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리즘 - 개정증보판 현대사상신서 6
에드워드 W. 사이드 지음, 박홍규 옮김 / 교보문고(교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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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읽은 책을...

엄청나게 느려터지게 읽어내었다.

 

살아가면서 이것 저것 책들을 읽었지만(자랑할 수준은 아니다) 이렇게 내가 알고 행동하는 것들의 뿌리까지 흔들어내는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 모두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게 하는 책이고 이런 충격이 그다지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충분히 사이드의 말에 공감하기 때문일 것 같다.

 

그다지 역사적 지식과 중동과 아랍에 관한 지식은 디즈니의 '알라딘'과 어렸을 때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 그리고 최근의 중동에 관한 언론의 보도만이 전부인 나에게 저자가 말하는 많은 것들이 생소하고 얕은 지식에 좌절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러한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읽어나간다면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을 다시 바라보도록 만들게 한다.

 

책의 두께로 인해서 책으로 손이 가지 않는 사람들은 처음에 있는 '서설'을 읽고 마지막 장인 '최근의 전개'와 '후기', 그리고 꼭 읽어야 할 '옮기면서'를 순서대로 읽어도 사이드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기본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본문까지 읽는다면 보다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기도 하고...

 

번역도 훌륭하고 생각보다 충격적인 책이기 때문에 역자의 지나치게 친절한 번역으로 인해서 조금은 본문과 각주가 따로 논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번역자인 박홍규 선생의 열정을 느낄 수 있기도 하고 한국의 경우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조금은 당황스러워도 나쁘지 않은 경험인 것 같다.

 

2000년에 출판된 책을 샀기 때문에 새로 개정된 책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본문을 읽다가 박홍규 선생의 열정적인 각주를 읽다보면 리어왕과 광대가 떠올라서 조금은 미소를 지으며 읽게 되기는 했지만 각주를 통해서 분명 의미있는 지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글의 스타일이 전혀 다르지만 각주도 꼼꼼히 읽는 것이 보다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옮기면서'에서의 박홍규 선생의 열정에 놀랍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너무 매도하고 오리엔탈리즘을 말하며 정작 본인도 서양에 대한 옥시덴탈리즘을 살짝 보이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의문을 들게 만들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지식인들과 번역에 대한 차이에 대해서는 다들 알면서도 지적하지 않던 부분을 끄집어 내었기 때문에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된다.

 

'동양'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

대학을 졸업한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때 그시절에 읽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때늦은 후회를 하지만 늦었지만 읽었다는 것에 만족감을 보다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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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만든 세상 - 젊은 세대를 위한 단 한권의 디자인 이야기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20
헨리 페트로스키 지음, 문은실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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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들에 대해서 어떻게 이렇게 만들어지게 되었는가? 라는 내용의 책들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공간에 대한 관심은 잠시 묻어두기로 하고(관련된 책이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 디자인에 대한 책을 우선 구입하려고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 이 '디자인이 만든 세상'이었다.

 

나름대로 추천도서로 꼽혔으니 내용도 좋을 것 같다는 착각에 빠져서 구입을 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은 일상적이고 우리가 자주 경험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 우리에게 선을 보이게 되었는지를 다양한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자주 이용하는 대형할인 마트, 종이컵, 계단 등등등

 

저자가 예를 드는 것들은 때로는 너무 일상적이어서 이러 것도?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도 하고 마트에서 흔히 물건을 넣어서 갖고 오는 비닐봉투가 어떻게 종이봉투로 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비닐봉투로 사용이 변화가 되었는지도 알 수 있는 일종의 잡학다식하게 만들어주는 책이기는 했다.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내용도 아니고 방식도 아니기 때문에 건성으로 읽게는 되었지만.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간간히 드는 의문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디자인' 이라는 말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포괄적인 용어로 생각하며 이야기르 전개하는데 이에 대한 저자가 갖고 있는 생각에 대한 서술이 전혀 없기 때문에(톨게이트나 계단에 대한 설명은 '디자인'으로서 설명하기 보다는 '최적화'라거나 '가장 합리적인'이라는 단어로 사용하는게 더 적절한 내용이 많다) 이게 무슨 디자인인지... 라는 의문을 갖게 만들기도 한다.

 

물론 이런 의문을 갖게 되는 내용이 그다지 많이 있지는 않지만 특별히 디자인으로 말할 수 있는 더 좋은 예들이 있었을 텐데도 저자는 가장 자신이 경험한 예들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특히나 집에 대한 그의 의견은 자신이 어떻게 만족할 수 있는 집을 찾게 되었는지와 디자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미안하지만 난 이런 식으로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원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저자의 서술에서 어떤 물건에 대해서 설명을 하다가 얼렁뚱땅 정리도 없이 다른 물건으로 이야기를 넘기는 경우가 가끔 있었는데,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고 여러 과정을 거쳐서 결국 지금은 어떻게 되었다기 보다는 어떤 과정을 거쳤다에서 다른 얘기로 넘어가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몇권이나 책을 쓴 사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간만에 머리나 식힐려고 펼친 책이었는데...

열만 더 받았다.

 

역시나 뭘 구입하던 잘 생각해보고 구입해야 한다니까.

어설픈 충동구매는 시간과 돈이 낭비된다는 결론을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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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놀 책세상 니체전집 10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찬국 옮김 / 책세상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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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을 구입하려고 지갑을 열고 있을 때도 나는 이걸 과연 사야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하고 있었다. 물론 가격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것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겪게 될 수많은 고통이었다. ^^;;;

 

심술쟁이 영감탱이가 얼마나 또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지 충분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 책을 통해서도 얻는 것도 있겠지만 많은 좌절을 안겨주리라 충분히 예상되었기 때문에 읽으려니 괴롭고 포기하고 싶으면서도 유난히 관심이 가고 매력을 느끼게 되는 사람이니 어쩔 수 없이 구입을 했고, 역시나 한달에 걸쳐서 읽으며 많은 괴로움을 수반한(게다가 날도 추워서 더 괴로웠다) 독서기간이었다.

 

지금까지 그의 책들을 몇권 읽었지만 이번에도 그에 대한 내 관심은 걷어차였을 뿐이었다.

알듯 말듯한 그의 글들에 좌절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가 쟁취하라는 삶에 대한 태도가 내 삶과는 많이 차이가 나고 그가 냉소하고 비판하는 삶이 오히려 나의 삶과 닮아있다는 생각에 여전히 나는 새롭게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재확인하게 되었을 뿐이다.

 

'아침놀'은 다른 출판사에서는 대부분 '서광'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침놀'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고 멋지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솔직히 제목이 너무 마음이 들어서 구입을 했었으니까.

 

그는 여전히 철학으로 망치질을 하고 있으며 이번 망치질은 '도덕'과 '종교'를 중심으로 그외의 것들도 간간히 비판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가끔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고, 때로는 국가와 인간의 이면의 것들(그는 무의식이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간간히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비판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침놀'을 읽기 전에 '도덕의 계보학'을 먼저 읽는 것이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도덕의 계보학'도 그다지 쉽지는 않은 책이니...

 

짧은 잠언들처럼 이뤄진 니체 특유의 글쓰기는 '아침놀'에서도 경험할 수 있으며,

가끔씩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지 두세번 읽어도 감을 잡기 어려워서 짜증도 나면서도 또 가끔은 어쩌면 이렇게 예리하게 통찰할 수 있을지 놀랍게 만드는 글도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는 힘들어도 항상 그렇듯이 나의 마음을 울리는 니체였다.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지금에 안주하지 말고 뛰어넘으라고 응원한다.

여전히 더디게 뛰어넘기를 시도해 보지만 성공하지는 못하고 넘어지기 일쑤인 것 같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나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나도 흔쾌히 응하고 싶다.

 

이번에도 힘겹게 읽어내었기 때문에 다른 니체의 책들은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너무 유혹이 강해서 '짜라투스트라...'는 어딘가에 숨겨둬야지.

 

읽기가 힘겨울 것 같은 사람들은 뒤쪽에 있는 해설에서 보다 편하게 길잡이를 해주고 있으니 한번 읽은 다음에 본문에 도전하는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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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 구조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 옮김 / 까치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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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길지 않은 내용에도 불구하고(300페이지 분량)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직은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몇일이면 후기까지 읽을 수 있으니까 거의 2주 걸려서 읽었던 것 같다.

 

그만큼... 나에게는 어려웠고 지루했다. 나름 도움이 되는 내용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읽으면서 잠이 오고 뭔소리인지 몰라서 계속 뒤적거리게 된 책이기도 했다.

역시나 나와 과학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동안 이것 저것 다양한 분야라고 말할 것 까지는 없지만 관심이 가는 분야들의 책들을 읽으면서 어쩐지 수학과 과학 쪽은 전혀 읽지 않은 것 같아서 하나 읽어볼 생각으로 잡았던 것이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인데, 앞으로는 절대 잡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어느정도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과학과 관련된 책들에 비해서는 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사람을 힘들게 만드니... 편하게 읽던 분야들이나 읽어야겠다.

 

어떤 의미에서는 최근의 과학, 철학 및 기타 다양한 영역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한번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동안 나를 포함해서 너도나도 사용하고 있는 용어인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를 지금과 같이 너도나도 쓰도록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에 비단 과학사나 과학철학 쪽만이 아니라 지금-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렵기는 하지만 어느정도 의미가 있는 책이며 전체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부분적으로는 많이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는 기존의 과학사에서 다뤄졌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던 축적적인 발전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가 어떻게 진보하느냐에 대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말해주고 있다.

그렇게 길지 않은 분량의 내용들로 되어있지만 생각보다는 읽는데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과학쪽이나 수학쪽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산수는 할 수 있어도 수학은 여전히 못해먹겠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번역에 대해서 지적한 적이 없었는데(번역문제를 지적할 정도의 지적 수준은 아니다) 이번에는 번역문제를 지적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1999년 초판 18쇄 발행판인데도 문장이 '뭔가 이상하게' 번역된 느낌이다.

번역가가 초반에 보다 읽는데 편하게 하기 보다는 원문의 맛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다는 말이 있어서 어느정도 각오를 하기는 했지만 만약에 내가 영어를 어느정도 했으면 번역판을 읽기 보다는 원서를 읽는게 더 도움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정도였다.

번역자가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답시고 과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없으리라 생각했는지 아니면 일반인들이 대부분 학교를 다닐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다들 잘 알고 있으리라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흔하디 흔한 번역자 각주도 하나 없는 책은 간만에 보는 것 같다.

 

번역자가 해설을 위해서 각주를 하는 경우 너무 많을 때는 오히려 읽는데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있지만 이런 책에는 어느정도 길잡이기 필요한 사람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번역만 했을 뿐 특별히 다른 것은 없는 책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

과학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의미있는 책이기 때문에 번역상태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해 볼 수 있을만한 책이기를 바랬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권하기는 참 힘든 책이었다.

 

새로나온 개정판에는 어느정도 수정이 이뤄졌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읽은 '두산동아' 출판사 판에 있는 역사 서문을 보자면 별로 기대할게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동안 '패러다임'에 대해서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진보나 기타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도 보다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좋던 싫던 기존의 축적적이고 일방향적인 진보와 발전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패러다임'에 전환을 가져온 책이기 때문에 고생은 하겠지만 읽은 다음에는 무언가를 생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패러다임' 관한 것 뿐만 아니라 그외의 것들에 대해서도 좋은 인식의 틀을 제공해주는 책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패러다임'에 관한 것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좁은 지식을 갖춘 나와는 달리 상식이 풍부한 다른 사람들은 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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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1880~1918
스티븐 컨 지음, 박성관 옮김 / 휴머니스트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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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물론 헌책방에서 구한 책이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구해서 읽기를 반쯤은 포기한 상황이었는데 헌책방에서 우연히 보게 되어서 기분 좋게 구입할 수 있었다.

책을 구입한 것만 기분 좋은 것이 아니라 내용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물론... 많은 부분은 이해하지 못해서 알딸딸하게 만들었지만.


저자는 크게 두가지의 주제를 갖고 1880년에서 1918년 사이에 벌어진 사건들과 사회적 변화 등등을 풀어내려고 하고 있다.

그 두가지는 바로 ‘시간’과 ‘공간’인데 시간과 공간에 관해서는 최근의 인문학계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주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다양한 철학자들이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 많은 생각들을 말하고 있거나 그런 방식으로 그들의 말들을 해석하려는 연구자들이 많아지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최근 공간과 시간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져서 큰 도움을 받게 된 책이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호수의 여인’을 읽은 다음 거의 한달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서야 책을 다 읽게 되었다. 분량이 크기도 하지만(700페이지가 넘는다) 분량을 떠나서 저자가 얘기하는 다양한 예들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시간에 관한 부분은 어느정도 알아먹을 것 같았는데, 공간에 관한 부분이 많이 어려웠다). 아마도 한가지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었던 사람이 보다 작품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다 편하게 읽게 하기 위해서 시간 / 공간으로 주제를 나누고 이전에 갖고 있었던 시간에 대한 인식과 다양한 변화(표준시간의 등장, 전화, 전차와 자전거의 등장으로 인한 속도감과 시간감각의 상대성, 영화의 등장, 테일러주의, 프루스트, 조이스, 베르그송 및 다양한 사회 / 철학자들의 논의 등등)를 통해서 어떻게 시간에 대한 관념과 감각이 변화하게 되었는지 다양하게 보여준다.


그다지 박학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저자가 풀어주는 많은 예들을 따라가기가 힘들었지만 최대한 읽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자세하고 다양한 사례들 통해서 힘겹기는 하지만 재미나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놀라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기는 했지만 이처럼 수많은 예들을 찾아내고 정리한 사람은 몇 안되는 것 같다.


저자는 시간에 대한 변화를 설명한 다음 시간을 다양한 부분으로 나눠서 친절히 변화와 함께 우리가 어떻게 경험하게 되는지 알려준다. 프루스트와 조이스의 책을 주된 참고자료로 사용하고 베르그송의 철학과 니체와 기타 다양한 철학자들을 통해서 시간의 경험과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도 설명한다.

전반적으로 이러한 변화의 주된 원인이 과학과 기술발전으로 인하여 변화가 추동된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지만 저자는 분명히 이런 변화의 주된 원인이 과학가 기술발전이기는 하지만 그러한 변화만으로는 당시의 다양한 분야에서 거의 동시에 벌어진 인식의 변화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저자가 말하고자 하고 싶어하는 것은 일종의 ‘흐름’으로서 변화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그는 일종의 토대-상부구조론으로서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 접근하는 것에  부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저자의 관점은 ‘공간’에 대한 논의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전과 이후의 공간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변화를 하게 되는지와 기술의 변화와 함께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수학과 과학에서의 변화이다.

특히 수학에서도 아인슈타인의 업적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은 해주고 있는데... 산수나 좀 하지 수학은 꽝인 사람이기 때문에 거의 무슨 소리인지 대충만 알아먹게 되었다.


공간에 대해서는 건축가들도 중요하지만 세잔이나 입체파와 같은 미술가들의 업적에 대해서 보다 집중을 해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후반부에서 입체파의 미술과 제1차세계대전이 그동안의 전술과 전략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심도있게 분석해주고 있다.


그동안 관심을 갖고 있었던 주제를 조금이라도 접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고, 앞으로도 이런 분야에 대해서 보다 관심을 갖고 싶었는데 다른 책들도 구해서 보고 싶다.

물론... 언젠가는~ 이겠지만.


참고 :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저자의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사회를 바라본다면 아주 흥미롭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공간에 대해서는 지식과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이 떠올리게 되지는 않지만 시간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생각들이 떠오르게 된다.

저자가 제1차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과정을 분석해주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시간관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내용이 어쩐지 한국의 상황과 어느정도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냥 스쳐지나가는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꽤 쓸만한 연구주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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