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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ㅣ 지구사 연구소 총서 2
앨프리드 W. 크로스비 지음, 김서형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조류독감 : http://blog.naver.com/ghost0221/220735802187
스페인 독감 : https://ko.wikipedia.org/wiki/%EC%8A%A4%ED%8E%98%EC%9D%B8_%EB%8F%85%EA%B0%90
스페인 독감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35661&cid=40942&categoryId=32799
나에겐 작은 새가 한 마리 있었네
그 새의 이름은 엔자였네
나는 창문을 열었네
그러자 엔자가 안으로 날아 들어왔네
마이크 데이비스의 ‘조류독감’을 읽은 다음 전염병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관심이 가게 되어서 ‘조류독감’에서 꽤 비중 있게 다룬 1918년 스페인 독감에 관한 책인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가 눈에 들어와 읽게 되었고, ‘조류독감’처럼 흥미롭게 읽혀지진 않았지만 느닷없이 발생해서 폭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1918년 – 1919년의 혼란스러운 순간을 최대한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강렬한 충격과 흔적을 남겼지만 너무 순식간에 지나쳤기 때문인지 마치 전설처럼 혹은 그런 일이 있었기는 하지만 그다지 기억나는 것도 생각나는 것도 없다는 듯이 다뤄지는 스페인 독감의 신비함과 당시로서는 연구의 한계와 기술적인 한계 그리고 인식의 한계로 인해서 원인규명을 위한 분석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으며, 쉽게 파고들 수 없는 분야지만 되도록 최대한 많은 연구 결과와 자료들을 검토하면서 당시의 참상을 자세하게 알려주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 그 순간의 혼란을 잘 살펴볼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우선 스페인 독감은 그 이름부터 오해를 하도록 하고 있는데, 듣기만해서는 당장 스페인에서 시작한 독감이라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 시작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리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발생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그리고 동부와 서부로 나눠 사실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에 유럽과 다른 지역까지 확산되어가는 과정을 추가로 다루고 있다.
당시는 1차 세계 대전이 거의 막바지로 진행되는 중이었고, 전쟁의 격렬함이 가장 극심한 시기였기 때문에 스페인 독감은 발생되는 피해와 확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되었고, 감기-독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 또한 그다지 큰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실제 사망자수를 생각다면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와 별반 차이날 것 없으면서도 주목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깊은 무지와 불감증에 대해서 한탄하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서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과 과잉된 인원으로 인한 비좁은 환경이라는 전염병이 발생되기 최적의 상태가 만들어진 병영에서 확산되기 시작한 스페인 독감이 어떤 식으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급작스럽게 확산되었으며 비좁은 환경과 비위생적인 상태가 어떤 식으로 더욱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는지를, 폐렴을 동반하게 만들어 어떤 끔찍함을 겪게 했는지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지만 그 위험성과 치명성에 비해서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안일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뿐이고, 정치적 정책적으로도 적극적으로 피해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면서 상황은 더욱 급박해지고 악화되어가게 되었고 전염성은 더욱 높아지면서 확산의 강도가 커져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흔히 말하는 위정자들과 최고 권력자들이 스페인 독감 때문에 어떤 정치적 정책적 실책을 하게 되었는지, 그 급작스러운 등장과 사그라짐으로 인해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 이뤄지지 못하게 된 상황과 여러 논쟁적인 논의들 그리고 손쉬운 잊음과 망각, 지구화 된 상황 속에서 앞으로 그런 상황이 다시금 일어났을 때 과연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까지 마무리로 향할 때 여러 중요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압축적으로 다루거나 어떤 부분들은 필요 이상으로 장황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여러 아쉬운 부분들이 찾아지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다뤄내는 내용을 잘 조절했다면 더 만족스럽게 읽혀질 수 있진 않았을까?
한편으로 1918년이라는 시대를 생각한다면 그 당시의 상황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이고 재빠른 대응과 대책이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고 도대체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원인규명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저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당시의 모습과 지금 우리들의 모습은 달라진 점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지만 그런 무지에서 우리들은 많이 벗어났으며 전염병에 대한 여러 연구와 높아진 이해로 인해서 이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들은 같은 잘못들을 반복하고 있고 더 급격한 피해의 가능성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과연 과거를 그리고 역사를 우리는 얼마나 제멋대로 받아들이고 회피하려고 하는 것인지 허탈함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과연 그럴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우리는 노출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