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놀 ㅣ 책세상 니체전집 10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찬국 옮김 / 책세상 / 2004년 4월
평점 :
이책을 구입하려고 지갑을 열고 있을 때도 나는 이걸 과연 사야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하고 있었다. 물론 가격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이것을 읽어내는 과정에서 겪게 될 수많은 고통이었다. ^^;;;
심술쟁이 영감탱이가 얼마나 또 사람을 좌절하게 만들지 충분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 책을 통해서도 얻는 것도 있겠지만 많은 좌절을 안겨주리라 충분히 예상되었기 때문에 읽으려니 괴롭고 포기하고 싶으면서도 유난히 관심이 가고 매력을 느끼게 되는 사람이니 어쩔 수 없이 구입을 했고, 역시나 한달에 걸쳐서 읽으며 많은 괴로움을 수반한(게다가 날도 추워서 더 괴로웠다) 독서기간이었다.
지금까지 그의 책들을 몇권 읽었지만 이번에도 그에 대한 내 관심은 걷어차였을 뿐이었다.
알듯 말듯한 그의 글들에 좌절을 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가 쟁취하라는 삶에 대한 태도가 내 삶과는 많이 차이가 나고 그가 냉소하고 비판하는 삶이 오히려 나의 삶과 닮아있다는 생각에 여전히 나는 새롭게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재확인하게 되었을 뿐이다.
'아침놀'은 다른 출판사에서는 대부분 '서광'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아침놀'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고 멋지다는 느낌을 갖고 있다.
솔직히 제목이 너무 마음이 들어서 구입을 했었으니까.
그는 여전히 철학으로 망치질을 하고 있으며 이번 망치질은 '도덕'과 '종교'를 중심으로 그외의 것들도 간간히 비판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가끔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고, 때로는 국가와 인간의 이면의 것들(그는 무의식이라는 단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간간히 칸트와 쇼펜하우어를 비판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침놀'을 읽기 전에 '도덕의 계보학'을 먼저 읽는 것이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도덕의 계보학'도 그다지 쉽지는 않은 책이니...
짧은 잠언들처럼 이뤄진 니체 특유의 글쓰기는 '아침놀'에서도 경험할 수 있으며,
가끔씩은 도대체 뭔 소리를 하는지 두세번 읽어도 감을 잡기 어려워서 짜증도 나면서도 또 가끔은 어쩌면 이렇게 예리하게 통찰할 수 있을지 놀랍게 만드는 글도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는 힘들어도 항상 그렇듯이 나의 마음을 울리는 니체였다.
그는 여전히 우리에게 지금에 안주하지 말고 뛰어넘으라고 응원한다.
여전히 더디게 뛰어넘기를 시도해 보지만 성공하지는 못하고 넘어지기 일쑤인 것 같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나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나도 흔쾌히 응하고 싶다.
이번에도 힘겹게 읽어내었기 때문에 다른 니체의 책들은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너무 유혹이 강해서 '짜라투스트라...'는 어딘가에 숨겨둬야지.
읽기가 힘겨울 것 같은 사람들은 뒤쪽에 있는 해설에서 보다 편하게 길잡이를 해주고 있으니 한번 읽은 다음에 본문에 도전하는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