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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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의 소녀가 책을 읽고 있는 모습과 책표지가 설명하는 표지글에도 눈길이 머무른 소설책이다. 찬사가 이어지는 이 작품은 어떤 이야기일까? 『 어둠의 숲』, 『위대한 집』 작품의 작가이다. 전 세계에 작가의 이름을 각인시킨 유명한 소설이다. 중앙일보 추천도서이며, 이 소설은 베스트셀러이다. 위대한 문학이 오늘날에도 쓰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이 작품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소설가 엘리자베스 버그도 기억하게 한다. 오렌지상 최종 후보였으며, 윌리엄 사로얀 국제 집필상을 수상한 소설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고 번역가의 작품은 처음이 아니었기에 믿고 읽은 작품이다. 때로는 번역가의 끈을 잡으면서 읽기도 한다. 그렇게 만난 작가의 세계는 놀랍게 기억된다. 좋아하는 작가가 또 하나 기억되는 작품이 된다.



삶의 끝과 시작을 두 인물을 통해서 만나는 작품이다. 노인과 소녀의 이야기는 거대한 사랑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이 작품을 통해서 마지막에 이해하게 된다. 사랑의 시작과 사랑의 지키며 가꾸며 함께 하였던 날들의 추억과 기억들은 아름답게 그들의 자리를 지켜주지 못하기도 한다. 한 소년과 그가 사랑한 소녀에게도 역사의 사건과 맞물려서 이어지지 못하는 인연이 되기도 한다. 많은 세월이 지난 후 회상하는 노인의 회고는 안타까움이 낮게 드리우면서 아들을 향한 마음과 상상들이 또 다른 사랑의 형태로 세월들을 지탱해 주었음을 만나게 하는 작품이다.


유대인의 홀로코스트와 유대인의 문화와 언어들, 그들이 지키는 그 문화의 흔적들이 작품 속에서 등장한다. 집안 어른의 헌책과 그 어른이 자신들에게 축복기도해 주는 순간의 손의 감촉까지도 기억나는 장면이 된다. 유대인이 기도를 하며 하느님께 끝없는 질문을 한다는 문장이 강열하게 자리잡는다. 하느님께 질문들이 쏟아지고 그에 대한 답은 살아가면서, 때로는 기도 중에 마주하였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이들에게 찾아온 불행, 상실과 절망은 이 작품의 소년에게서도 피하지 못하는 사건으로 기록된다. ​유대인으로 살아남기 위해 숨어서 지냈던 날들의 순간순간들의 사실적인 회고들이 열거된다. 그 과정에 그가 발각될 수 있는 순간 속에서 듣는 독일 군인의 대화도 그에게는 사랑의 역사의 한 부분이 되어주었다는 것을 회상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남은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견디고 버티는 것임을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저마다 그리워하고 이겨내면서 슬픔과 맞서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이다. 소녀의 남동생을 보면서 웃음을 선물받기도 한다. 슬픔이 가득한 여러 인물들도 있었지만 아직은 미성숙하여 좌충우돌하는 남동생의 이야기도 또 하나의 슬픔을 이겨내는 그만의 방식이라는 사실이었음을 인지하게 한다. 슬픔도 이겨내야 하는 우리들의 삶의 한 부분이 된다. 누구에게나 슬픔은 존재한다. 그 슬픔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겨낸 슬픔들도 이 작품에서 대면하게 된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마지막에는 하나가 되는 소설이다. 노인과 소녀가 나누는 마지막 대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엄마에게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해주려고 노력한 첫 단추가 어느새 새로운 물결을 만나듯이 추리하고 해결하는 소녀의 의지는 사랑이라는 질문을 놓치지 않으면서 끝까지 집요하게 답을 찾아간다. ​​


작품을 읽으면서 이중적인 우리들의 삶의 순간들을 이해하게 해주는 문장도 만나게 된다.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얼마나 기쁜 것인지도 알게 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작품은 언급한다. 이 문장에 공감하면서 오랫동안 삶의 지표가 된다. 성인이 된 자녀를 키우는 동안 이 책의 문장들은 큰 방향등이 되어주었던 책이다. 그렇게 다시금 펼쳐드는 소설이며, 좋은 글귀를 다시금 메모하는 시간이 된다. ​​성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작품은 제대로 전달해 주고 있다. 20살이 가지는 의미와 사회인의 의미는 자신만의 인생을 시작하는 임을 조명해 준다. 경제적 자립이 가지는 의미를 알려주는 좋은 글귀도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그는 진실을 견디며 사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법.

그것은 코끼리와 함께 사는 것과 같았다.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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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14 - 무리수에서 타임머신의 원리까지 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14
정완상 지음, 김연주 그림 / 성림주니어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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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가 마음에 든다. 학년별로 배우는 수학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제별로 배우는 수학교육을 선호한다. 자녀 수학공부를 직접 가르친 엄마샘으로 많은 수학교재들을 만나보았기에 이 책의 저자분은 익숙한 분이기도 하다. 수학의 재미를 찾아 떠나는 타임슬립 수학 판타지 여행이 시작되는 책이다. 수포자를 구출하는 대작전이라는 이 책의 방향성이 매우 마음에 든다. 이 한 권으로 선행하는 학습용으로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수학개념을 복습하는 용도로 한번 살펴보아도 깔끔하게 정리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수학은 초등과정의 개념이 무너지면 중등수학과 고등수학, 수능까지도 힘들어진다. 개념공부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탄탄하게 잘 쌓아 올려야 한다. 쉽게 수학개념을 쌓을 수 있는 교재와 책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수포자에도 분명 희망은 있다. 초등수학 개념 잘 다니고 중등수학 개념 총정리 잘하면 대학입시도 가능하다. 수학 포기하지 말자.

대한민국 초등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저자인 정완상 교수가 만든 책이다. 전혀 다른 관점으로 숫자 놀이하듯이 수학 개념을 가르치는 도서이다. 쉽게 배우자. 개념별로 배우자. 수학 교사들과 학원대표가 추천하는 도서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이 책에서 만나보자.

판타지 만화로 재미있게 독자와 만나는 수학책이다. 초등수학, 중등수학, 고등수학 교과서 개념이 한 권에 담겨있다. 개념 정리 퀴즈가 구성되어 있다. 내용을 다시금 확인하는 퀴즈문제이다. 잘 활용하자. 저자 직강 동영상 강좌가 제공된다. QR코드로 만나보자. 갑자기 개념이 생각나지 않는 초등, 중등, 고등 교과서 용어가 이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유리수, 순환소수, 무리수가 담겨있다. 피타고라스, 아르키메데스, 원주율, 상대성이론, 수학자 데데킨트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수학교과서의 용어가 정리되어 있다. 소수, 소수점, 유한소수, 무한소수, 순환소수, 순환마디, 통분, 거듭제곱, 기약분수, 연분수, 유리수, 무리수, 히파소스, 데카르트, 제곱근, 원주율, 상대성이론 등이 찾기 쉽게 편집되어 있다. 문제들과 개념을 차분히 이 한 권으로 고등과정까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지금 배우는 학문의 과정이 어떻게 연계되어 마지막에 완성되어 수능까지 준비할 수 있는지 이해한다면 지금 배우는 시간이 얼마나 탄탄한 기초석이 되는지 알게 된다. 잘 익히고 기억이 가물거릴 때 이 책을 다시 펼쳐서 개념 다시 소환하면서 다음 단계의 학문을 이어서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학년별 교재가 아니다. 개념별 교재이기에 특별하다. 이러한 교재를 선호하는 엄마샘이라 계속 만나보고 있는 도서이다. 시리즈 잘 활용하면 탄탄하게 정리할 수 있는 수학개념들이다. 초등 학부모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수학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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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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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섬에 있는 서점은 생각만 해도 설레게 한다. 섬에 서점을 차리자고 제안하는 그녀가 있다. 도전하고 새롭게 경험하는 순간이다. 그렇게 섬에 있는 서점을 운영하는 이곳은 성수기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큰 고객인 서점이다.

중반부까지는 많이 웃고 재미있게 책장을 넘기면서 작품에 빠져서 읽게 된다. 잊고 있었던 도난 사건의 물건이 발견되면서 갑작스럽게 추리하면서 바짝 긴장하면서 읽게 되는 소설이다. 서점에 갑자기 찾아온 선물과도 같은 아기의 등장은 서점 주인에게도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어난다. 소중한 물건의 도난 사건과 신고, 메모와 함께 아기가 서점에서 발견되는 것까지 이야기 흐름들은 퍼즐 조각이 된다. 우연 같은 사건들이 던지는 실마리들은 나중에 맞추어지면서 멋지게 정리되는 소설이다.


완전하지도 못하고, 완벽하지도 못한 사람이지만 용기 내면서 사랑을 고백하며 후회하지 않고자 노력하는 인물의 모습도 만나게 된다. 부모의 반대가 합당하지만 자신의 결혼을 스스로 선택하는 여인의 신중한 이유들과 순간들도 기억에 남는다. 선택의 연속이 주어지는 인생이기에, 후회하면서 재앙이라고 떠올리지 않고자 신중함을 가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을 작품은 전해준다. ​


두 자매가 극명한 삶을 사는데 이 자매들의 삶만큼이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도 확연히 다르다.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자신의 결혼생활을 '재앙'이라고 스스로 표현할 만큼 불행한 결혼생활을 떠올리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된다.


완벽해 보이는 순간에 불행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 순간에도 딸에게 전하고자 했던 문단들, 글들, 의미들. 그 마음의 진정성들이 분명하게 전달되지는 않지만 그 마음의 순도는 충분하게 전달되는 순간이다. 위탁 가정과 위탁 아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많은 작가, 많은 작품들이 책에 등장한다. 책에 등장한 소설들과 작가들은 등불과도 같은 작품이 되고 작가들이 된다. 소설에 등장하는 작품들과 작가들은 믿고 읽어도 좋을 작품들이 된다.


자식과 십 년 넘게 말 한 번 썩지 않았다는 부모의 이야기는 <일타 스캔들>드라마의 변호사 직업을 가진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일은 당하지 않도록 하라는 충고는 의미심장한 대화로 전해지는 작품이 된다. 인생의 시기마다 그에 딱 맞는 이야기를 접해야 할 필요성과 감동했던 것들을 책에서나 인생에서 만나야 한다. 이에 대한 문장도 이 작품에서 기억되는 문장이 된다.


인생의 시기마다 그에 딱 맞는 이야기를 접해야 할 필요성... 감동했던 것들... 책에서나 인생에서나 이건 진리다. 57

서점없는 동네는 동네라고도 할 수 없지. 244

(발레 학원) 딸과는 십 년 넘게 말 한 번 섞지 않았다... 그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 140

어떤 놈은 책을 훔쳐 가고, 또 어떤 놈은 아기를 두고 가고. 70쪽

(이즈메이) 내 결혼생활은 '재앙'이었죠. 249쪽

결혼. 주변에 딴 사람이 있어도 너밖에 안 보인다는 사람을 골라라.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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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82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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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부부에게는 두 딸이 있다. 변호사 아버지와 아름다운 어머니에게는 예쁜 아이라고 말하는 첫째 딸과 똑똑한 아이라고 말하는 둘째 딸이 있다. 지역사회에서 정치적으로 명성이 있는 가족이며 언덕 위의 멋진 집에서 살고 있는 가족이다. 자발적으로 사라진 딸을 주목하게 된다.

눈은 하나의 사물에만 초점이 맞춘다. 주위의 사물과 풍경들은 존재하지만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두 자녀가 있지만 이 부부는 한 자녀에게만 관심을 가지며 사랑한다. 첫째 아이만 유독 사랑하는 부부이다. 둘째 아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아이는 가족들에게 아무 말 없이 사라진다.

프롤로그의 첫 문장과 두 번째 문장이 눈길을 끈다. 두께감이 있는 장편소설이지만 반전도 있어서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멋진 작품이라고 감탄한 소설이다. 작품의 인물들을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전부가 아니었다. 단면만을 보았을 뿐이다. 작가의 <카시지>는 강하게 기억속에 자리잡게 된다.


외모가 대비되는 두 딸.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둘째 딸이 작품에 등장한다. 아버지와 나누는 대화들과 질문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질문들과 관심들이 대화를 이룬다.

봉사활동하였던 둘째 딸이 가졌던 열정과 만족감은 타인들에 의해 상처로 돌려받고 깊게 뇌리에 박히게 되는 말이 된다.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되는 말. 타인의 시선들이 그녀의 삶에 깊게 상처를 내기도 한다.

이 소녀의 가출은 수색작업과 언론에 방송이 되면서 관심을 받게 된다. 사건이 종결된 후 블로그와 언론이 가지는 추측과 기사화되는 것들은 칼날이 되면서 사실이 아닌 사실들에 첫째 딸의 인생은 많이 달라지게 된다. 남겨지는 가족들에게는 사회는 관심이 없었다.


언덕 위의 멋진 집이 상징적이다. 언덕이 가지는 계급사회를 이 작품에서도 만난다. 자전거를 타고 아랫동네까지 내려간 둘째 딸의 이야기에서 경서가 가지는 의미는 진중하게 사유하게 한다. 드라마로도 방영된 <친밀한 이방인> 소설, <기생충> 영화에서도 언덕에 위치하는 부자들의 집이 등장한다. 여러 작품들이 떠오른 장면이기도 하다.

사건 종결과 재판 집행이 이야기된다. 사건이 남긴 가족들은 어떠한 삶을 살게 될까? 남겨진 가족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저항하면서 남은 날들을 살아간다. 한 명, 한 명 모두가 치열하다.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는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이 기적일 뿐인 삶이 이들에게 남겨져 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지만 표현할 수 없는 상황들이다. 그래서 안타까운 가족들로 기억된다.

상병이라고 불리는 예비사위의 집과 단란했던 변호사 집의 황량한 모습들이 그려진다. 어머니 삶의 황폐함과 가족의 해체가 가져다주는 것은 짐작조차 할 수 없을 만큼의 조각난 삶이 된다.


​자폐증. 경계성 인격장애를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내적 심리까지 내밀하게 조명해 준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마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타인의 마음과 가족의 마음까지 헤아리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까? 둘째 딸의 진정한 마음을 헤아린 가족들은 있었을지 질문해 본다. 표독스럽게 말하는 그 아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읽어주는 가족은 있었는지 다시금 되묻는 작품이다.

신부와 예비사위였던 그가 나누는 대화, 그가 내면적으로 깨닫는 것들, 그가 참회하는 기도와 교회를 관리하는 많은 봉사적인 것들을 기억된다. 그중에서도 신부와 나누는 대화는 천천히 읽었던 내용이며 여러 번 읽은 문장이 된다.

어떠한 마음으로 우리가 이 세상 속에 있어야 하는지, 신을 마주해야 하는지 작품에서 말하고 있다.

죄를 재판하는 우리 사회는 얼마나 공정할까? 불공정함과 판결이 가지는 의미가 얼마나 불완전한지 이 작품의 인물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톨스토이의 책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죄를 은폐하며, 불리하게 하는 인물은 살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그가 목격하고 증언하려고 했던 전쟁의 참상들은 선명하게 기억된다. <수호자들> 장편소설, <어느 날> 웹 드라마, <이방인> 카뮈의 소설, <모두 다 예쁜 말들> 장편소설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젊은 청년들이 전쟁이라는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들이 무엇일까? 군사훈련과 군대가 가지는 의미를 내밀하게 되짚어보게 한다. 전쟁은 살인이며 그 경험은 본국으로 돌아와서도 피폐해진 정신으로 현실을 혼동하면서 폭력과 살인을 반복하는 모습들로 그려진다. 작품에서도 전쟁에서 돌아온 참전 군인이 등장한다. 그 인물을 보면서 참담함을 감출 수 없게 한다.

​작품 속의 인물은 군인의 자녀였고 버려진 가족이었다. 그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부가 있었지만 예비 가족은 해체되고 만다. 전쟁이 가진 폭력성이 작품에 등장한다. 전쟁을 정당화하려는 정치인의 숨은 의도가 언급된다. 전쟁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며 파괴하는지 작품 속의 인물들을 통해서도 우리는 깨닫게 된다.

사형제도와 교도소의 명령과 복종, 섬뜩한 범죄의 학습장이 되는 교도소의 실태도 고발하는 작품이다. 교도소를 안내는 사람의 권위와 명령들은 위협적이다. <수호자들> 장편소설과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품이 연거푸 떠오른다.

예비사위의 변화가 놀라웠던 작품이다. 어느 날 면회를 허락하는 답장과 면회 장면들, 용서라는 단어가 가지는 큰 의미를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여러 번 보여준다. 첫째 딸이 보여주는 용서와 어머니가 보여주는 용서, 가족들이 보여주는 이해하는 모습들과 대화들은 또 다른 타인을 변화시키게 된다. 용서와 이해가 얼마나 위대한지 이 작품을 통해서도 마주하게 된다. 사랑하라. 용서하라. 쉽지 않은 진리가 된다. 인물들을 통해서 배우며 깨닫는 시간이 된 작품이다.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사라진 이유였다. 열아홉 살. 11

​사람은 존재하려면 어느 한 사람에게 절절한 사랑을 받아야 한다. 454

한. 후회. 참회. 636

우리는 ... 심판할 수 없어. 639

전쟁은 괴물 같고, 거기 휩쓸린 자들을 괴물로 만들었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508

상병. 다친 사람. 본국 승진. 망가진 사람. 화상. 수술. 전쟁 영웅. 훈장들. 이라크 전투. 35

참전용사. 휠체어 36

주사위 던지기. 누가 살고, 누가 죽을지 누가 신경이나 쓰는 줄 알아. 44

빌어먹을 위선자 정치인 195

짙게 화장한 욕심 많은 눈. 방송 진행자 130

선을 모르면 온전한 인간이 되지 못한다. 465

그녀가 보인 존중. 면회 장면 566

하느님은 우리가 함께하기를 바라셔, 이렇게.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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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자들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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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은 47권 연속으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다. 세계 50여 개의 언어로 출간된 소설의 작가이다. 넷플릭스의 <이노센트 맨>이외에도 소설 10여 편이 영화화된 소설의 작가이다. <자비의 시간>이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다. 하퍼리상을 두 번 수상한 작가이다.

범죄 스릴러의 왕이라고 불리는 존 그리샴의 정통 법정 소설이다. 법정 소설은 처음이다. 드라마와 영화로만 접했던 법정 이야기를 장편소설로 만나는 시간이다. 두께감만큼이나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메모지 하나 챙겨서 인물들을 메모하면서 읽어야 한다. 촘촘하게 연결된 인물들. 작가가 이 작품을 집필한 의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책장을 멈출 수가 없다. 더욱더 밀착해서 작품의 흐름을 따라가게 된다.

처참히 살해된 변호사와 22년째 무죄를 주장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그리고 신념으로 뭉친 수호자 재단의 소수의 직원들과 협력자가 먼저 떠오른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닌 일을 하는 변호사 재단이다. 이 재단이 만들어진 이유와 유지하고 있는 배경부터 살피게 된다.

무자비한 권력들이 등장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 권력들은 낯설지가 않다. 권력의 힘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재판하고 감옥에 넣는 시스템이 드러난다. 법이라는 사회적 시스템의 맹점들이 더욱 두드러진다. 왜 이러한 제도와 권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일까? 톨스토이와 카뮈의 『이방인』의 재판 장면들이 떠오르는 작품이다.

백인들의 미국에서 교도소는 나쁜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르는 곳이다. 흑인들의 미국에서 교도소는 소수 인종을 길거리에서 보이지 않게 치우는데 사용하는 창고 같은 곳이다. 79

무고한 장기수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재판 결과에 결백을 주장한다. '수호자 재단'은 이들의 석방이 합당한지 검토하면서 결백을 증명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성공회 신부이면서 전직 국선 변호사인 컬런 포스트가 화자이다. 그의 시선에 그려지는 사형 선고를 받은 무고한 장기수들의 이야기들과 관련된 거짓 증언을 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없이 살겠다고 맹세 26

마침내 나는 내 소명을 찾았다 45

돈 벌려고 이 일을 하는 건 아니에요. 돈은 많이 못 벌어요. 73

변호사 일 때보다 신부 일 때 훨씬 더 존경을 받는다 64

포스트가 맹세한 것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그의 삶은 일반인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에게 이러한 소명을 찾게 해주는 계기와 연결된 수많은 사람들도 기억해야 한다. 확고한 의지가 분명한 인물이다. 위험을 암시하는 대화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그는 멈추지 않는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이 일을 하는 이유를 만나게 된다. 부정, 부패, 편법은 딱 질색이라는 <일타 스캔들>의 대사가 떠오른다. 포스트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은 것은 '수호자 재단' 직원들의 모두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들이 확고하게 향하는 방향성은 작품이 흘러갈수록 점점 선명해진다. 얼마나 부패한 권력인지, 얼마나 부정을 저지르는 집단인지, 편법으로 물들어서 본래의 색을 찾기가 힘들어 보이는 이 권력들을 하나씩 만나게 된다. 작고 날씬한 조직. 군살 없는 조직 (52쪽) 수호자 재단이다. 작은 조직이 이루는 하나의 기적들이 어느새 8명에게 일어나면서 다음의 기적을 향하는 이 재단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작품이다.

반전과 감동을 주는 소설이다. 수많은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들을 통해서 의심도 함께 가지면서 읽은 작품이다.

22년 전 한 변호사(키스 루소)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 55

다른 사람이 저지른 범죄로 22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있는 거예요 78

재판에서의 많은 증언이 경찰과 검사에 의해 조작 148

인종을 상징하는 대화들이 눈에 띈다. 교도소 수화기 신뢰하는지 질문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도청되고 감시당하는 감옥에서 스스로 자살하는 재소자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게 한다. 돈과 가족, 돈과 친구의 관계는 얼마나 파괴적인지 작품의 인물을 통해서도 만나게 된다. 조작되는 사회와 재판과 증언들이 등장한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맹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냉철하게 사회를 보게 된다. <시그널>드라마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 작품도 인기있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부패한 권력들이 낯설지가 않다.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횡포에 무참하게 무릎이 접히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의 생명조차도 귀함을 받지 못하는 사회를 다루는 작품들은 큰 목소리를 가지는 작품이 된다. 이 작품도 그러하다. 법정소설로 만나는 그 아우성을 듣는 시간이다.

툭툭 던지는 문장 속에서 작가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까지도 눈길이 가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돈 때문에 그를 노릴 가족이나 친구가 없었기에 26

상처로 말미암아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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