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 - 나치 시대 독일인의 삶, 선한 사람들의 침묵이 만든 오욕의 역사
밀턴 마이어 지음, 박중서 옮김 / 갈라파고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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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처음 공산주의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이어서 그들이 사회민주당원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기에.

 

이어서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이어서 그들이 유대인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기에.

 

이어서 그들이 내게 왔을 때,

그때는 더 이상 나를 위해 말해줄 이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틴 니묄러

 

 

 

 

 

 

 

 

 

 

 

 

악의 평범성

 

미치광이나 무언가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들이 아닌 지금 우리들과 크게 다를 것 없고 일상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로 채워진 나치 시대를 검토하려고 하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고, 그에 대한 훌륭한 결과물들은 소수의 다수에 대한 독재가 아닌 은밀하거나 무관심한 동조와 협조 혹은 말없는 지지가 어떤 방식으로 처참한-극단적인 상황까지 향하게 되는지를 충격적으로 폭로해주고 있는데, 자신이 평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나치 시대의 일반인들의 정서와 사고-생각을 이해하려고 하고 있는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했다는 발표한지 조금은 오래되었고 몇몇 문제의식이나 결론에 있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내용도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내용들을, 일상과 평범함 그리고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결백을 말하는 사람들이 어떤 잘못과 그릇된 입장을 있었는지를 치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몇몇 부분들, 이를테면 미국사회에 대한 깊은 우월성과 미국이 갖고 있는 어떤 자부심에 대해서 말하는 내용들에서는 조금은 황당하고 나치 시대를 살아온 독일인들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는 달리 무조건적인 옹호와 합리화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고, 독일의 미래와 독일인들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 또한 부정적이고 음울한 미래만을 내다보고 있고, 독인인들 특유의 국민성과 민족성에 대해서 깊은 의문을 내놓기도 하는 등 읽다보면 이상한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내용에서는 상세한 설명과 많은 시간을 들인 대화를 토대로 한 솔직한 고백을 이끌어내면서 나치가 득세하기 이전부터 나치가 모든 것을 지배한 이후까지 그리고 나치가 몰락한 이후에 어떤 식으로 나치를 생각했고 여전히 생각-그리워하는지를 말하도록 만들어 읽는 도중 충격적이기도 하고 솔직한 내면을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적극적으로 나치가 되지는 않았지만 동조하고 방관했던 이들의 고백을 통해서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는지를 확인하려고 하는 그들은...’은 단순히 대화를 바탕으로 한 결론이 아닌 독일의 역사를 둘러보고 있기도 하고, 그 지역의 지역적 특색이나 대화를 나눈 각각의 사람들의 인성과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면서 저자 나름대로의 예리한 분석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에 무척 인상적인 내용이었는데, 자신들의 잘못이나 행동을 합리화하고 결백을 끝없이 말하려고 하는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모습과 함께 그들의 대화를 집요할 정도로 시도하면서 나름대로의 이해와 해석 그리고 분석을 해내고 있는 저자의 노력이 특히나 인상적이었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뜬금없이 미국사회의 우수함을 말하는 내용들에서는, 독일의 미래를 민족성과 특유의 국민성-인성구조를 통해서 추측하는 내용에서는 어쩌다 이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단순히 어떤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아닌 좀 더 종합적인 이해와 분석의 틀을 찾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선택이 아닌 개인들의 내면과 침묵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일종의 선구적이고 획기적인 시도이며 접근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좀 더 세밀한 접근과 이해가 있게 된다면 앞으로의 (예전에 있어왔던) 비극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생각해보고 고민하게 만드는 내용들이 많아 무척 인상적인 느낌이었다. 또한 그 시절을 실제로 살았던 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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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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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어쩌면 자부심 속에서

혹은 어쩔 수 없다는 체념 속에서

 

이것은 내 소설이다. 내가 써야 한다. 나밖에 쓸 수 없다.

 

소설가가 작가가 저런 말을 했을 때, 그냥 그렇겠거니 생각하게 되기도 하지만 살인자의 기억법을 읽게 된다면 저런 허세와 객기 혹은 어쩔 수 없는 다짐과 같은 말이 언뜻 이해되지 않다가도 책을 읽다보면 충분히 이해되어버리게 된다.

 

소설가 김영하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고 있는 것이 없다.

그의 발표작을 확인하게 되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퀴즈쇼와 같은 제목들이 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특별히 기억하려고 하거나 관심이 있었던 적이 없었기에 작가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많이 알려진 작가인 것 같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유명한 사람이겠지.

 

단지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붉은 색이 인상적인 표지가 눈길을 끌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은 더욱 쉽게 손에서 책이 머물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 가벼운 기분과 마음속에서 읽게 되었고

생각보다 쉽게-빨리-순식간에 읽게 되어서 재미있게 읽혀진다는 말을 꺼내게 되지만 소설과 함께 수록된 평론가의 해설에서 언급되는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괜히 켕기게 되어서인지 뭔가 제대로 읽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돌이켜보게 되기도 한다.

 

평론가의 평가처럼 웃을 수 없는 농담일지도 모르고 마치 금강경을 읽고 악몽을 꾸는 듯이 써내려간 내용일지도 모르겠다는 해석에 공감하게 되기도 하지만 어쩐지 그보다는 이야기 속에서 자주 언급되는 니체의 글들에 좀 더 마음이 가게 되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작가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혹은 작품 속 주인공 (연쇄)살인자 김병수의 방식으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써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김병수는 이렇게 말-생각했다라는 제목도 유치하지만 아주 틀리다고는 말할 수 없진 않을까?

 

일종의 잠언들로 채워진 글()인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아니면 독백들과 메모-짧은 글들로 채워진 모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살인자...’는 짧은 글들로 이뤄졌지만 무척 단단하고 빈틈이 없는 글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견고한 느낌을 갖게 되는 글들이었고, 주인공 김병수의 고집과 세상과 사람들과의 깊은 거리감과 고독이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 단절이라고 말해야 할 것인지 헷갈려지는, 폐쇄감과 갑갑함을 무척 건조하면서도 인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강한 흡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상적인 반전과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결말을 내놓고 있고

그 이야기의 과정 속에서 잠시 읽기를 멈추고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읽는 과정 속에서 주인공 김병수의 감정과 뒤틀려져 있고 뒤죽박죽으로 된 내면을

어둡고 음침하며 건조하면서도 고독한 그 내면에 빠져들게 되고 빠져나오게 된다.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어쩐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짧은 이야기의 끝에서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도대체 무엇을 읽었던 것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읽게 되는 책이면서도 경험하게 되는 책이기도 한 것 같다.

 

길지 않은 이야기와

그 이야기의 끝 다음 곧이어 이어지는 평론가의 해설 때문에

딱히 뭔가를 더해서 말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그래도 뭔가를 말하게 된다면 재미있게 읽히고 흥미로우면서도 뭔가 강하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게 되는 얼얼함으로 가득하기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게 되고 한번 읽어보라는 말을 해보게 된다.

 

내가 느꼈던 그 경험과 기분과 어떻게 다를지 혹은 어떻게 비슷할지를 물어보고 싶어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꽤 오랜만에 흥미진진하게 무언가를 읽어보게 된 것 같다.

 

누군가의 내면을 어디까지 써낼 수 있고 담아낼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걸 읽으면서 얼마나 다가갈 수 있는 것이고 내가 영향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치밀하고 정교하게 담아낸 것인지

그것이 아니면 대략적이지만 무척 강렬하게 담아내고 있기 때문인지

무언가 여운을 그리고 여러 생각들을 하게 만들고 있다.

 

뭔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고

어쩐지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참고 : 여전히 좋은 책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늘어가고 있을 뿐이지만 항상 그렇듯 읽기보다는 읽으려고 마음만 먹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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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 인문적 건축이야기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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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021306666

 

 

건축가 서현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가 아닌 강의를 통해서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공개강의나 특강 같은 것들을 찾아 듣던 시절에 우연히 강의를 듣게 되었고 솔직하게 자신의 (건축에 대한 입장과) 생각을 들려주고 건축가로서 자신만의 건축을 찾는 모습에 좋은 인상을 받게 되었는데, 여러 책들을 쓰기도 했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그의 저서를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읽게 된 것은 이처럼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이었다.

 

그나마 읽은 것이 어디냐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으려고 마음만 먹은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부끄럽기만 하다.

 

건축에 대해서

건축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무작정 건축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기초적인 지식이나 기본적인 바탕이 없는 사람들도 건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건축을 통해서 무엇을 볼 수 있고 무엇을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는지 저자는 건축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이 건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써낸 건축, 음악처럼 듣고 미술처럼 보다 - 인문적 건축이야기는 어쩌면 거창하다고 말할 수 있는 시도를 (건축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도 건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하고 있는 내용일 것이고, 그런 무모하고 용감한 시도가 어느 정도는 성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매우 인상적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막연하게 공간과 건축 그리고 건물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건축...’은 그 궁금함과 호기심을 많이 채워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작하는 말을 통해서 저자가 어떤 입장과 고민 속에서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고, 첫 번째 내용부터 아주 기본적인 내용을 어쩌면 이런 기초적인 내용을 어째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내용부터 다루면서 건축, 건물, 도시 그리고 공간과 다른 여러 가지에 대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을 그리고 지나치고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만들고 색다르게 쳐다보도록 만들고 있다.

 

다양한 특징들과 그 특징들을 어떤 식으로 이해할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고 사려 깊게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건축에 관해서 알고자 하거나 도시와 건물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으로 가득하고 그런 정보와 지식을 알려주면서 저자 나름대로의 기준과 (건축적) 원칙을 내세우며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무엇을 만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들고 있다.

 

세심하고 상세한 논의들을 아주 매끄럽게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에 관심이 있지만 건축이 전공이 아닌 사람들이 건축을 알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추천하게 만드는 건축...’은 매우 기초적인 내용부터 시작하면서 한국에 있는 현대적인 건축들 외에도 다양한 고전적인 건축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다른 책들을 읽을 때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었다.

 

당연히 그런 정도는 알고 있겠지? 라는 생각이 아닌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려고 하는 저자의 세심함에 감사하기도 하고 감탄하게 되기도 한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것들 기초적인 것들이야말로 가장 설명하기 까다롭고 애매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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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폭탄의 역사 - 한 권으로 읽는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서정민 옮김 / 전략과문화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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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만을 듣게 된다면 어쩐지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들로만 채워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이런 저런 정보들로 가득하고 시간 순이나 유명하고 많은 사상자들로 가득한 피로 흥건하고 소란스럽고 요란스러운 사건들의 연대기 이상의 내용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저자가 슬럼 지구를 뒤덮다를 통해서 널리 알려진 마이크 데이비스라는 사실에 고민 없이 읽게 되었고, 단지 시간 순으로() 정리된 자동찬 폭탄의 역사가 아닌 지금까지 있어왔던 (수없이 자행되었던) 자동차 폭탄 테러들 중에서 파급력이나 역사성과 화제성 그리고 기존과는 다른 어떤 변화를 보였던 (그게 기술적이든 어떤 식이든) 사건과 시대-시기를 중심으로 자동차 폭탄 테러 사건만을 놓고 보는 것이 아닌 사회적인 국제적인 정치적인 경제적인 다시 말해서 좀 더 종합적인 이해를 통해서 그 사건을 그리고 자동차 폭탄 테러로 분류되는,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대량살상무기와 그걸 사용하려고 하는 개인과 집단에 대해서 그리고 그 복잡하고 복합적인 내용들에 대해서 상세히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

 

읽는 재미로 가득하고

흥미진진하게 읽어내도록 만든다.

 

어떤 흐름 속에서 그와 같은 (충격과 공포로 가득한) 계획과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이해하도록 만들어주고 있다. 좀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자동차 폭탄 테러가 갖고 있는 충격과 공포 그리고 화려함과 자극과 선정성에서 벗어나 어떤 사성과 전망 그리고 비관을 찾게 되기도 한다.

 

특정 종교

특정 인종

특정 성향

특정 지역

특정 조건

특정 원인

 

이런 편견과 선입관과 판단에서 벗어나 그런 행동을 한 이들이 주어진 상황과 조건 속에서 어떤 식으로 그들만의 방식(그들만의 자동차 폭탄 테러 방식)들을 찾아내면서 변화하고 진화하게 되었는지를 상세하게 다뤄내고 있다.

 

자동차 폭탄의 근원을 찾아보면 192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되고 마리오 부다라는 무정부주의자가 어떤 식으로 (전투기를 통한 폭격이 아닌) 도시에서 거리에서 저렴한 제작비로 약간의 노력만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폭탄(폭격)이 어떤 식으로 혼란과 공포를 만들어내고 약자들의 공군이라는 표현을 얻을 정도의 기능을 하게 되었으며 단순히 파괴만이 아닌 거대한 파급력을 만들어 내게 되는지를, 거대한 공포가 완성되고 확산되는지를 그 시작부터 영감을 받아 이어지게 된 과정 그리고 지금 현재까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뤄내고 있다.

 

궁지에 몰린 이들

그들의 분노

극단적인 행동

익숙하고 흔한 이동-운송수단을 이용한 대량의 고성능 폭발물 제작 및 사용

상징적이고 경제적 정치적인 목표에 대한 가공한 피해와 무차별적인 파괴와 살상

 

무정부주의자

극우주의자

혁명세력들

체제전쟁을 하려고 했던 미국과 소련의 미치광이 권력자들

수많은 반군들과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

게릴라 단체

마피아들

근본주의자들

인종주의자들

분열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

고민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사람들

어떤 극단적인 선택에 후회하지 않을 사람들

비뚤어진 신념을 갖고 있는 사람들

 

온갖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선택하게 된 자동차 폭탄과 차량 폭탄 공격-테러는 그 쓰임이 결국 어떤 효과를 위해서 목적으로 인해서인지, 그걸 어째서 선택하게 되었는지를 검토하기도 하고 단순한 파괴력에서 어떤 식으로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얻게 되는지, 그와 같은 (이런 말이 맞는다면) 기술혁신이 어떤 과정으로 인해서 이뤄졌었는지, 단순한 무기가 대량 살상 무기가 되는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그 과정에서 IRA, ETA, 미국, 소련, 이스라엘, 파키스탄 등 정치단체와 국가기구가 어떤 식으로 개입하고 더 (자동차를 이용한 공격-테러가) 폭발력 있게 확산되도록 만들었는지를, 그 잘못된 선택들이 어떤 식으로 지금 현재의 혼란을 더욱 커지게 만들었고 어떤 부작용을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검토하려고 하고 있다.

 

아쉽게도 국제정세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 정치세력과 그들 사이의 역학관계에 대해서 아는 것들이 많이 부족해서 그 논의들을 좀 더 만족스럽게 즐기고 이해하지는 못하면서 읽게 된 것이 많이 아쉽게 느껴진다.

 

권력자들은 상황을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이해하려고 하지만 실제는 좀 더 복잡하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려고 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렇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지금 현재의 원인과 결과가 갖고 있는 모호함과 누군가에 의해서 일어나고 저질러지게 되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게 된 상황이 어떤 식으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반성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권력자들은) 고집스럽게 인정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수록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고 단순히 이슬람 지역 어딘가 혹은 극단주의자가가 모여 있는 어딘가에서 벌어질 일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전염성과 파급성을 깊이 생각해보게 되기도 했다.

 

창조와 모방을 통한 진화와 혁신

공포를 심어주고 혼란을 부추기려고 하는

극도의 효과를 만들려고 하는

무시무시하고 효과적이며 극도로 효율적인

약간의 저항의지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어째서 왜 그런 식의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알게 해주고 있고, 어떤 식으로 시작해서 어떤 혁신들과 혁명들이 그리고 교육과 확산을 통해서 여러 부작용과 잘못된 결과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었고, 흥미롭기는 하지만 충격적인 내용이기도 해서 긴장감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기도 했다. 생소한 분야를 다양한 정보들을 토대로 훌륭하게 정리해내고 있고 깊이 생각해볼만한 내용들이 많아 꽤 오랜 기간 생각해보고 떠올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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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건축, 좋아하세요? - 건축으로 도시의 숨은 표정을 읽다
최준석 지음 / 휴먼아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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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뭔가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그 뭔가는 단지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그 안에서 사람이 생활을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현대 도시는 점점 더 어떤 특징도 없는 균질한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 차별 없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도시가 깊이 있는 철학을 담으려면 뽐내기 위해 돈을 들여 만든 의도된 풍경뿐 아니라

숨겨진 풍경들, 지우고 싶은 풍경들, 그러다가 대책 없이 사라져가는 풍경들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떤 건축을 통해서 알게 된 건축가 최준석은 짧은 글을 통해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건축에 대한 감상과 이해를 시켜주고 있는데, 굳이 구분한다면 기술적인 검토 보다는 문학적이고 감상적인 이해를 그리고 역사적인 지식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물론, 건축가로서 기술적인 내용들도 간단하게 알려주고 있기는 하다. 다만 그것을 최소화해서 전하려고 하고 있다) 건축에 학문적인 접근이 아닌 감상의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서울의 건축, 좋아하세요?’어떤...’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건축을 그리고 건축과 관련한 여러 가지의 생각들을 짧은 글을 통해서 다뤄내고 있다.

 

월간지에 연재 중인 글들을 묶은 내용이라 일정한 분량 이상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인지 이야기를 하다가 급하게 끊어내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무심결에 지나치고 있고 그런 장소-건물-건축들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던 서울의 다양한 공간들과 건축들을 소개시켜주고 있으며, 단순히 소개에 그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건축의 의도와 특징들에 대해서도,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서도 말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을 바라볼 때 어떤 생각들을 하면서 감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가 밋밋하고 개성 없는 도시라고만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갑갑하고 회색빛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서울...’을 읽어본다면 생각보다 좀 더 볼거리가 있고 개성들을 찾을 수 있는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며, 그 다채로움을 어떤 식으로 좀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 현재까지 잠시라도 조용한 적이 없었던 서울이라는 공간에 만들어진 여러 건축()을 통해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일-사건들이 있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는 증거물처럼 바라보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건축들에 스며들어 있는 시대의 감수성과 정신을, 욕망을 찾아보게 되고 그런 식으로 건축을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해하고 생각해보게 만들고 있다.

 

하나의 건축에 대해서 짧은 글 속에 여러 영역들을 얘기해주며 좀 더 풍부하게 감상하도록, 생각해보도록 시도하고 있는 서울의...’는 직접 찾아가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롭게 서울의 다양한 건축들을 얘기해주고 있으며, 우연히 그곳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라도 읽었던 내용들을 생각하면서 건축을 바라볼 수 있도록 그저 눈에 띄는 볼거리만이 아닌 어떤 맥락과 의미 속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좋은 내용이었고

좋은 글이었다.

 

저자의 다방면의 지식들과 생각들은 좀 더 저자의 글을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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