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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건축 비평
임석재 지음 / 예경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쩌다보니 건축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책들을 구해 읽어보게 되었는데
그다지 아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뭔가 깨우치게 되거나 알아가는 것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게 된다. 그렇다고 궁금함이 줄어들지는 않아 별 수 없이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그저 읽어보며 뭔가를 알아가게 되기를 바라게 될 뿐이다.
이런 저런 건축에 관한 책들을 통해서 ‘한국 현대건축 비평’의 저자인 임석재 교수를 알게 되었고 해박한 지식과 (최대한) 이해시킬 수 있도록 써내려간 글이 마음에 들어 저자의 책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읽고 있는데, 워낙 아는 것이 부족해서 그런지 어떤 부분에서는 이해하기도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전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저 읽어낼 뿐이었다.
서구의 근현대사 건축에 대한 저서들을 많이 발표하던 저자였기 때문에 한국 현대건축에 대한 비평을 한 ‘한국...’은 조금은 의외의 결과물이지만 그렇기 때문인지 조심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자신의 건축적 비평과 단호함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칭찬하는 점들도 있지만 비평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때때로 부족하거나 모호한 점들에 대해서 강하게 말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어쩌면 바로 찾아볼 수 있는 건축들이기 때문에 좀 더 냉정하고 혹독하게 평가하고 있기도 한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는 비평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너무 매몰차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높은 기준으로 여러 건축들을 비평하고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나름대로의 기준과 근거 속에서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각이 불만스럽게 느껴질 수 있을지라도 악의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아쉽게도 저자가 비평하는 한국 건축들 대부분을 직접 보거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세한 비평과 논의를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함이 많아서 여러 논의들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충분하게 생각해볼 수 있지는 못했었다.
게다가 부족하기만 한 지식 때문에 저자의 복잡한 논의들이나 다양한 학문을 통해서 얻은 지식이 넘나들고 있는 부분들에서는, 상세한 해석-설명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읽었을 뿐인 경우도 있어서 아쉬움이 컸었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한국의 건축에 대해서 역사적인 의미를 되짚거나 서구의 건축 중 어떤 건축들을 인용하고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다뤄내는 수준이 아닌 실제 그 건축 속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와 건축들의 장단점과 함께 그 완결성에서 어떤 부분들이 주목할 수 있는지를, 아쉬움을 찾을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다뤄내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비평을 위한 비평이 아닌 좀 더 건축적 완결성 있는 건축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저자가 책머리에 설명했듯이 여러 방식으로 발표한 글들을 묶었기 때문에 총 2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에서는 최근에 지어진 한국 현대건축의 비평들로 묶어져 있고, 2부는 건축의 발전과 흐름 속에서 저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생각들을 좀 더 자유롭게 내놓고 있는데, 2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논의이고 (건축의) 역사적인 흐름을 검토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건축에 관한 다른 저자들의 글들과 큰 차이를 찾을 수는 없어도 저자 나름대로의 고민과 관심 그리고 생각을 짧은 글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입장과 생각에 대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고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직접 접해보지 못한 건축들이 많아 부족한 지식과 이해에 좌절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주제들을 상세-치밀하게 논의하고 있는 내용들로 인해서 많은 도움을 얻었던 것 같다. 문제는 그래봤자 결국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인 것 같다.
그러니 결국 이번에도 건축에 관한 책읽기는 실패한 것 같다.
참고 : ‘한국...’은 2013년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이라는 이름으로 1, 2권으로 내용이 추가되어 새롭게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