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다리 걷어차기 : http://blog.naver.com/ghost0221/60200083303



비록 민주주의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지라도

그 본질적인 가치 때문에 민주주의를 지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주의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더욱 강력하게 민주주의를 지지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할 때는,

그 일로 엄청난 물질적 이득을 얻는다거나,

그 일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다만 그것이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사다리 걷어차기’에 이어지는 논의들이고, 연장선상에 있는 내용들로 채워졌다고 말하는 것이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고,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다뤄냈던 사다리에서 올라선 선진국들이 어떻게 사다리를 걷어차고 있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훑어보고 있다.

 

장하준은 기존의 분석-논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식인 역사적인 검토와 함께 그 검토의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와 통계들을 통해 쉽게 반박할 수 없도록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고, 거기에 더해서 장하준 개인의 경험(그는 한국인으로서 급격한 경제성장을 직접 목격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류 경제학자들과는 다른 시각을 갖을 수 있는 태생적인 차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을 곁들여 경제학자들만이 아닌 일반인들도 설득력 있게 읽어낼 수 있도록 논의를 펼치고 있다.

 

장하준이 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즉 지금의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들과 경제적인 약소국들에게 무리한 방식으로까지 그들이 주장하는 경제정책을 강요하는데 있어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관료 및 경제학자들이 얼마나 위선적이며 정책 및 현실을 오해를 하고 있고 제대로 된 이해 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를, 그 모순들을 낱낱이 폭로하고 있고 나름대로의 대안을 모호함이 느껴질 수 있기도 하고 약간은 선뜻 동의하기가 머뭇거려지는 부분들도 느껴질 때가 있는... 어쩌면 그보다는 납득되는 의견이기는 하지만 장하준의 말마따나 현실성이 있을지가 의문스럽게 느껴지는 선량한 의견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장하준은 우선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세계화라는 것에 대한 실체를 그리고 그 허구를 알아가도록 만들고 있고,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다뤘었던 현재의 선진국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이 선진국이라는 위치에 올라섰는지를, 어떻게 사다리에 올라선 다음 자신들의 사다리를 걷어찬 다음 사다리를 통해서 올라섰음을 숨기려하고 거짓과 위선으로 사다리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잘못된 방식의 방법을 강요하고 설교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자유무역, 유치산업, 국제무역, 경쟁, 단기적 전망, 장기적 전망, 외국인 투자, 규제, 국경 없는 세계 그리고 기업의 국적에 대한 중요성, 민영화, 국영화. 부정부패, 독점, 지적재산권, 특허권, 복제, 통화주의, 재정건전성, 재정정책, 물가안정, 실업, 투자, 경제순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 탈정치화, 경제 발전과 문화적인 요인 등등등

 

장하준은 지금 경제에 관한 현재 상황을 말하게 될 때 자주 논의가 되는 다양한 내용들을 하나씩 검토하고 있고, 자기만의 방식과 시각으로 그리고 풍부한 사례들과 다양한 방식의 설명을 통해서 그가 지칭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고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거짓을 강요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진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설명해주고 있다.

 

IMF

세계은행

WTO

 

현재의 경제침체를 지속시키고 있고-지속시키려 하고 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그리고 이제 막 자본주의-세계화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온 경제적 약소국들 간의 관계를 좀 더 공고하게 하려고 하는 (장하준의 표현에 따르면) 사악한 집단들이 어떤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지금의 현재 상황을 다시금 검토하게 되고 어떤 행동이 필요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지금 현재 선진국들의 경제정책은 케인즈주의에 가깝고,

개발도상국 및 경제적 약소국들에게는 통화주의를 요구하는 현실을 바꿔내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그리고 어떤 용기와 대응이 필요한지를 마지막 결론에서 논의하고 있다.

 

장하준의 결론인 장기적 안목을 갖고 경제순환을 생각하면서 균형감각 있는 성장 정책이 필요하지만, 그도 한숨을 내쉬듯 말하는 방해집단-나쁜 사마리아인들과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따르고 있는 이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단순히 경제적인 혼란 및 침체만이 아닌 민주주의 또한 위기에 닥치게 되어서 상항은 더욱 악화되어가는 것 같다.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우리들에게 좀 더 실천-행동하기를 독촉하지만, 설득력이 느껴지는 장하준의 결론에 조금은 함께 힘이 되고 싶기는 하지만 과연 어떤 방식으로 보탬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생각이 잘 떠올려지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과연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싸워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그 다툼들을 통해서 앞으로가 결정될 것이다.

그 다툼 속에서 난 어떤 위치에 있을 것이고 행동을 하고 있을 것인가?

 

 

참고 : 후반부의 민주주의와 시장 간의 긴장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문화에 대한 경제학자로서의 분석과 논의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그가 살펴본 내용들을 좀 더 다듬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된다. 혹시라도 이미 그런 검토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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