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 쓴 한국현대사
강만길 지음 / 창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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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개인적으로 한국의 근대사와 현대사에 대한 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뭐라도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컸는데,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구하게 된 고쳐 쓴 한국현대사는 어렵게 읽지 않을 수 있는 서술이라 좋았고, 일제강점기 시절 이후의 현대사를 장황하지 않게 핵심적인 내용들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무척 좋았었다.

 

저자인 강만길에 대한 명성과 평가는 이미 여러 방식으로 이뤄졌고, 그의 역사에 대한 인식과 입장을 부정하든 긍정하든 하나의 시선으로써 존중할 수 있다는 것에는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의심스러운 생각을 하며 읽지 않을 수 있어서 편하기도 했다.

 

저자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전두환 정권까지의 시대에 대해서 서술해주고 있고, 각 장마다 간략하게 알려주고 하려는 내용을 설명한 다음 좀 더 세부적으로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서설을 읽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는데, 서설을 읽은 후 다음 내용으로 넘어가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어지는 상세한 논의가 건성으로 다뤄지는 것도 아니고 세부적인 내용에서 좀 더 흥미로운 내용들도 있기에 꽤 재미난 책읽기가 된 것 같다.

 

하지만 한국의 현대사가 재미를 느끼며 읽게 되기보다는 울분과 분노 그리고 답답함으로 가득한 역사이기 때문인지 읽는 과정은 그다지 즐거운 경험이진 않았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하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인지 정치적으로 어느 정도 다른 입장들을 갖고 있을지는 몰라도 충분히 합의가 가능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논쟁적인 부분들이 적어 누구나 어려움 없이 읽게 될 것 같다.

 

워낙 교과서 관련으로 소란스러움을 경험해서인지 이런 책을 접하니 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논쟁들에 한심함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아는 것이 부족해서인지 저자가 다루는 내용들 중 많은 것들이 생소했는데, 어려운 내용들을 쉽게 정리하고 핵심적인 내용을 잘 살려내고 있기 때문에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면 기초적인 지식을 쌓는 책으로도 알맞을 것 같다.

 

이걸 뼈대로해서 좀 더 자신이 관심을 갖게 되는 시대에 관심을 높여가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물론, 그것을 떠나서도 근현대사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은 앎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항상 그렇듯... 아는 만큼 보이기 마련이다.

보이는 것에 눈길을 돌리고 싶을지라도 최소한 알아야할 것들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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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 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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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14506482


 

 

서평에 대한 요청을 받아서 읽게 된 ‘분노사회’와 함께 받게 된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 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는 동일한 저자의 글이기 때문인지 조금은 비슷한 방식의 논의와 결론들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분노사회’에 비해서는 좀 더 가볍게-쉽게 읽어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서 오히려 ‘분노사회’를 읽기 전에 읽는다면 보다 ‘분노사회’에서 저자가 논의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볍거나 쉽게 읽어낼 수 있다는 뜻이 별 것 아닌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거나 특별히 주목할 내용은 없고 그저 애니메이션에 대한 단순한 감상평에 불과하다는 뜻은 아닌데, ‘분노사회’가 되도록 정교한 분석과 틀을 만든 다음 논의를 이끌기 위해서 고심한 흔적을 많이 느낄 수 있다면, ‘애니메이션...’은 그런 고민 보다는 어떻게 저자가 다루려고 하는 논의들과 애니메이션들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도록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들이 더 느껴지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선은 읽기 쉽도록 만들려는 느낌이 컸는데, ‘분노사회’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에 대해서 그리고 그 분노를 느끼는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사회의 왜곡된 구조와 여러 문제점들을 상세하게 파악하려고 애썼고(혹은 그 기본적인 틀을 만들려는 생각이 강했고) 그런 논의 후 일종의 대안으로써 올바른 삶의 태도와 세상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하려고 했다면, ‘애니메이션...’은 근대와 현대에 관한 저자 나름대로의 구분과 근대와 현대로 나눌 수 있는 여러 조건들, 인식구조, 관념과 생각, 삶에서의 우선순위, 삶의 태도, 타자와 외부에 관한 이해 등을 살펴보고 있고, ‘분노사회’와 마찬가지로 마무리 단계에서는 올바른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와 주어진 조건과 강요받는 삶의 방식과 태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의 입장과 태도 그리고 선택과 실천이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분노사회’에 비해서는 좀 더 (저자의 말마따나) 뜬구름 잡는 논의들처럼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서 현대사회가 세상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고, 이해하려고 의도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세상과 갈등을 겪고 화해를 하려고 하며 변화를 모색할 것인지를 고민하려는 논의들로 생각한다면 좀 더 근본적인 입장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세상과 자신에 대한 적절한 위치와 거리감을 혹은 입장과 태도를 찾으려는 기초 단계처럼 생각해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특이한 점은 그런 논의를 위해서(혹은 좀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꺼내는 소재들이 일본 애니메이션들이라는 것인데, 한때는 일본 애니메이션들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 때문에 자주 다뤄지던 시절도 있었지만 마치 유행처럼 그런 논의들이 부쩍 줄어들었고 이전처럼 소수만이 애니메이션을 조금은 진지한 방식으로 바라보려고 하고 있을 뿐이라 저자의 시도에 흥미를 느끼면서도 되도록 다양한 사람들이 혹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지 않는 (인문)학자들(을 포함한 대다수의 학자들)의 모습에 약간의 아쉬움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대중적인 방식의(대중들을 위한) 글쓰기 혹은 노력이 무조건 옹호되거나 환호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지만 때때로 너무 근엄함만을 찾으려고 하고 있고, 엄숙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에 오랜만에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무언가를 논의하는 글을 읽게 되어서 무척 반가움을 느끼게 되었다.

 

저자는 우선 중세 이후의 근대와 현대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구분을 통해서 각 시대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고,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를 설명해준 다음 근대와 현대의 특징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두 작품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렌라간

원피스

 

다행히 두 작품 모두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작품이기 때문에 저자의 논의도 그리고 작품과 내용을 토대로 설명해주는 몇몇 구분들도 쉽게 이해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두 작품을 접했을 때 전혀 생각하지 않던 이해들도 있었고, 어떤 내용에서는 조금은 다른 생각을 갖게 되기도 하면서 흥미롭게 근대와 현대에 대해서 그리고 그렌라간과 원피스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저자는 현대라는 시대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인식의 지평이라고 해야 할까? 혹은 인식구조나 정서를 파악한다고 해야 할까? 그런 일종의 감수성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고 있고, 기본적으로는 불안함-불안감으로 정리할 수 있는 현대인의 정서와 그밖에 여러 다양한 감수성을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현대인들의 내면과 심리 상태에 대한 대안으로 혹은 부정성에서 벗어날 수 있기 위한 제안을 내놓으며 세편의 작품을 추천하고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

충사

진격의 거인

 

아쉽게도 위에 언급된 작품들 모두 줄거리조차 자세히 모르는 작품들이라 저자가 논의하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논의가 우애와 자존감 그리고 자신을 좀 더 우선하는 입장을 옹호하고 어떤 귀감을 찾으려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입장들이 이미 ‘분노사회’를 통해서 알게 모르게 느껴졌기 때문에 각 작품들에 대해서 정보가 부족하다고 해도 어렵지 않게 저자의 논의에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저자는 현대사회가 요구하고 강요하는 삶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혹은 조금은 다른 입장으로 향해 스스로의 삶을 관조할 수 있고 스스로의 의지로서 삶의 방향을 선택할 수 있기를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내놓고 있고, 이에 대한 대답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는데, 상상력과 감수성 그리고 슬픔을 이겨낸 받아들임으로써 대안을 찾으려 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들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들

 

위와 같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저자는 현대사회의 적개심과 적대감 분노와 증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줄일 수 있으며 지금과 다를 수 있음을 혹은 열린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문학적 감수성을 통해서 일상에 대한 관조와 지겨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과거에 매몰되거나 변화에 대한 거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향한 과거와의 단절을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혹은 이겨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결국 저자는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인지를, 그리고 그런 세상에 대한 시선을 스스로에게 향했을 때에도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만 하는지를 모색한다고 볼 수 있다.

 

‘분노사회’는 그것을 분노와 밀접하게 연관시켜 고민한 내용이었다면, ‘애니메이션...’은 좀 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외부와 내부를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꽤 흥미로운 시각이었고, 여러모로 동의할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참고 : 저자가 잠시 착각을 했는지 ‘마루 밑 아리에티’나 ‘고양이의 보은’, ‘귀를 기울이면’과 같은 지브리 작품들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으로 언급하고 있고, 혹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하고 있는데, 대단한 실수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어도 감독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제작사는 동일하게 지브리일지라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논의가 이끌어져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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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 친일파 - 돌베개인문.사회과학신서 62
임종국 지음 / 돌베개 / 199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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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www.youtube.com/watch?v=JFpPJYEZSpY


 

 

임종국

 

친일연구, 부일협력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이고 선구적인 연구자이지만 그에 대한 명성은 그리고 그에 대한 언급은 그다지 자주 접하지는 못했었다. 스쳐지나가듯 들었을 뿐이고, 그걸 떠나서 일제강점기 시절에 관한 연구나 내용들을 조금은 건성으로 관심을 가졌을 뿐이라 여러모로 아는 것보다는 모르거나 알고 있는 척하는 경우가 많았을 뿐이었다.

 

한국의 근현대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관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에도 일제강점기 시절이 무척 여러 가지로 중요한 시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간단하게만 이해하려고 했을 뿐이고 좀 더 상세하게 파고들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순전히 호기심을 느꼈을 뿐이지 그 관심을 채우려고 하려는 노력의 부족함을 여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인지 임종국에 대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정작 중요한 것들에는 무관심했을 뿐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기에 부끄럽게만 느껴질 뿐이다.

 

친일파

 

듣기만 해도 조금은 무시무시한 느낌이 들게 되는 그리고 고개를 돌리고 싶어지는 친일파라는 존재들이 그리고 부일협력자들이라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는 여전히 명확하게 판단되지도 않고 구분되지도 않게 되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하듯 길고 긴 세월동안 일제에 의해서 지배를 받고 있었기에 알게 모르게 협력과 지배에 어느 정도 협조를 하지 않은 사람이 극히 드물었기 때문에 누구나 죄의식을 느낄 수 있고, 반대로 누구나 조금씩이라도 협력을 했다는 점을 말하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화를 말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경우 조금은 복잡하게 그리고 쉽게 구분될 수 없는 여러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어려움들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이들을, 협력을 통해서 개인적인 이득과 권력을 위해서 온갖 악랄한 행동들을 서슴없이 저질렀던 이들에 대해서는 단죄를 해야만 한다는 주장을 누차 얘기하고 있으며, 저자의 논의를 알기 전에는 무척 단호한 구분을 내세울 것 같아 보였지만 여러 조건들과 상황들을 고려하며 고심 끝에 나름대로의 구분과 판단의 근거를 말해주는 설명을 접하니 얼마나 여러 어려움들이 있는지를, 그리고 저자의 노력이 어떤 식으로도 옹호되거나 갈채를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음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수많은 이름들과 

그들이 보여준 다양한 협력과 협조들

적잖이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금씩만 알고 있던 내용들을 갑작스럽게 너무 많이 알게 되니 이미 느끼고 있던 답답함과 불편한 기분은 더욱 커져버릴 뿐이었다.

 

읽는 사람도 이런 기분을 느끼는데, 직접 수많은 내용들을 접하고 분류하며 사실관계를 다각도로 따져보았던 저자의 기분은 어땠을까? 속이 타들어간다는 말이 어떤 말일지 조금은 이해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청산과 정리

 

꽤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었던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그런 얘기를 꺼내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듣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돌이켜보면 그리고 따져서 묻고 이것저것 확인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이기 때문에 여전히 지금 현재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친일에 관한 문제는 그리고 부일협력에 관한 문제는 무척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들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저자에 의해서 드넓게 펼쳐진 수많은 논의들을 좀 더 확장시키고 정교화 시키며 검토해야만 할 것 같다.

 

친일, 부일협력과 정반대에 위치했던 독립운동을 어떻게 기억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이어지도록 하고 과거를 가꿔야만 하는지, 그리고 친일과 부일협력이 어떻게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하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혹은 그들의 맨얼굴을 들춰내려는 이들에게 무슨 짓들을 저질렀는지를 알아야만 한국의 근현대사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으로써 한국사회를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들려는 사람들의 행동은 여전히 독립운동이 되어버리는 것과 그런 이들을 억압하고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이 과거의 친일과 부일협력을 하는 이들과 마찬가지의 존재들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실록 친일파’는 저자가 여러 방식으로 발표한 글들이 모여져 있기 때문에 조금은 중복된 내용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조선 후기 시절의 친일파들의 행적들과 본격적으로 활개를 친 강점기 시절 그리고 잔뜩 움츠리고 있다가 다시금 권력을 휘두른 해방 이후로 구분해서 어떤 식으로 배신과 배반을 했었으며 앞잡이 노릇을 했는지 입소문이나 어정쩡한 정보가 아닌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사실에 입각해서 알려주고 있다.

 

저자의 서문과 함께 여러 방식으로 저자의 열정적인 생각과 주장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곳곳에 담겨져 있으며, 어떤 식으로 일제가 침략을 체계적으로 했었는지, 그리고 침략의 과정 속에서 친일파 부일협력자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종종 전혀 모르던 내용들을 접하기도 하고, 얼떨떨한 기분이 들 정도로 충격적인 내용들도 많았지만 워낙 방대한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읽어내는 것도 조금은 버거웠었다.

 

워낙 아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좀 더 여러 내용들을 접하면서 하나씩 알아가야만 할 것 같다.

 

너무 모르는 것들이 많다.

조금씩이라도 알아가면서 틀린 부분들을 찾아내고 조금이나마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도록 애써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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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생각하는 그림들 정
이주헌 지음 / 예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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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그림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에,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림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꺼내들게 된 ‘생각하는 그림들 – 정’은 작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글의 내용만 봐서는 조금은 섬세한 감각의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물론, 글로만 사람을 판단할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 읽어왔던 그림을 소재로 한 다른 책들에 비해서는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주제로 깊이 있게 파고들기 보다는 다양한 그림들을 통해서 여러 감정들과 사물들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감정과 존재, 관계에 대한 사려 깊은 이해를 들려주고 있으며, 좀 더 나아가서 그것을 갖고 자세한 논의를 이끌기 보다는 간략하게 언급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여지를 남기며 짧은 글(들)을 마무리하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각각의 그림들을 통해서 개인적인 감상과 떠올려지는 생각들을 짧게 적어둔 수준이라 크게 관심을 둘만한 내용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저자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그림들과 그의 언급들에서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될 수 있어도 삶을 살아가면서 항상 쉽게 잊고 지내던 것들을 혹은 계속해서 뒤로 미뤄두는 것들을 잠시 생각해보도록 의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내용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박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조금은 개인적인 감상들로 채워져 있지만 읽는 이들도 쉽게 저자의 논의에 공감하고 동의할 것 같기에 보편적인 울림을 느끼게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짧고 간단하게 쓰면서도 누군가를 쉽게 설득하는 글쓰기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참고 : 여러 그림들 중에서 리하르트 게르스틀의 웃는 자화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기도 했지만 그림이 느끼게 만드는 강렬함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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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 - 현대사회의 감정에 관한 철학에세이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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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로 출판사를 통해서 얻게 된 분노사회는 짧은 분량을 통해서 현대 사회를 분노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고, 단순히 분노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자신을 정립해야만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있기도 한, 이를테면 현대인들이 막연하게 느끼는 분노와 증오 혹은 질투와 시기와 같은 감정들에 대한 분석과 함께 그런 감정에 휩싸이게 만드는 현대 사회구조와 모순, 문제점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현실적 조건 속에서 어떤 존재가 되어야만 할 것인지 혹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고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짧은 내용이기 때문에 분석의 틀은 집요하게 파고들기 보다는 대략적이거나 간략하게 논의를 하고 있는 편이지만 세련되고 상세한 방식의 논의는 아닐지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고, 되도록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토대로 저자의 논의가 이끌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시대적 상황에 무척 알맞은 책읽기가 될 것 같다.

 

최근 수많은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고 고분고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까지도 세상에 대해서 혹은 권력에 대해서 분노하고 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분노사회는 어째서 이런 상황까지 벌어지게 되었는지를,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무엇이고 그런 문제점들로 인해서 어떻게 말없이 따르던 사람들까지 분노하고 적개심을 표출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실마리를 찾고 있기 때문에 흥미로운 내용이 되는 것 같고, 이런 세상에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대응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개인의 변화와 구조의 변화를 이끌어낼 동력을 종합적으로 찾아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그런 접근방식에 대해서 의문을 느끼게 되기도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논의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는 우선 분노라는 감정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나타나게 되는지를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하고 있고, 이를 통해서 개인과 수많은 개인들이 모여진 사회와의 긴장관계를 살펴보려고 하고 있다.

분노라고 말하는 얼핏 생각하면 단순한 감정을 조금은 분석적으로 접근을 하면서 분노의 여러 모습들을 살펴보고 있고, 현실에서 마주치는 여러 분노의 원인들을 거론하며 비슷한 감정이면서도 좀 더 파괴적이고 파멸적인 증오와 시기 등을 함께 다루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어떤 해답을 고민하고 있다.

 

저자는 분노하게 만드는 현실이라는 원인을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려고 하고 있는데, 근대사회 혹은 자본주의 사회라는 조금은 보편적인 세계관을 분석하기 보다는 현대 한국사회라는 특정한 시기의 특정한 지역을 통해서 어째서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한국인들이) 현실을 못마땅하게 받아들이고 분노하고 좌절하며 괴로움에 빠지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병폐에 관해서 여러 원인들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해석이나 원인을 제시하고 있기 보다는 그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점이 지적되었음에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하거나 제거하기 보다는 더욱 악화되고 고착화 되도록 만드는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를 그리고 완고함과 견고함을 강조하고 있다.

 

무책임

집단주의

결탁

야합

단합

부패

위계

기득권

복종 등등

 

이런 익숙하면서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점들을 거론하면서도 그런 문제점들을 쉽사리 해결해내지 못하는 원인 중 뚜렷한 지향점 없이 분출되는 분노도 포함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고, 모든 모순점이 결국 나라는 존재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깨달음이 필요하다는 조금은 철학적인 결론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또한 개인들이 집단에 의해서 내몰려지고 집단의 힘에 의해 질식되기 때문에 다시금 집단의 힘에 기대게 되면서(혹은 포섭되거나 구조에 끼워 맞춰지면서) 또다른 문제점들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고, 그와 관련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례들을 최근의 나타나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관련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총체적인 혼란 속에서 어떤 중심도 없을 뿐이고, 사회를 이해하고 느낄 수 없는 그리고 안정을 찾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내야 할지를 저자는 모색하고 있다. 저자는 결국 나라는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소외되고 왜곡된, 오히려 이상한 방식으로 뒤틀려 분노를 표출하고 증오를 남발하고 있을 뿐이었던 개인들은 대부분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보였던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접근 그리고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통해서 그리고 삶에 대한 지향을 통해서 자신과 외부의 조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말하고 있는데(그리고 그 외부와의 조화는 자연스럽게 사회의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타당한 의견이기도 하겠지만 개인과 사회의 갈등을(혹은 그 긴밀한 긴장관계를) 조금은 더 상세하고 설득력 있게 알려줘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래야만 개인과 구조의 긴밀함을 구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악의적으로 왜곡하거나 바꿔치지 않을 것 같기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분량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으나 생각보다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고, 앞서 언급했듯 지금 현재의 한국사회와 긴밀한 관련을 보여주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최근의 상황으로 인해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괜찮은 내용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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