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제로 - 분노와 폭력, 사이코패스의 뇌 과학
사이먼 배런코언 지음, 홍승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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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서는 조금은 과격한 느낌이 들게 되지만 ‘공감 제로’는 그런 느낌과는 달리 무척 과학적인 입장에서 인간의 부정적인 모습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고, 과학적인 설득력 보다는 공감을 하게 되는 제안-대안을 내놓고 있다.

 

우 리가 일상적-일반적으로 악하다고 하거나 악마 같다고 말하게 되는 존재들에 대해서 저자는 그 잔인함의 이유를, 부정적인 모습(만)을 갖게 된 이유를 공감의 침식 때문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상세한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인 간의 잔인성과 악하고 악마 같은 모습에 대해서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려고 하고 있는데, 생각보다는 간략하게 다뤄지고 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심리학과 정신분석에서 다뤄지는 분석과는 조금은 다른 관점도 있고, 여러 흥미로운 과학적인 접근도 시도되고 있어서(물론, 접근방식은 다르지만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꽤 재미나게 읽게 됐다.

 

타인을 존재로서 생각하지 않고 사물로서 다루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그것은 보편적인 공감능력이 침식되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놓고 있다.

 

저자 자신도 이것이 최종적인 분석도 대답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분석들을 통해서 좀 더 효과적인 방식의 접근과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단계에 있는 분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 떤 경우와 과정 속에서 그런 침식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유들이 있고, 뚜렷하게 어떤 경우만이 그런 존재가 된다고 단호하게 결론 내리진 않지만 여러 방식의 접근과 논리적 추적을 보여주고 있어서 일정하게는 어떤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있을지 알아가는 과정으로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저자의 어떤 원인으로 인해서 그렇다는 방식의 결론을 피하려고 하는 조심스러운 접근은 충분히 이해되기도 하고, 그런 접근이 당연하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하나씩 짚어가는 과정으로써 이해되는 ‘공감 제로’는 공감능력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공감능력이 부족한 이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를, 그리고 그런 이들이 두뇌활동이 어떻게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살펴본 다음 공감능력이 부족한 존재를 경계선 성격 장애,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스트로 분류하여 각각의 유형별 특징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다.

 

그동안 접하지 못하던 뇌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기 때문에 조금은 읽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그럭 저럭 읽어나갈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흥미를 잃지 않는 수준에서 어렵사리 읽게 되었다.

 

위 와 같은 공감능력이 부족한 이들에 대한 유형별 분석이 이뤄진 다음, 저자는 조금은 생소한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공감능력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타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공감 제로의 유형들을 잠시 살펴보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를 아스퍼거 증후근과 자폐증을 거론하고 있는데, 저자의 의견에 동의여부를 떠나서 흥미로운 접근이라는 점이기는 하지만 과연 긍정적인 공감제로라는 저자의 의견에 사람들이 얼마나 설득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 후의 논의는 그런 공감제로의 존재들이 유전적, 환경적 영향성 중 어떤 점들을 확인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보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분석의 한계와 지금 현재의 정신의학에 대한 중요한 문제제기도 하는 등 여러 균형감각 있는 모습과 논의들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과 학적 타당성과 논리적 완결성으로 가득한 대답을 내놓기 보다는 공감을 유도하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제시하고 있기도 한데, 논의의 진행이 무척 과학적인 접근이었다는 점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공감을 기대하면서 내리는 결론으로 생각되어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까진 좀 더 깊이 있게 다뤄내야 할 점들이 많다는 점 때문에 섣부른 결론을 내놓기 보다는 충분한 동의를 요구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서 그런 결론을 내놓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짧은 분량이기는 한데,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내용들이 많아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많았었다.

 

흥미롭기는 했는데, 모르던 내용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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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들의 죄 밀리언셀러 클럽 127
로렌스 블록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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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소설에 대한 애정은

하드보일드에 대한 애정은

수없이 말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더는 말할 것이 없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금 말하게 된다면 도시의 어둠과 이면, 인간의 추악함과 냉소적인 시선 그리고 작가들만의 독특한 감수성과 우수 또는 음울함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찾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서 범죄소설-하드보일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조금은 더 쉽게 구하게 될 수 있게 되었지만 아직도 주류에서는 벗어나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전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무덤으로 향하다’를 통해서 무척 인상적인 작가로 기억되던 로렌스 블록의 작품 속 주인공인 매튜 스커더를 내세워 그의 대표작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매튜 스커더 시리즈로 이름이 지어진 이 시리즈를 통해서 로렌스 블록의 여러 작품들이 되도록 많이 많이 소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절판되어 있는 ‘백정들의 미사’도 다시금 출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매 튜 스커더가 등장하는 첫 작품인 ‘아버지들의 죄’는 이후의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무덤으로 향하다’와 같이 이미 그의 성격이 완성되어 좀 더 깊게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게 되거나 이야기를 확장시키기 보다는 아직은 시작단계에 있기 때문인지 그의 성격도 그리고 이야기도 무리한 수준으로 확장시키기 보다는 간략하고 단순하게 이끌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는 살아 있고 매튜 스커더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로 렌스 블록의 작품답게 살인사건과 그 살인사건을 파헤쳐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접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의 여러 추악한 면들을 혹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어두운 모습들을 매튜 스커더의 시선을 통해서 바라보고 있는데, 매튜 스커더의 시선은 기본적으로 냉소적이고 음울한 시선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의 시선에서 부정적인 느낌만을 받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부정적이고 어둡게만 바라본다는 단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인간에 대한 그런 시선과 판단이 본질적으로는 잘못된 생각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 버지들의 죄’는 무척 독특한 상황 설정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범죄소설-하드보일드 작품들이 살인사건 또는 범죄가 벌어진 것을 시작으로 누가 범인인지 혹은 진실인지를 확인해가는 과정으로 구성하는 것과는 달리 ‘아버지들의 죄’는 모든 사건이 끝난 다음에 되짚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흥미를 갖도록 만들고 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가?

바로 그것을 ‘아버지들의 죄’는 알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변칙적인 진행은 결국 감춰져 있던 진실을 알아가게 되면서 일반적인 범죄소설-하드보일드 구성이 되어버리기는 하지만 무척 신선한 느낌이 드는 진행이었다.

 

매 튜 스커더의 냉소적이면서 피곤함으로 가득한 독백과 인간에 대한 그의 우울함과 음울함으로 가득한 시선, 그리고 어슬렁거리는 듯이 사건에 개입하기는 하지만 뛰어난 통찰력과 예리함으로 점차 진실로 향하게 되는 진행은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하고 되는대로 진행되도록 내버려두려고 하는 그의 나태함과 절묘하게 충돌하면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멋지게 만들어낸 로렌스 블록의 글재주가 부럽기만 할 뿐이다.

 

결 국 진실을 파헤치고 그 진실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로 향해서는 매튜 스커더는 항상 이전의 내버려둠과는 달리 단호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의 그런 단호함과 자기만의 판단은 매튜 스커더 시리즈의 매력일 것 같고, 자기 나름대로의 선택에 대한 우리들의 판단 또한 논쟁적일 것 같으면서도 여러 논의가 가능할 것 같다.

 

‘800만 가지 죽는 방법’과 ‘무덤으로 향하다’에 비해서는 노쇠함 보다는 날렵함을 느낄 수 있고, 이야기의 구성이나 여러 부분에서도 단순하다고 볼 수 있어도 무척 인상적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사건 속에서 단단하고 빨려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 범죄소설-하드보일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로렌스 블록의 매튜 스커더 시리즈는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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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추상과 네오 코르뷔지안 건축: 네오 모더니즘 2 임석재 교수의 서양 근현대 건축사 시리즈 2
임석재 지음 / 북하우스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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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관한 책들을 이것저것 접하다 보니 임석재의 책들도 접하게 되었는데,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건축과 무관한 영역에서 건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라고기에는) 세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어서 자주 찾게 되는 저자인 것 같다.

 

이 번 ‘신추상과 네오 코르뷔지안 건축’ 또한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정교하고 정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기는 한데, 그의 다른 저서들을 읽었을 때처럼 때때로 어려운 부분들도 꽤 있어서 읽어내기가 버거운 내용들도 있었지만 최근의 건축 흐름을 잘 분류해주고 설명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도움이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겠지만.

 

‘건 축과 미술이 만나다 1890~1940’와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945~2000’에 비해서는 인문학적 맥락에서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은 스치는 듯 확인되고 있지만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건축의 큰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어서 건축의 고전들만을 접하던 지금까지의 책들에 비해서 좀 더 지금-현재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새로움이기보다는

재해석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1960 년대 이후의 건축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는, 그리고 그런 흐름들에 대한 가능성과 한계를 냉정하게 평가하려고 하고 있는 ‘신추상...’은 모더니즘에 대한 재해석에 관해서 상세하게 검토하고 있고, 그런 재해석의 흐름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와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여러 방식으로 모더니즘과 네오 모더니즘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고, 그런 변화를 자본주의 체제와도 연결하려는 시도를 찾아볼 수 있었고, 단순히 모더니즘으로만 정리할 수 없는 온갖 흐름들과 모더니즘에 대항했던 흐름들 또한 균형 있게 검토하고 있다.

 

모더니즘을 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어서 검토하게 되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도 저자는 간략하게 분석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부정적인(좀 더 표현을 완화한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흐름이라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렇게 과거와는 달라진 사회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어떤 건축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신추상...’은 신추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와 신추상과 함께 따라붙게 되는 여러 흐름들을 논의하면서 그런 흐름들이 어떻게 건축으로 표현되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러 흐름들에 대한 검토와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함과 동시에 그런 흐름들이 현실이라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어떻게 네오 모더니즘이 모더니즘을 발전시키고 변형시키며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으며, 네오 코르뷔지안 건축과 네오 데 스테일을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

 

기본적인 입장이 재해석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에 저자의 평가는 냉정하고 준엄하다.

가능성을 찾아보기는 하지만 한계를 확인하면서 끝을 맺는다고 해야 할까?

최선이 아닌 차선인 선택에 불과하고, 미래적 전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가혹하게 느껴질지라도 저자는 한계에 대해서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아마도 어떤 절대성과 권위를 생각하며 접근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약과 돌파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런 면에서 저자의 신구성주의에 대한 안타까움은 무척 흥미롭게 생각되는 것 같다.

다 른 건축적 흐름들이 일종의 자기만족적인 자폐증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비판하는 저자의 입장이 신구성주의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고 바라보려고 하고 있는데, 사회적인 책임의식-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대도시가 갖고 있는 건축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신구성주의의 입장에 대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어 떤 의미에서 구성주의가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서 활발했었고, 공공성을 복원해야 하는 지금-현재의 상황에서 자본주의적 건축(들)을 극복하려고 했던 구성주의의 시도들을 새로운 시대적 환경 속에서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다고 생각했는지, 현실적 차원에서의 유용성은 인정하지만 결국 재해석에 불과할 뿐이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부족하다는 평가 또한 내리고 있다.

 

하나의 상업적인 대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는 것 같은데, 과연 그 이후에 어떤 흐름들이 있었을지는 그의 다른 책들을 통해서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읽어내기가 어려웠던 책이었던 것 같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읽어서 머리에 남는 것이 많이 않았었다. 

 

한계를 절감하게 되는 책이었다.

그래서 읽었어도 기분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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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주홍색 연구 펭귄클래식 58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에드 글리네르트 주해, 이언 싱클레어 작품해설, 남명성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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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색 연구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19926722

 

 

 

여태껏 읽은 책들 중에서 꾸준하게 반복해서 읽는 책들을 꼽으라면 셜록 홈즈 전집과 보르헤스 전집 그리고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정도를 꼽게 될 것 같은데(하나 더 꼽자면 프로이트 전집 정도?), (프로이트 전집을 제외하고) 그것들 모두 짧은 내용으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자주 읽게 되기도 하지만 반복해서 읽어나가며 내 생각을 잘 다듬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읽게 되기도 한다.

 

읽기의 반복 속에서 무언가를 깨닫는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고 싶기는 하지만 그렇지는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더 크다.

능력의 한계를 절감한다.

 

셜록 홈즈 전집의 경우는 일종의 논리적 상상력을 높이고 싶다는 점에서 조금이라도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읽게 되는데, 소설에서나 가능한 관찰력과 논리적 추론-추리일지도 모르지만 무언가를 분석하고 판단할 때 얼마나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만 하는지를 자주 생각해보기 위해서도 읽게 되는 것 같다.

 

그것 말고도 단순하게 생각해서 셜록 홈즈 전집은 항상 읽는 재미가 풍부해서 자주 읽게 되는 것 같다.

 

셜록 홈즈에 관한 첫 번째 작품이기 때문에 항상 중요하게 언급되는 ‘주홍색 연구’는 셜록 홈즈의 장편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작품의 완성도나 재미, 상업적인 면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셜록 홈즈와 그의 영원한 벗인 존 왓슨이 함께 겪게 되는 모험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클 것 같다.

 

셜록 홈즈와 관련된 작품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동의하는 사람이라 장편 보다는 단편들이 더 매력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장편에는 무관심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그들이 만나게 되고 처음으로 함께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괴팍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셜록 홈즈에 대한 묘사와 그의 곁에서 점점 그의 독특함에 익숙하게 되어가고 그가 겪게 되는 모험을 함께하는 존 왓슨의 매력은 여러 번 반복해서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되고, 셜록 홈즈 본인의 입을 통해서 자신이 어떻게 추론-추리를 하게 되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기도 해서 무언가를 분석하고 파악하려고 할 때 (그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얼마만큼의 고려와 종합적인 분석-판단력이 필요한지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단지 읽고 즐기기에도 좋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그런 무언가를 분석하고 파악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흥미로운 내용이기 때문에 셜록 홈즈와 존 왓슨이 겪게 되는 모험들을 자주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사건과 해결 그리고 어떤 이유로 인해서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로 진행되는 전형적인 셜록 홈즈-존 왓슨이 등장하는 장편인데, ‘바스커빌 가문의 개’를 제외한다면 동일한 방식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고, 항상 신통치 않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작품들 중 대표작으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앞서 말했듯 셜록 홈즈와 존 왓슨의 첫 만남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셜록 홈즈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기에 가장 적절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항상 이 작품을 가장 먼저 읽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작품의 발표순으로도 첫 작품이니 여러모로 셜록 홈즈와 관련된 작품 중에서 처음으로 읽기에는 가장 무난한 시작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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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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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걷어차기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00083303



비록 민주주의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지라도

그 본질적인 가치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주의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더욱 강력하게 민주주의를 지지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할 때는,

그 일로 엄청난 물질적 이득을 얻는다거나,

그 일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다만 그것이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다리 걷어차기’에 이어지는 논의들이고,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고,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다뤄냈던 사다리에서 올라선 선진국들이 어떻게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훑어보고 있다.

 

장하준은 기존의 분석-논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식인 역사적인 검토와 함께 그 검토의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와 통계들을 통해 쉽게 반박할 수 없도록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장하준 개인의 경험(그는 한국인으로서 급격한 경제성장을 직접 목격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류 경제학자들과는 다른 시각을 갖을 수 있는 태생적인 차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을 곁들여 경제학자들만이 아닌 일반인들도 설득력 있게 읽어낼 수 있도록 논의를 펼치고 있다.

 

장하준이 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즉 지금의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과 경제적인 약소국들에게 무리한 방식으로까지 그들이 주장하는 경제정책을 강요하는데 있어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관료 및 경제학자들이 얼마나 위선적이며 정책 및 현실을 오해를 하고 있고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를, 그 모순들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대안을 모호함이 느껴질 수 있기도 하고 약간은 선뜻 동의하기가 머뭇거려지는 부분들도 느껴질 때가 있는... 어쩌면 그보다는 납득되는 의견이기는 하지만 장하준의 말마따나 현실성이 있을지가 의문스럽게 느껴지는 선량한 의견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장하준은 우선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세계화라는 것에 대한 실체를 그리고 그 허구를 알아가도록 만들고 있고,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다뤘었던 현재의 선진국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이 선진국이라는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어떻게 사다리에 올라선 다음 자신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다음 사다리를 통해서 올라섰음을 숨기려하고 거짓과 위선으로 사다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잘못된 방식의 방법을 강요하고 설교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자유무역, 유치산업, 국제무역, 경쟁, 단기적 전망, 장기적 전망, 외국인 투자, 규제, 국경 없는 세계 그리고 기업의 국적에 대한 중요성, 민영화, 국영화. 부정부패, 독점, 지적재산권, 특허권, 복제, 통화주의, 재정건전성, 재정정책, 물가안정, 실업, 투자, 경제순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탈정치화, 경제 발전과 문화적인 요인 등등등

 

장하준은 지금 경제에 관한 현재 상황을 말하게 될 때 자주 논의가 되는 다양한 내용들을 하나씩 검토하고 있고, 자기만의 방식과 시각으로 그리고 풍부한 사례들과 다양한 방식의 설명을 통해서 그가 지칭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거짓을 강요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진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IMF

세계은행

WTO

 

현재의 경제침체를 지속시키고 있고-지속시키려 하고 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그리고 이제 막 자본주의-세계화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경제적 약소국들 간의 관계를 좀 더 공고하게 하려고 하는 (장하준의 표현에 따르면) 사악한 집단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지금의 현재 상황을 다시금 검토하게 되고 어떤 행동이 필요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지금 현재 선진국들의 경제정책은 케인즈주의에 가깝고,

개발도상국 및 경제적 약소국들에게는 통화주의를 요구하는 현실을 바꿔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그리고 어떤 용기와 대응이 필요한지를 마지막 결론에서 논의하고 있다.

 

장하준의 결론인 장기적 안목을 갖고 경제순환을 생각하면서 균형감각 있는 성장 정책이 필요하지만, 그도 한숨을 내쉬듯 말하는 방해집단-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르고 있는 이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단순히 경제적인 혼란 및 침체만이 아닌 민주주의 또한 위기에 닥치게 되어서 상항은 더욱 악화되어가는 것 같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우리들에게 좀 더 실천-행동하기를 독촉하지만, 설득력이 느껴지는 장하준의 결론에 조금은 함께 힘이 되고 싶기는 하지만 과연 어떤 방식으로 보탬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생각이 잘 떠올려지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과연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싸워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 다툼들을 통해서 앞으로가 결정될 것이다.

그 다툼 속에서 난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이고 행동을 하고 있을 것인가?

 

 

참고 : 후반부의 민주주의와 시장 간의 긴장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문화에 대한 경제학자로서의 분석과 논의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그가 살펴본 내용들을 좀 더 다듬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된다. 혹시라도 이미 그런 검토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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