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 때 - 나이가 들어도 젊어 보이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정이안 지음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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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정이안한의원에서 한의사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느낀 것들과 사회적 분위기까지도 살피면서 한국 사회의 마흔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조목조목 들려주는 건강도서이다. 특히 여성을 많이 집중해서 들려주는 내용글들이 많다고 느낀 내용들이다.

한국 사회에서 40대는 변곡점이다. 30대처럼 달릴 수도 없고 속도를 늦출 수도 없는 40대이다. 이 시기를 어떤 마음으로 살아내는냐에 따라 인생 후반기가 달라진다. 40대 후반기, 50대가 되면 갱년기 증후군에도 노출되는 여성들이 많아진다. 갱년기를 미리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하면서 살아가면 좋을지도 알려준다. 어떤 갱년기 증후군 증세도 없다 보니 행운이라고 느끼면서 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식단과 운동습관, 마음공부가 적잖은 영향을 주었다고 믿게 된다.

소식하기, 운동하기, 체온조절을 최고의 처방이라고 강조하는 3 가지 원칙이 전해진다. 세 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삶의 태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생활 습관을 바로잡도록 안내해 준다. 더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제철 음식에 대해서도 효능까지도 알려준다. 어떻게 조리해서 먹고 마시는 것이 좋은지도 증세에 맞게 설명된다. 줄일수록 좋은 것들과 늘릴수록 좋은 것들이 열거된다. 줄여야 하는 것들을 계속 무방비 상태로 생활하다가 중증 질병까지 걸릴 수도 있는 원인이 된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식사량, 인스턴트식품, 미세플라스틱, 식품 첨가물, 글루텐, 유전자 조작 식품 GMO, 집착과 걱정은 줄여야 한다. 특히 생수, 쌀, 채소, 소금, 공기, 클렌징 스크럽 제품, 일회용 마스크 필터, 일회용 컵, 일회용 포장용기, 비닐봉지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준다. 신생아 태변에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은 여성의 자궁과 생식기에도 적잖은 축척이 되었음을 인지하게 된다. 자궁근종, 난소암, 자궁암 등 여성 중증 질병이 증가하는 현대사회에 누구도 예외가 없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지면서 미역과 다시마를 어떻게 세척하여야 좋은지도 저자는 설명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들이 소개된다.



체온은 면역력과도 밀접하다. 수족냉증에 좋은 족욕법과 효과가 좋은 생활습관까지도 소개된다. 체온을 올리기 위해 어떤 생활 동작을 하면 좋은지도 알려준다. 작은 습관들이 체온을 올려주면서 면역력을 생성시킨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겨울에는 다른 계절보다 수면시간을 조금 늘려도 좋다는 것도 권하고 있다.

근육과 기초대사량의 관계,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과 약차도 소개된다. 단맛을 절제해야 하는 이유도 설명된다. 내장지방 관리에 도움되는 식재료들도 소개된다. 한 번에 세 개 도시락을 만들어서 출근하는 저자의 노하우도 설명된다. 도시락에 들어가는 자연식 재료들도 소개된다. 어렵지 않은 도시락 준비법이다. 일주일에 두 번만 준비하면 되는 자연식 도시락이다.

내 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인생 후반부의 삶은 달라진다. 그것을 지금도 경험하고 있기에 건강관리는 좋은 습관이 된다. 좋은 식재료들로 직접 차려서 먹는 집밥의 위대함에 매일 감사하게 된다. 책 내용은 매우 유익하다. 진료한 환자들의 사례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성공한 삶 이면에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으로 젊은 나이에도 호소하는 증세들을 예의주시하게 된다.



갱년기 증후군의 초기, 중기, 후기 증세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세분화되어 비교하다 보니 무시하면 안 되는 갱년기 증후군 증세들이다. 난소와 자궁을 적출한 여성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설명된다. 왜 자연식을 하여야 하는지, 근육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동시에 해야 하는지, 체온을 올려야 하는지, 소식을 해야 하는지 포괄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발효식품, 장내 유익균, 면역력, 수면시간, 근력, 뇌력, 운동,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늘려야 하는 이유도 설명된다.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와 햇볕 요법과 흙과 자연을 친밀하게 생활하여야 하는 이유들도 설명된다. 불편함이 주는 이로움을 보게 하는 내용들이 즐비하다. 편리함이 우리를 얼마나 아프게 하고 있는지도 알게 된다.

단맛을 절제하라고 한다. 배변 습관까지도 중요해지는 이유들이 설명된다. 배변에 좋은 음식들도 소개된다. 장 건강도 매우 중요하다. 소개되는 다양한 식재료들을 기억하며 메모하게 된다. 아프지 않기 위해 무엇을 노력하여야 하는지 다양하게 설명해 주는 건강도서이다. 특히 여성에게 추천하는 내용이 된다.



호르몬 분비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하는 40대.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관절 통증, 염증 쉽게 발생.

불안, 우울, 혈압, 혈당, 노화, 탈모, 질염, 방광염,

관절염, 피부병, 몸의 신호 살펴보세요 8




불편할수록 우리는 건강해진다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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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섬세함 - 이석원 에세이
이석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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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가 상영되는 기분으로 읽는 에세이이다. 어린이가 느끼는 행복과 어른이 느끼는 행복의 차이가 언급된다. 행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불행하지 않고 불안감도 사라지게 된다. 자칫 중심을 잃어버리면 불안에 침식당하는 어른이 된다는 사실들이 다양하게 전해진다.

작가가 언급하는 섬세함은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에피소드에서 이해의 의미들이 차곡히 쌓여진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 이해의 따스함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잠시 지나치는 타인의 삶에서도 무심하지 않는 이해들이 열거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속도로 무장한 경쟁력은 진정한 삶인지도 살펴보게 된다. 지키지 못할 약속에 불안해하는 타인을 감지하면서도 이해하는 찰나의 섬세함과 따뜻한 말 한마디의 위력까지도 언급된다.

이야기들마다 다른 관점으로 대처하는 대응력이 감지된다. 작가만의 사유와 선택들이 보여진다.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운 관심과 성의가 이 책을 통해서 또 다른 타인들에게로 흘러넘치게 될 것이라 믿게 된다. 이야기들마다 다른 관점으로 대처하는 대응력이 감지된다. 작가만의 사유와 선택들이 보여진다.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배운 관심과 성의가 이 책을 통해서 또 다른 타인들에게로 흘러넘치게 될 것이라 믿게 된다.



누군가의 하소연을 어떤 태도로 대응했는지 돌아보게 한다. 상대의 상태를 살피면서 필요한 도움을 주며 대화할 때 모두를 바라보는 마음까지도 강조한다. 놓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되짚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학교의 선생님들, 직장의 관리자들, 가족들, 사회적 기관들, 종교들까지도 모두가 해당되는 내용들이 된다.

섬세함의 의미는 이해하는 깊이와 폭을 의미하게 된다.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도움을 받는 상대라고 강조한다. 주인공의 주체가 뒤바뀐 주체와 상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도 짚어보게 된다. 섬세함을 다양한 시공간에서 찾아보는 사유의 시간을 가질수록 삶의 가치는 정돈되기 시작한다. ​


섬세한 마음을 자주 언급하며 살아왔기에 전혀 낯설지 않았다. 세상에서 상처입고 화해하면서 이해한 따뜻한 마음이 섬세함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과 불안과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길이 무엇인지도 함께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된다. 타인을 이해하고 세상을 무심하게 단편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성숙함으로 이끄는 섬세함의 기술을 들려준다.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로 하고 받고 싶은 것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섬세함’이다.




삶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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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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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설은 처음이 아니다. 한 권씩 읽어갈수록 점점 흥미로워진다. 안개 낀 저수지의 물안개가 펼쳐진다. 그곳에 있는 아저씨는 신발 한 짝을 발견하게 된다. 신고전화를 하는 와중에 곁에는 한 사람이 더 있다고 한다. 경찰이 찾아와서 소녀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실종된 남학생에 대한 질문들이다. 소녀는 그 남학생의 여자친구였으며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다는 증언과 증거들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종된 남자친구에 대해서 전혀 놀라지도 않는 소녀의 모습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게 된다. 소녀와 단둘이 남학생이 그 저수지에 가게 된 이유가 전해진다.

누군가의 말은 날카로운 칼날 같아서 금방 베어버릴 것 같다고 한다. 말이 지닌 날카로움과 가면을 쓰고 포장되는 말들도 사건의 흐름을 차지한다. 한 사람의 진술만을 듣는 것과 다른 사람들의 진술을 듣는 것은 상당히 다른 상황이 되어버린다. 종합하면서 사건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는 순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게 하는 소설이다. 진짜의 모습과 포장된 가짜의 모습들이 대조를 이루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살펴보게 하는 소설이다.

마음에 곰팡이가 있다는 말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마음이 병든 아이는 부모님과 친구들, 남자친구까지도 모두 전염시켰다면서 경찰은 비유를 한다. 사랑하는 것인지 협박하는 것인지 왜곡되는 감정들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는 인물을 다시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치밀하게 세워놓은 계획들이라고 믿지만 들통난 인성은 걷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친구관계도 문제를 일으키고 연인 관계도 기우뚱한 사이가 되어 버린다. 가스라이팅, 정신적 학대, 언어폭력 등으로 연상시키는 소설이다.

실종된 남자친구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드러나는 진실에 한 번 더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던 이야기이다. 괴괴하다는 말의 의미가 설명된다. 쓸쓸할 정도로 고요한 걸 괴괴하다고 말한다는데 저수지에서 소녀의 기분이 설명된다. "정적이 괴괴하게 흘렀고 그 고요 때문에 난 미친 듯이 쓸쓸해졌어."(162쪽) 외로움에 침식당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소녀의 인성과 삶까지도 무섭게 휘어잡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의사인 아버지, 대기업 직원인 어머니의 일중독 현상에 어린 시절부터 외로움에 익숙해졌던 날들은 소녀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도 이야기된다. 소녀의 이야기와 진짜 모습은 매우 달라진다. 반전 있는 소설이라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읽은 작품이다.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어떤 사랑을 받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왜곡된 사랑은 아닌지, 흉포한 사랑은 아닌지, 가면에 감추어진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게 하는 소설이다. 불안과 초조한 감정을 숨겼다고 착각한 모습까지도 감지한 장면들까지도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늘 tv를 켜 놓고 잤어.

그러면 덜 외로우니까.

칭찬 한마디를 들으려고 버텼어.

내가 얼마나 외로웠는지 알까. 126


네가 여자 친구를 과시용으로,

보여 주기식 존재로 만드는 것 같지 않냐고 115




그 애가 좋아하는 대로 다 맞추는 게 사랑은 아니야.

널 있는 그대로 좋아해 달라고 해야지.

그 애가 좋다는 대로 널 다 바꿀 순 없어.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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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찾은 보약 - 한의사 딸과 엄마가
권해진.김미옥 지음, 장순일 일러스트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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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효능에 대해 알려주는 한의사는 식물 세밀화와 함께 요리법까지도 전해진다. 사계절에 섭취할 수 있는 제철 채소들이 월별마다 하나씩 소개된다. 돼지감자, 쑥, 부추가 봄 제철채소로 소개된다. 완두, 자소엽, 옥수수가 여름 채소로 소개되며 도라지, 땅콩, 생강이 가을 제철 채소로 효능이 전해진다. 늙은 호박, 팥, 당귀가 겨울 채소로 소개되고 다시 봄 채소로 냉이, 두릅, 민들레가 소개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텃밭 이야기도 함께 한다.

채소 효능을 공부하다 보면 알고 섭취하는 것과 모르고 섭취하는 것은 확연히 달라진다. 한의사의 책내용은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된다. 당귀에 대한 정보글도 기억 속에 담는다. 약이 되는 것과 차로 마시는 것은 다르다고 한다. 차로 마셔야 하는 이유도 한의사는 명확하게 설명된다. 잘 알아야 하는 탈이 나지 않는다. 하나씩 배워가는 약재와 채소들을 배울수록 더욱 흥미로워진다.

좋아하는 채소들이라 흥미로운 정보들이 많았다. 책내용도 전혀 무겁지가 않다. 세밀화와 그림들이 함께 가득하게 담겨있어서 책장이 가볍게 넘어간 건강도서이다. 텃밭 농사의 계획과 땅 정리, 씨앗 파종, 모종 심기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간략하게 전해진다. 관절염에 좋은 두릅과 어린 민들레잎으로 샐러드를 요리할 수 있는 정보까지도 얻는다.

울금과 결명자차에 대해서도 전해진다. 팥주걱떡 만드는 레시피도 알려준다. 찹쌀밥을 지어서 팥떡을 만들어 먹는 비법도 전혀 어렵지가 않다. 팥에는 비타민B가 풍부하다. 6월의 애호박, 9월의 단호박, 10월의 늙은 호박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가지, 토란대, 고구마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생강조청을 만드는 비법도 알려준다. 멸치땅콩조림에 대해서도 레시피가 전해진다. 청양 고추와 마늘을 넣고 요리하는 비법이다. 도라지 된장 장아찌 레시피도 전해진다.



두통에 좋은 바질, 종합 영양제인 토마토, 브로콜리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자소엽 레몬차 레시피와 완두콩죽 레시피도 담겨있다. 쪽파, 아스파라거스, 무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쑥 완자탕과 돼지감자 깍두기, 부추오이김치 레시피도 전해진다. 두루 배우고 알아가는 요긴한 채소 효능과 레시피들이 식탁과 건강까지도 책임지는 내용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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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만나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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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장의 가을』을 읽었기에 작가의 유고소설이라는 글귀에 머뭇거림 없이 주문한 소설이다. 『족장의 가을』이 너무나도 강하게 자리잡은 작가이다 보니 이 작품을 출간하지 않도록 저지한 사람들과 작가의 의중에 한 표를 남기면서 어떤 작품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어했는지 문장에서 수없이 찾는 날들을 보내게 한 소설이다.

바흐의 두 번째 아내의 이름을 그대로 가진 여자는 매년 8월이면 섬에 묻힌 어머니를 만나고자 4시간이라는 긴 바다여행을 하면서 섬을 찾는다. 죽기 전에 어머니가 섬에 묻어달라고 말한 이유를 그녀는 섬에서 이해하게 된다. "그곳은 유일하게 외로움을 느낄 수 없는 고독한 장소... 매년 무덤에 꽃다발을 가져가겠다는 다짐" (22쪽) 하는 그녀는 매년 같은 시간, 같은 택시, 같은 꽃장수, 똑같은 공동묘지의 어머니의 무덤에 신선한 글라디올러스 한 다발을 사서 이 여행을 반복하게 된다.

결혼 27년 차 기혼여성이며 46살인 그녀는 외로웠던 여성이다. 그 섬을 혼자서 찾는 이유와 가벼운 옷차림과 가방, 읽을 책을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욕망이 향하는 방향으로 섬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사건은 큰 전환점이 되면서 달라진 그녀를 보게 된다. 이름도 모르는 남자와의 하룻밤의 불륜은 그녀에게 큰 변화의 시작이 된다. 매년 8월마다 섬을 찾을 때마다 그녀는 새로운 만남을 꿈꾸며 희망을 가지게 된다.

내면의 변화는 그녀가 섬을 향하는 옷차림과 신발, 장신구까지도 영향을 주게 된다. 처음 하룻밤을 보낸 남자는 자신이 읽는 책에 20달러를 끼워놓고 떠난다. 그녀는 그 돈의 의미를 알기에 분노하면서 다시 찾아올 8월이 돌아오기까지 불안과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날들을 보내게 된다. 담배도 다시 피기 시작하면서 그녀의 불안은 일상을 깊게 강타하지만 욕망은 멈추지 않는 전차와 같아서 매년 섬을 찾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달라진 아내를 남편도 눈치채면서 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하지만 그녀는 더욱 불안한 일상을 보내게 된다. 수녀가 되려는 딸을 지켜보면서 "창녀 같은 년"이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면서 책 속에 끼워진 20달러를 잊지 못하면서 의미를 찾고자 남편과 대화를 나누기까지 한다. 그 사건은 그녀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피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녀는 자신이 외로웠다는 것조차도 인식하지 않으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였음을 알게 해준다.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는 것조차도 외면하였다는 것과 남편의 의문스러운 시간들과 그의 향수로 그의 행적을 지우는 의도까지도 외면하였다는 것을 자신이 불륜을 시작하면서 자신의 결혼생활을 제대로 응시하게 된다. 결혼의 현실을 제대로 보게 된 그녀는 카펫 아래에 숨겨진 쓰레기들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한다. 그녀와 남편이 나누는 대화 내용과 그녀가 마지막으로 분노하면서 외친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남편도 이해하면서 이 부부는 대화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된다. 어느 누구도 그때 서로가 나눈 대화를 언급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빌어먹을!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모두 빌어먹을 작자들이에요."

그는 분노를 삼켜야 했다...

여자가 최후의 말을 할 때는...

두 사람은 그때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절대 그 일을 다시 입에 올리지 않았다. 97

그녀는 외롭지 않은 고독을 처음으로 섬에서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이 섬을 찾은 이유와 섬에 묻힌 이유도 이해하면서 위로할 수 없는 슬픔을 지닌 어머니와 자신이 같은 얼굴로 같은 모습으로 섬을 찾고 있음을 알게 된다. 결혼과 여자의 삶을 지긋하게 보여준다. 왜 그녀들은 섬을 찾아야 했을까. 주도하지 못하는 것들을 섬에서 비밀스럽게 경험한다. 어머니 무덤에 가지고 가는 꽃의 의미도비밀을 의미한다. 결혼한 부부가 모두 잘 살아야 하지만 그녀와 그녀 어머니는 잘 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외로웠던 자신의 결혼생활을 이제서야 보기 시작한다. 남편의 외도를 외면하면서 자신은 섬에서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의 만남을 기대하면서 섬을 향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의 내적 심리상태는 음악과 책의 제목들을 통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드라큘라』, 『라사리요데 토르메스의 삶』, 『노인과 바다』, 『이방인』, 『화성 연대기』까지 여자의 변화된 심리상태를 대변해 준다. 욕망을 참지 못하고 사건을 일으키는 『드라큘라』 책이 등장하는 이유도 시의적절하며 『노인과 바다』와 『이방인』을 읽었던 예전의 그녀 상태와 지금의 그녀는 짧은 소설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불안과 초조에 침식당하면서 남편이 자신의 비밀스러운 삶을 알게 될까 봐 몹시 두려워하게 된다.

자유로웠던 섬의 하룻밤은 그녀의 영혼을 예전처럼 돌려놓지 못한다. 여자의 결혼생활과 남자의 결혼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하룻밤을 보낸 남자들의 이름도 모르며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보내면서 훗날 그중의 한 명은 사기꾼이면서 두 명을 죽인 살인자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날의 인연을 기대하면서 섬을 향하던 그녀는 그녀 어머니 유해를 정리하여 자신의 집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오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직시하면서 살아야 한다. 잘 살아야 하지만 익숙한 관습에 룰렛처럼 돌아가는 회전판이 되어버리면 자신을 잃은지도 모른 채 살게 된다. 자신의 외로움의 근원을 알게 되면서 그녀는 결혼을 다시 살펴보게 된다. 유명한 어머니의 지성과 과묵함의 미덕을 지닌 여자가 섬을 찾은 이유를 두 모녀를 통해서 이야기한다.

섬의 가난이 지속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난은 더 가난해진다. 모트에서 여객선이 운행되는 변화와 호텔들이 많아졌지만 섬사람들은 더 가난하고 몸 파는 여자들이 있는 섬이 된다. 대통령이 될 뻔한 허풍쟁이 정치인과 묘지는 이익을 창출하고자 수직으로 세워서 매장하는 섬이다. 다이너마이트 폭약이 일찍 폭발하는 바람에 팔이 절단된 수많은 흑인 어부들도 묘사한다. 소금기에 부식된 낡은 택시, 가난에 찌든 마을과 오두막집들, 벌거벗은 아이들은 가난을 고스란히 흡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누군가는 부유해져서 더 부유해지고 섬사람들은 더 가난해진 것을 보게 된다. 짧은 소설이지만 응축된 섬의 풍경들과 사람들의 모습은 우울하게 만든다.

그녀가 만나는 남자들과 함께 추는 춤곡들을 하나씩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볼수록 그녀의 심리상태를 대변하는 곡이 된다. 바흐를 좋아한 작가라고 설명되는 글을 읽고 바흐에 관련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책을 다시 펼쳐보게 된다. 삶을 잘 응시하면서 살아야 한다. 자신의 삶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순응하고 관습에 익숙해지는 것은 덩그러니 혼자만 남는 인생이 되어버린다. 수녀가 된 딸의 등장과 짧은 연애를 하는 아들의 이야기도 이 부부와 그녀가 만난 이름조차 모르는 남자들과도 연결해서 생각하게 된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자 찢어버린 남자의 명함을 후회한 그녀의 심리상태까지도 기억나는 장면이 된다.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서 음악과 책들의 목록들도 꽤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는 재미를 주는 소설이다. 명성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유고소설이지만 읽지 않았다면 더 아쉬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들까지도 계속 읽게 하는 자극을 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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