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추상과 네오 코르뷔지안 건축: 네오 모더니즘 2 임석재 교수의 서양 근현대 건축사 시리즈 2
임석재 지음 / 북하우스 / 200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축에 관한 책들을 이것저것 접하다 보니 임석재의 책들도 접하게 되었는데, 건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건축과 무관한 영역에서 건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라고기에는) 세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어서 자주 찾게 되는 저자인 것 같다.

 

이 번 ‘신추상과 네오 코르뷔지안 건축’ 또한 다른 저서들과 마찬가지로 정교하고 정밀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기는 한데, 그의 다른 저서들을 읽었을 때처럼 때때로 어려운 부분들도 꽤 있어서 읽어내기가 버거운 내용들도 있었지만 최근의 건축 흐름을 잘 분류해주고 설명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어떤 도움이 될 것이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겠지만.

 

‘건 축과 미술이 만나다 1890~1940’와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945~2000’에 비해서는 인문학적 맥락에서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은 스치는 듯 확인되고 있지만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건축의 큰 흐름을 알 수 있게 되어서 건축의 고전들만을 접하던 지금까지의 책들에 비해서 좀 더 지금-현재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새로움이기보다는

재해석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1960 년대 이후의 건축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하고 있는, 그리고 그런 흐름들에 대한 가능성과 한계를 냉정하게 평가하려고 하고 있는 ‘신추상...’은 모더니즘에 대한 재해석에 관해서 상세하게 검토하고 있고, 그런 재해석의 흐름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와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여러 방식으로 모더니즘과 네오 모더니즘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고, 그런 변화를 자본주의 체제와도 연결하려는 시도를 찾아볼 수 있었고, 단순히 모더니즘으로만 정리할 수 없는 온갖 흐름들과 모더니즘에 대항했던 흐름들 또한 균형 있게 검토하고 있다.

 

모더니즘을 말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어서 검토하게 되는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도 저자는 간략하게 분석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부정적인(좀 더 표현을 완화한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흐름이라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이 렇게 과거와는 달라진 사회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환경 속에서 어떤 건축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신추상...’은 신추상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와 신추상과 함께 따라붙게 되는 여러 흐름들을 논의하면서 그런 흐름들이 어떻게 건축으로 표현되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러 흐름들에 대한 검토와 가능성과 한계를 파악함과 동시에 그런 흐름들이 현실이라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인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와 같은 방식으로 어떻게 네오 모더니즘이 모더니즘을 발전시키고 변형시키며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으며, 네오 코르뷔지안 건축과 네오 데 스테일을 바라보려고 하고 있다.

 

기본적인 입장이 재해석이라는 생각이기 때문에 저자의 평가는 냉정하고 준엄하다.

가능성을 찾아보기는 하지만 한계를 확인하면서 끝을 맺는다고 해야 할까?

최선이 아닌 차선인 선택에 불과하고, 미래적 전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때문에 가혹하게 느껴질지라도 저자는 한계에 대해서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아마도 어떤 절대성과 권위를 생각하며 접근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약과 돌파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그런 면에서 저자의 신구성주의에 대한 안타까움은 무척 흥미롭게 생각되는 것 같다.

다 른 건축적 흐름들이 일종의 자기만족적인 자폐증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비판하는 저자의 입장이 신구성주의에 대해서는 호감을 갖고 바라보려고 하고 있는데, 사회적인 책임의식-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대도시가 갖고 있는 건축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신구성주의의 입장에 대해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어 떤 의미에서 구성주의가 현실 사회주의 국가에서 활발했었고, 공공성을 복원해야 하는 지금-현재의 상황에서 자본주의적 건축(들)을 극복하려고 했던 구성주의의 시도들을 새로운 시대적 환경 속에서 적용하려는 시도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하고 공정해야 하다고 생각했는지, 현실적 차원에서의 유용성은 인정하지만 결국 재해석에 불과할 뿐이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부족하다는 평가 또한 내리고 있다.

 

하나의 상업적인 대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그렇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흐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는 것 같은데, 과연 그 이후에 어떤 흐름들이 있었을지는 그의 다른 책들을 통해서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읽어내기가 어려웠던 책이었던 것 같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읽어서 머리에 남는 것이 많이 않았었다. 

 

한계를 절감하게 되는 책이었다.

그래서 읽었어도 기분은 좋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