유하는 음식들과 습관들을 찾게 된다. 저자도 그러한 방법들을 하면서 습득한 레시피들을 담아낸 요리책이다.









소박한 음식과 '챙김'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도시락은 더욱 긴밀해진다. 조화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의 출발이 습관이 되고 건강한 삶으로 연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기에 조금은 번거롭지만 채식 도시락을 준비해 볼 계획을 가지게 된다. 첫 여행에서는 야채샐러드만 준비했는데 이제는 채식 도시락을 준비해서 여행을 다닐 생각이다. 그래서 만난 요리책이다.

레시피들도 어렵지 않다. 간단한 레시피들이다. 만드는 조리법도 어렵지 않다. 여행지에서의 음식점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을 이루게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채식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경험들을 경험했고 지금도 매번 놀라움을 느끼면서 살고 있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자. 건강해진 몸과 마음은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가족들을 위해서 준비하는 도시락은 정성이며 사랑이다. 챙김이라는 의미의 도시락을 이렇게 이 요리책을 통해서 만난다. 저자의 글들이 꽤 좋았다. 요리하는 손길과 마음이 느껴지는 요리책이었다. 좋아하는 식재료인 오크라와 다양한 채소들이 등장할 때는 더욱 집중하면서 만난 레시피들이었다. 수프 요리들이 많이 담겨있어서 좋았고 샐러드 요리들이 많아서 좋았다. 다양한 김밥 요리들도 많아서 좋았던 레시피들이었다. 많이 배울 수 있었던 레시피들이었다. 두께감이 있는 만큼 채식으로 가는 길에 많은 도움을 받은 유쾌한 요리책이었다. 2권이 함께 출간되었다. 모두 추천하는 요리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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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채소, 정크푸드 - 지속가능성에서 자멸에 이르는 음식의 역사,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마크 비트먼 지음, 김재용 옮김 / 그러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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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 강력 추천도서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놀라움을 멈추지 않게 한다. 영국의 역사와 미국의 역사, 러시아, 중국까지 연결되어서 내용들을 마무리하게 된다. 채식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펼친 도서이다. 건강에 적신호가 왔는데 원인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매일 먹는 음식부터 단호하게 제한하면서 관련 도서들을 꾸준히 찾아서 읽게 된다. 그 과정에 만난 이 도서는 엄청난 사실들과 역사들이 촘촘하게 각인되는 소중한 시간이 된 책이다. 흥미롭게 읽었던 시간이며 기억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아지는 사실들에 마케팅과 광고 문구들, 슈퍼푸드라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달라진 계기가 된 책이다. 건강을 챙기는 분들에게 권한다.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들에게 권하는 책이기도 하다. 출산을 준비하는 부부들에게도 꼭 권하는 책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권하는 책이다.

프랑스인, 네덜란드인, 스페인인, 포르투갈인,... 영국인이 세계 대부분을 장악했다. 원동력은 분명 부를 찾으려는 욕망이었다. 84

소수의 성장과 수익헝을 다수의 복지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던 미국 150

미국은 전 세계 농업을 옥죄고 있었고 그 장악력은 강화되고 있었다. 244

살충제. 수은과 비소. 비소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 금지.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사용중 304

책 내용 중에 등장하는 많은 도서들과 인물들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이라 맥을 짚으면서 읽을 수 있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아직 읽지 않은 소설 작품들은 이 책의 내용들을 떠올리면서 읽게 될 듯하다.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의 농법과 공유한 생활방식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잔인한 방식으로 대량 학살을 당했고 이외의 많은 대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을 생명과 생활방식과 토지와 자원들은 왜 빼앗겼는지 되묻는 시간이 된다. 영국과 미국의 깊은 의도와 집요한 욕망은 무수한 생명들과 토지와 지구의 환경들을 파괴하였고 성인병까지도 세계를 장악하게 하는 깊은 뿌리가 된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음식과 농업의 현 상황에서 생겨난 실존적인 위협을 설명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설명하는 것이다. 17

농업에는 어두운 면이 있었다. 토지 소유, 물 사용, 자원 채취를 놓고 분쟁이 촉발... 착취, 불의, 노예 제도, 전쟁이 생겨났다... 매 세기마다 살인은 더욱 능숙해졌고 제국주의와 대량 학살을 정당화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15


단일 생산의 피해, 줄어든 농민들, 산업화, 농민들의 대출과 압류된 농민 자산들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영국이 실행한 방식은 미국에서도 반복되었고 이 방식은 러시아와 중국에서도 오차 없이 자국민의 농민들에게 행하는 방식이 된다. 그 잔인함에 굶주림으로 죽고, 떠난 농민들을 떠올려보게 한다. 많은 문학작품에도 등장하고, 많은 영화와 시리즈에도 등장하는 영국의 역사와 유럽의 역사는 이 책 덕분에 농민들의 배고픔과 굶주림을 이해할 수 있었다.

거대 농업 회사... 최근의 생산품은 오히려 수십억 명을 병들게 하고 있다. 15

음식의 질에 따라 먹는 사람의 상태가 좋아지거나 나빠진다. 13

'과학'이 ... 이익을 가장 많이 뽑아내도록 자연을 왜곡하는 틀로 등장 114

곡물을 사람 대신 동물에게 먹인 뒤 그 동물을 파는 일... 이윤을 훨씬 많이 남길 수 있었기 때문 122

정부와 기업, 과학이 어우러져서 자국민의 건강을 해치면서 높은 이윤을 남긴다. 농기계의 발달은 무기의 발달로 이어진다. 농민이 파산하는 이유와 패턴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잉여로 남은 농산물은 정크푸드로 광고하며 많은 소비자들에게 이윤을 남긴다. 얼마나 많은,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들의 삶과 주변으로 깊숙이 침투하였는지 책을 통해서 만나보면 결코 반갑지 않은 정크푸드이며 광고임을 알게 될 것이다. 분유, 시리얼, 음료, 주스, 설탕, 유기농이라는 문구에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책을 통해서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식민지 개척. 양심의 가책 부재. 이유는 데카르트 이원론 때문. '지적인 존재' 와 '연장된 존재' - 여성. 교육받지 못한 남성. 야만인 이에 속한다. 85

농부들은 신용 거래를 하는 법을 배웠다... 영구적으로 빚을 지는 계층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134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은 여성들에게 생산보다는 소비 훈련을 시키는 일이었다. 230


어두운 내용들이 많다고 저자는 언급한다. 하지만 이것이 역사이며 진실임을 우리는 안다.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크게 동요되고, 화학비료와 화학물질의 위험을 인지하면서 항생제에 노출된 사료들과 육류 소비, 정크푸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해 보인다. 성인병과 암, 성조숙증으로 전 연령층을 위협하는 음식을 우리는 확대경을 들여다보면서 이해해야 한다. 이들이 누르는 압력과 교모한 마케팅까지도 읽어내고 외면하는 결단력도 요구되는 사회에 살기 때문이다.

몬산토.바이엘이 인수. 살충제. 정원사. 농장주. 농장 노동자. 농사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도 암 유발. 소송 인정. 311

이 책 덕분에 더욱 촘촘하게 앎의 세상이 넓어지는 시간이 되었고 영국과 미국의 역사, 정상들의 움직임까지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거대해지는 공룡의 움직임에 우리가 얼마나 분별력을 가져야 하는지 더더욱 절실해 보였다. 저자가 제안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짚으면서 마지막까지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이는 세상이 더 넓고 깊어진다. 농업과 농민, 기업, 정부, 과학, 광고의 속내까지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책 내용중에는 최대한 섭취해야 할 것과 제한된 양만 먹어야 할 것, 되도록 멀리해야 할 것이 명시되고 있다. 이 내용들을 꼭 인지하면서 그 이유들도 이 책에서 설명으로 듣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해야할 선한 일은 많이 있다 (424쪽)는 글귀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현재가 정의되고 미래가 결정된다 (424쪽)는 글귀도 부여잡으면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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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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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디자인이 강열하게 각인되었던 책이다. 책의 바탕을 전혀 모른 채 읽었다. 아니 에르노 소설들은 그렇게 한 권씩 같은 패턴으로 늘 궁금함으로 펼쳐들게 된다. 이 소설도 작가의 자전적 소설임을 잊지 않게 한다. 작가의 첫 문단이 이 작품을 정리하게 하는 하나의 맥이 된다.

나는 늘 내가 쓴 글이 출간될 때쯤이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처럼 글을 쓰고 싶어했다. 나는 죽고, 더 이상 심판할 사람이 없기라도 할 것처럼 글쓰기. 진실이란 죽음과 연관되어서만 생겨난다고 믿는 것이 어쩌면 환상에 불과할지라도. 9

프랑스 문학을 읽다 보면 그들의 문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도 비슷한 문화들을 만나다 보니 차분히 작품을 만나게 된다. 작가의 솔직함과 그 당시의 감정들과 질투를 거침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상황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의 감정들과 질투로 거의 광기에 가까운 상황들을 글쓰기로 기록하면서 우리들이 가지는 감정을 투영해 보는 작품이 되고 있다.

그 시기에 가졌던 욕망, 감각, 행위들을 추적하여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내가 겪은 대로의 질투를 써나가고 있다. 38

글쓰기를 통해 나의 강박증과 고통을 여기에 노출하고 있는 행위 43

여기에 기록되는 것은 더이상 나의 욕망, 나의 질투가 아니라 그저 욕망, 그저 질투이며, 나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곳에서 작업한다. 44


작가는 자신의 욕망과 질투를 '욕망'과 '질투'라는 감정으로 조명하면서 글쓰기라는 작업으로 기록하고 있음을 분명히 전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놓쳤던 본질적인 감정을 느지막이 느껴보면서 그 고통에서 힘겨워하였지만 그 고통을 제대로 직시하며 더 좋았다고 집필한 작가의 사유까지도 놓치지 않게 한다. 글쓰기라는 작업은 자신이 놓친 것을 찾게 해주며 불행만이 가득한 것이 아니었음을 찾게 해주는 작업이라는 것도 이 작품을 통해서 알게 된다.

그 고통이 생의 평온하고 유익했던 몇몇 순간보다 더 좋았다... 청소년기 이래 시야에서 놓쳐버린 본질적인 것에 몰두하게 된 듯했다. 50

이건 너무 파괴적이야... 고통이나 광기라고 할 만한 것이 내 안에 있었다. 65

질투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얼마나 자신을 피폐하게 변화시켰는지도 작가는 솔직하게 많은 상황들을 나열해 준다. 그리고 고통으로 무너지는 자신과 광기에 가까운 상황까지도 작품에 고스란히 펼쳐놓는다. 질투라는 감정이 멈추는 시간이 도래하게 된다. 자신이 느낀 고통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는 순간이 그녀에게 찾아오는데 그 순간의 깨달음도 작품을 통해서 전해준다. 자신이 느꼈던 고통과 질투는 진짜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수도원 기도하는 한 남자. 소리 내어 기도. 나의 고통은 진짜가 아닌 것 같았다. 60

상대방과 다른점은 모두 열등한 것으로 바꾸어놓으며 자아를 지워버리는 질투라는 감정을 겪으면서, 나의 육체, 나의 얼굴뿐만 아니라 나의 활동, 내 존재 전체가 평가절하되고 있었다. 48


이 작품은 내용이 두껍지가 않다. 하지만 글쓰기를 향하는 작가의 깊은 의도는 이 작품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해지고 있다. 작가의 글쓰기라는 작업과 작품은 그래서 특별해진다. 질투라는 감정이 얼마나 자신의 모든 것들을 평가절하했는지 작품을 통해서 전해주기 때문이다. 질투가 보여준 감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광기스러운지, 자신의 깊은 내면까지도 마음껏 휘갈기고 있었는지도 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만날 수 있다. <집착> 제목만큼이나 책표지와 속지의 색상이 전하는 느낌을 공감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작지만 단단한 책이었다. 그녀의 작품은 글쓰기와 질투라는 감정을 펼쳐놓으며 이해할 수 있었던 진지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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