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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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에 관한 여러 명성들은 이미 익히 들어서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명성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게으름과 귀찮음은 모든 것을 미루도록 만든다.

 

이처럼 미루고 미루던 수전 손택과의 만남이 가능하게 된 것은 항상 그렇듯 우연함으로 인해서였고, 그 우연함을 통해서 접하게 된 타인의 고통은 읽는 동안 그저 단순히 생각하던 관점과 입장이 그렇게 단순하게 선택하고 자리 잡기에는 너무나 복잡한 함수 관계가 있어왔음을 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인지 조금은 간결하고 명쾌하면서도 뭔가 어려운 선택에 내몰리게 되는 기분이 들게 되는 타인의 고통이 짧은 분량과 난해하지도 않은 내용이면서도 계속해서 무언가 생각하도록 만드는... 고민과 숙고를 거듭하게 만드는 힘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전 손택은 우리들이 어째서 점점 더 타인들의 고통에 대해서 우리들의 고통이 아닌 우리와는 무관한 고통으로서 바라보고 인식하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 속에서 그 무감각함이 되어버린 이유를 찾아내려고 하고 있다.

 

쉽게 접하게 되고,

끊임없이 접하게 되는,

잔혹함들로 인해서 느끼게 되는 지루함과 진부함이 어떻게 우리들의 인식의 틀을 변화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수전 손택은 그가 꽤 이전에 검토했었던 사진에 대한 논의들을 다시금 검토하려고 하고 있고, 너와 나 / 우리와 타자들이라는 구분에 대한 그 명확한 것 같으면서도 이렇다 할 구분 없음에 대한 적극적인 물음을 우리들에게 던지려고 하고 있다.

 

수전 손택은

전쟁에 대해서

사진에 대해서

잔인함에 대해서

어떻게 과거에는 좀 더 외부의 것들이 우리들 내부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으면서, 반대로 우리 내부에 존재하던 무언가가 어떻게 외부로 밀려나고-배제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려고 하고 있는데, 어떤 설명과 표현을 통해서 느끼도록 만드는 글과 직접적인 장면 자체를 우리들에게 제공하는 영상과는 다른 입장에 놓인 사진이라는 순간을 담아낸 정지된 장면-고정된 이미지를 통해서 무엇을 전달할 수 있고 전달받을 수 있는지를 그리고 어떤 수많은 것들이 사진에 담겨질 수 있고 갈등과 투쟁, 조작과 영향력을 획득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비의 발달과 함께 점차 단순하게 무언가를 사진으로 남기는 수준을 넘어서 자신만의 혹은 미학적인 무언가를 담아내기 시작하는 사직작가의 등장을 통해서 점차 더 커져가는 영향력을 사진은 얻어낼 수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와 함께 사진을 통해서 가장 강렬하게 담아내고 전달할 수 있는 (언제나 TV와 경쟁하기는 하지만) 전쟁이 어떻게 사진을 통해서 담겨지게 되는지와 그 장면-이미지를 통해서 전쟁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과거와 차이점을 갖는지를 수전 손택은 예리하게 구분해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수전 손택은 다시금 고통이라는 것에 대해서 논의를 이어가며 보는 것을 통해서 / 사진을 통해서, 그 순간-장면-이미지를 고정시키고 정지되도록 만드는 과정을 통해서 어떤 점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지를 정밀하게 분류하고 구분하며 논의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지의 중요성이 커져가면서 생겨나게 되는 이미지의 권력화와 주도권을 갖고 있기 위한 갈등(위계적 구조를 바라는 이들과 수평적 구조를 바라는 이들의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을 다툼)과 함께 그 과정 속에서 확인하게 되는 (앞에서 잠시 논의가 되었었던) 너와 나 / 우리와 다른 타자들이라는 구분에 대해서 다시금 논의를 접근시켜 한층 더 진지한 검토를 시도하고 있다.

 

어떻게 우리들이 받아들이고 잠시라도 진지함을 갖도록 만드는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적당한)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그 최적화된 예술에 가까운 적당함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며 그럼으로써 갖게 되는 거리감과 그 거리감으로 인해서 충격의 강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그렇게 점차 더 강한 자극에도 무덤덤함이 가능할 수 있게 된 이유를 알아내려고 한다.

 

수전 손택은 각각의 논의들이 개별적이면서도 하나의 유기적인 논의가 되도록 의도하고 있으며, 각각의 논의들이 조금씩 순서를 바꿔가면서 다른 논의와 긴밀함을 얻도록 하면서도 각각의 논의들이 각기 다른 속도 속에서 논의가 진행되면서도 결국 하나의 논의로 완성되도록 하는 빼어난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데, 어쩌면 불필요하게 복잡한 방식으로의 논의를 진행한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 나름대로 의미 있는 논의 방식인 것 같고, 그럼으로써 좀 더 여러 생각들이 가능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상상이나 이론이 아닌 계속해서 현실 속에서-현실에서 머물며 조금 더 좋은 방식의 변화가 가능할 수 있음을 희망하기는 하지만 그게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니 아쉽게만 느껴지는데, ‘타인의 고통을 통해서 좀 더 현실을 둘러싼 주도권을 갖기 위한 권력과의 갈등-다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 이미지와 함께 타자들에 대한 생각까지 많은 것들을 넓게 펼쳐놓게 되기도 하면서 여러 고민들을 하나씩 연결해보고 이어가며 더 강한 상관관계-연관관계를 찾아보게 되기도 한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책이었고, 독서였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수전 손택의 다른 저서들도 찾아 읽어서 수전 손택의 문제의식()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다가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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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개정2판
최장집 지음 / 후마니타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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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최장집 교수의 저서들을 꽤 읽기는 했지만 그의 저서 중 가장 탁월한 분석력을 보여준다고 알려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계속해서 읽기를 미루고 있었고 어쩐지 읽고 싶은 기분이 들 때보다는 나중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었다.

 

하지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어쩐지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책을 펼치게 되었고, 다뤄지고 있는 내용들이 책을 집필하고 출판되었던 그 당시 상황 속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여겨진 내용들이었을 것인데도 지금도 중요시 되어야 하고 필요한 논의들이라고 생각된다는 사실에, 그 여전한 유효함에 최장집 교수의 분석력과 통찰력 있는 시각에 감탄하게 되면서도 어떤 해결도 이뤄내지 못한 한국 사회에 대한 불편한 마음만 커지기도 했다.

 

분석의 뛰어남보다 어떤 해결도 해내지 못한 한심함에 좌절하게 된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분석들이고 질문과 문제제기들이며, 그 해결됨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문제들로 확산되고 있고 문제점은 더욱 커지고 있을 뿐이다.

 

얼마나 더 심각해지게 될 것인가?

그저 그 심각함이 더해질 것에 두려움이 커질 뿐이다.

우리는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어떤 반성, 어떤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 뿐이다.

 

여전히...

우리는 엉망으로 향해질 뿐이다.

 

최장집 교수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어째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더 확대되고 민주화가 진행되지 못하고 퇴행되어버리거나 민주화 이전의 잔재들-문제점들을 청산하지 못하고 있는지를(그리고 그 문제점이 더 커져가게 되는지를) 분석하려고 하고 있고, 그 분석을 위해서 해방 이후 한국 사회의 정치-사회적인 변화들을, 그 역사적인 흐름들을 검토하고 그 검토 속에서 정교한 분석과 문제인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장집 교수 본인은 정교함 보다는 대략적-개략적 혹은 일종의 유형을 만들어내고 있는 듯이 말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좀 더 채워야 할 점들을 찾아내고 부족한 점을 지적할 수 있을지도 몰라도... 그 분석()은 정교하고, 탁월하다는 생각이다.

 

통찰력으로 가득하다.

 

그 분석과 검토들을 근거로 제시되는 문제점들이,

아마도 누구나 혹은 이미 익히 알고 있었고 예상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이

그 당시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한다고 해도 대부분은 예전부터 자주 논의되었던 문제들이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고, 발생되고 있고, 중요시되는 문제들로 여전히 논쟁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최장집 교수는 매우 이상한 방식으로 예언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무엇을 예측하거나 예상하기를 의도하지 않았지만 진단하고 결론내리는 내용들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문제되고 있거나 불거지고 있기 때문에 그의 탁월한 안목과 분석력에 감탄하게만 되는 것 같다.

 

여러 문제점들을 검토하고 그 검토 속에서 중요한 점들을 말했는데, 바로 그것들이 예언처럼 지금도 여전히 문제의 핵심 속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 더욱 좌절감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최장집 교수는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서 정당의 중요성에 대해서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고, 그 정당이 지금과는 다른 입장과 움직임을 보여줘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제시되는 여러 의견-생각들과 현재의 문제점을 통해서 제시되는 최우선 과제들에 대해서 이제는 더는 미루지 말고 어떤 대답들을 혹은 결론과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무언가 대답해야만 한다.

계속해서 미뤄진다면 상황은 더욱 더 악화가 될 것이고,

더 지독한 상황으로 몰려갈 것이다.

 

우리가 벗어나야 하는 것들.

우리가 이겨내야 하는 것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들.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

 

그런 것들을 최장집 교수는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하고 분석하며 찾아내려고 하고 있고, 그런 분석과 제안들이 어쩌면 그의 다른 저서들에서 이미 지속적으로 언급되었고 주장되었던 것들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필요하고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래서 반드시 이뤄져야만 하는 내용들이기 때문에 그 분석-검토들을 계속해서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만들게 된다.

 

더는 어떤 핑계나 알리바이를 말하며 피하진 말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점점 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결론으로 향하고 있고,

해결할 수 있는-해낼 수 있었던 여러 많은 기회들을 놓치게 되어서 결국 악순환으로 향하고 있음을 슬프게 바라보고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들을 이대로 포기할 수 없기에 최장집 교수의 고심 속에서 이뤄진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들이 해야만 하는... 좀 더 적극성을 가져야만 하는 무엇들을 찾아내야만 할 것이다.

 

세상에 대해서

사회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민주화 이후의 한국 사회에만 한정된 분석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고 다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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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로망스
김민관 지음 / 고려의학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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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다분히 낭만적인 느낌-이야기로 가득한 슈퍼맨 로망스는 한겨울의 차가움과 정반대되는 따스함으로 가득한 이야기들로 채워진 단편(모음)집이다.

 

20편의 단편들로 채워진 작품이기 때문에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들로 묶여졌고 각각의 이야기들은 약간의 비슷함도 느낄 수 있기도 하고 전혀 다른 재미들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어떤 낭만과 약간의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길지 않은 시간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것 같다.

 

각각의 이야기가 개성을 갖고 있고 일관적이기 보다는 다양함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냉정함과 계산적인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어린 시절에나 가졌을 것 같은 감수성과 순수함을 여전히 갖고 있으면서 그로 인해서 상처를 받게 되기도 하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의 낙오자들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시대가 바라고 있는 것들을 아직까지 채우기를 머뭇거리거나 거부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거부감이 의식적인 거부감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태생적이라고 말하거나 체질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어울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 그저 어울리지 않으니 그러기가 어렵다고-싫다고 말하는 인물들이다.

 

거의 모든 이야기가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고, 다른 이야기들은 낭만적이고 감수성을 자극하는 순간들을 잡아채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런 성향의 글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전혀 관심이 들지 않겠지만 낭만과 상상 그리고 감수성이 듬뿍 담겨진 이야기들을 원하는-원하던 사람이라면 꽤 흡족한 작품으로 느낄 것 같다.

 

때로는 내가 잃었던 순수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이제는 사라졌으리라 생각되던 감정을 자극하게 되기도 하고,

하루 하루가 변함없이 흘러가기만 하던 괴롭기만 한 시간들이 생각나기도 하는,

잊고 있던 것들과 잊어졌으리라 생각되던 것들을 다시금 마주하게 되는 슈퍼맨 로망스는 빼어난 글재주를 뽐내지는 못하고 아직은 덜 다듬어진 느낌이 들게 되는 글들이기도 하지만 좀 더 분발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재미들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기도 하는 내용-글이었다.

 

부족함을 지적하며 꾸짖기 보다는 좀 더 잘 해주기를 바라며 칭찬하고 싶어지는 글이었다.

만나기 어려운 글이기 보다는 만나서 반가움을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다.

더 자주 만나고 싶어지는... 그런 글이다.

 

 

참고 : ‘슈퍼맨 로망스를 읽게 된 이유는 저자 본인이 자신의 책에 대한 홍보를 목적으로 전달받게 되었는데, 이렇게 직접 저자에게 책을 받게 되기는 처음이었다. 무척 생소한 경험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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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술 - 개역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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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항상 무언가를 좀 더 그럴 듯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재주가 있으며 여러 가지 것들을 잘 정리해내고 그 자신만의 정리가 무척 논리적인 설득에 앞서 감정적인 설득을 당하도록 만드는데, 세련된 느낌을 갖도록 만드는데 좋은 재주가 있어 보인다.

 

이런 저런 내용들로 엮어지고 여러 내용들이 잘 짜여 있기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듬성듬성 거리면서도 읽는 동안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고 술술 읽혀지는 기분에 그리고 재미나게 읽혀지는 기분에 만족스런 느낌만이 가득한 여행의 기술또한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해줌과 동시에 여러 앞선 권위 있는-통찰력 있는 이들의 생각들을 근거 삼아 우리들로 하여금 그가 생각하고 바라보았던 것들에 대해서 좀 더 받아들임이 쉬워지도록 그리고 그 받아들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쉽게 동의가 되고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그리고 모르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좀 더 앎을 만들어주는 것에 기쁘기도 하지만 어쩐지 무언가가 어색한 느낌도 들게 된다.

 

이런 기분을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저 체질적인 거부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탁월한 글쟁이에 대한 알 수 없는 질투심이라고 말해야만 할까?

 

어떤 식으로든 생산적이라고 생각되지 못하는 불만일지도 모르지만 그의 글에서는 적당한 선에서 정리가 되고 완결된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은 아쉬운 기분이 들게 될 때가 있다. 좀 더 거침없이 밀어붙이기도 하고 끝까지 가보는 논리의 극한을 추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의 글에서는 그보다는 여유로움이 더 느껴지고 어떤 식으로든 그 여유를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어떤 긴장감과 극단까지 가보겠다는 철저함이 느껴지지 못해서 후한 평가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여행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고 반대로 잃을 수 있는지를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흥미로운 일화들을 소개해주면서 진행되는 여행의 기술은 단순히 무엇을 챙기고 어떤 장소로 가야 하는지를 혹은 어떤 실망을 그리고 기대를 이겨내고 얻어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그저 그런 고리타분한 내용-글이 아니라 여행 자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내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여러 고전들과 철학자 혹은 연구자들의 글들과 실제 경험들을 통해서 그들이 여행이라는 것을 통해서 얻어낼 수 있는 무언가-어떤 것 들을 어떤 식으로 얻어냈는지를 혹은 주장했는지를 알려주며 우리가 여행으로 인해서 얻어내고 새롭게 인식하고 개달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고, 끝없이 외부로 향하려고 하지만 그 외부에서 어떤 기분과 감정 그리고 장소와 공간들을 경험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강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외부의 어딘가가 중점이 아닌 그 과정-향함-도달에 대한 논의가 중심되어 진행되고 있다.

 

실망과 헛된 낭비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어떤 새로운 얻음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한 여행의 다짐과 결심에 대한 옹호와 조심스러운 긍정 속에서 그림과 사진 그리고 여러 일화-사례들이 겹쳐지면서 알랭 드 보통의 생각들은 좀 더 정교해지고 논리와 감정-감상적인 설득력을 갖게 되는데, 어딘지 모르게 그의 여행은 그의 글에서는 누군가가 언급되기도 하고 함께함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오직 홀로 혹은 그 누구도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되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것은 과연 누구와 함께할 때 어떤 다름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랭 드 보통은 전혀 대답해주진 않고 있다.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

휴식과 안락함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흔히 말하는 재충전을 위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좀 더 다른 무언가-무엇인가를 접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반적이면서도 그동안은 전혀 관심을 두지 않던 것들을 통해서 그걸 알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그 이국적임 혹은 그동안과는 다름을 찾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권태와 실망 혹은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곳과 다를 것 없음에 대해서 말해주기도 하고 있다.

 

훔볼트의 사례-일화를 통해서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알아가는 그리고 일반적인 우리들이 갖고 있는 관심 없음과는 반대되는 관찰력과 호기심을 갖고 있는 이의 모습을 통해서 단순히 여행의 경우만이 아닌 일상을 경험할 때도 해볼 수 있는 좀 더 다른 관점을 그리고 여러 관심과 흥미에 대해서 알려주면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궁금함을 해소하는 재미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혹은 그 (여러 즐거움을 찾는) 과정들을 통해서 니체가 말하는 삶의 고양을 강조하기도 한다.

 

새로운 가치와 범주화 그리고 좀 더 다른 방식의 질문과 흥미에 대해서 주장하기도 하고, 이어지는 윌리엄 워즈워스에 관한 논의를 통해서는 도시에 대한 반대급부로서의 시골과 삭막한 도시라는 공간과 대비되는 풍요롭고 다채로운 자연으로 향함을 말해주고 있고, 그와 관련된 거대한 자연을 통한 숭고함과 (자기 자신의) 미약함을 다시금 깨닫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기도 하다.

 

그 부족하고 미약함을 깨달으면서 좀 더 자기 자신을 고양시킬 수 있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고, 그 못남의 인식으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으로 인해 불편하고 못마땅한 그리고 받아들일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게 만들어주기도 하다는 주장을 한다.

 

여기서 알랭 드 보통이 말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 한편으로는 순응하게 되는 / 되어버린 존재가 된다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현실적인 한계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하고 수긍하는... 길들여지게 된다는 단점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고흐의 시선을 통해서 각 지방과 지역 그리고 공간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바라보고 그 이해함을 무언가로 남겨냄을 알려주면서 어떤 측면을 좀 더 강조하고 남겨내는 것에 대한 긍정을 말하고 있다. 그 예리함과 예민함에 대해서 애기를 하며 어떤 핵심을 찾아야 하는지를 그리고 무언가를 발견해낼 수 있는지를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단순히 여행이 다른 공간을 찾는 것으로 한정 짓는 것이 아니라 그 외부에서 어떤 다름을 그 어느 곳과도 다른 그곳만의 특징들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지를 찾을 수 있도록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꼼꼼하고 자세한 관찰을 존 러스킨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아름다움을 그리고 잊을 수 없음을 소유할 수 있고 간직할 수 있는지 논의하면서 기술이 우리에게 공간적으로 좀 더 넓고 좁게 만들어내고 좀 더 윤택하고 편안함을 만들어내게 되었지만 그럼으로써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잊고-잃고 놓치기고 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그동안 외부로만 향하던 시각을 다시금 우리가 속해 있고 일상을 보내는 내부로 돌아와 현재 속에서 우리가 속해 있고 존재하는 곳도 무한히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그리고 새롭게 깨달을 수 있음을 메스트르의 방식-시각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이런 외부와 내부의 구분을 다시금 구분 없음으로 만들어내고, 좀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수많은 것들을 겹쳐냄으로써 여행이라는 것이 어떤 과정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어떤 새로운 인식을 찾는 시도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려주며 마무리를 짓고 있는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은 항상 그렇듯 여러 지식과 깨달음 그리고 새로움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역시나 빼어난 글쟁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반박하고 싶고 무언가 잘못된 점들을 찾아내고 싶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

 

결국 그런 생각은 좋다고 말하기 보다는 좋지 않은 생각일 것 같고,

그의 생각 속에서 어떤 긍정을 찾아내고 좀 더 다른 긍정을 모색해야만 하는지가 더 올바른 생각일 것 같은데, 그렇기 때문에 그가 생각하는 여행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좀 더 다듬고 다른 무엇들을 찾아내어 내 자신만의 여행을 그리고 삶의 방식과 시각과 고양을 찾아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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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2013-04-29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책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뒤적여본지 좀 되었는데도 아직도 뭐가 뭔지 구분못하는 저같은 사람이 보기에는 탁월하고 솔직하게 책에 대한 평가를 하신듯 합니다.

배군 2013-04-29 01:04   좋아요 0 | URL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2
박해천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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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아파트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시작하고 (아마도) 삶을 마감하게 될 우리들은 어떤 존재로서 받아들어야 할 것이며 이해되어야만 할 것인가?

 

박해천의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런 거창하거나 바쁘고 고된 세상살이 속에서의 뜬금없는 질문을 내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질문()에 대한 약간의 실마리들을, 어떤 원인들-효과들이 있는지를 추측하고 생각해볼 수 있게끔 해주고는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논의는 박정희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파트 건설이 단순히 주택문제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서 어떤 효과와 개선 및 문제점을 만들었는지와 같은 (인문사회학적 / 공학적인) 분석이 아닌 아파트를 하나의 존재로서 이해하면서 어떻게 우리들을 변화시키고 주변을 변화시키게 되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미셸 푸코와 조르조 아감벤 등이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알다시피... 그런 이들의 논의를 무척 일부분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그들의 의견이 스며들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찌되었든 그런 의미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삶의 조건과 풍경, 정서와 내면화 등 물질적인 측면과 함께 정신-정서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분석-해석-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논의를 위한 저자의 논의 방식은 조금은 독특한데, 저자는 논의의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눠놓고 있고 하나는 픽션 다른 하나는 팩트라는 장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팩트의 경우 일반적인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실제 사실들과 그 사실들을 토대로 한 분석들과 해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크게 특징지을 내용은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앞선 픽션의 내용들의 근거를 제시하는 혹은 명확한 자료로서 제시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팩트는 일종의 부록과도 같은 의미를 갖게 될지도 모르지만 픽션에서 놓치고 있던 세세한 부분들을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부차적인 내용으로서만 생각해서도 안 될 것 같다.

 

팩트의 경우 최초의 아파트라고 말할 수 있는 마포 아파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어떻게 우리들의 생활방식-생활양식이 변화되는지를 그리고 아파트가 어떤 의미를 갖게 되어가며 어떤 방식으로 중요성을 획득해 가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아파트의 내부구조를 채워가는 과정에서의 변화와 구별짓기, 내부와 외부의 변화(상점, 여가, 교육 등)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내부를 채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되어버리는 가구와 가전제품들, 거실, 안방에 대한 분석들과 여가생활까지 논의를 이어지도록 만들어 단순히 아파트의 등장과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게 될 정도로 한국의 모든 공간을 채우게 되는 건설-배치-장악의 과정만이 아니라 그렇게 되어버림으로써 어떻게 우리들의 삶이 재구성되고 재인식되어버리게 되는지, 그 개조-변화를 어디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해내고 있다.

 

마지막에 가서는 분당과 용인이라는 신도시를 대표하는 두 도시에 대한 짧은 논의를 통해서 노태우 정권에서 김대중 정권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어떻게 도시계획이 변화되었고 그 변화 속에서 아파트가 삶의 터전이면서 투기의 대상이고 재산증식과 교육, 소비생활과 노후안정을 위한 수단 등 한국사회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지를 자료와 분석을 토대로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팩트의 일반적인 논의와는 달리 픽션의 경우는 무척 이례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고, 과시적이고 현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운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약간은 욕심이 지나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게 되지만... 그 욕심이 혹은 좀 더 다른 글쓰기가 성공적인지에 대해서 평가가 조심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무척 흥미로운 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는 볼 수 있을 것 같다.

 

픽션의 경우 여러 관점을 오가고 있는데, 구체적인 사물로서, 아파트의 입장에 서서 논의를 하게 될 때도 있고, 전지적인 시점에서 하나의 시선-관점으로서 바라보게 될 때도 있고, 저자 본인의 시선에서 논의가 진행될 때도 있는 등 조금은 헷갈리게 만들기도 하고 여러 시선들을 정신없이-우왕좌왕 오가고 있기 때문에 어수선하고 난잡하다는 인상을 받을 때도 있기는 하지만 때로는 자긍심 속에서, 때로는 자기변호 속에서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아마도)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까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어떤 시선과 입장, 관점, 정신적-육체적 변화들을 보이고 있고 아파트를 통해서 어떤 의도와 전략이 있었는지를, 아무런 생각 없이 생겨나고 거주하고 살아가면서 우리들이 어떤 변화들을 겪게 되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게다가 저자의 논의가 흔한 방식인 해외-서구의 철학적 사회학적 분석의 틀을 가져와 대입시키는 방식이 아닌 (물론, 그런 논의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밑바탕 속에서) 그런 논의들을 충분히 알고 있는 것 같고 자신의 논의-분석을 진행할 때 큰 의지를 하고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그런 틀을 가져오려고 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식에 의지(소설을 통한 정서적 이해, 인터뷰나 회고록을 통한 사실 확인, 다른 국내 연구자들의 분석을 통한 접근 등)하여 논의를 진행시킴으로써 좀 더 한국사회에 들어맞는, 외부의 연구틀과 결론을 그대로 가져왔을 때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되도록 거리감을 갖고(혹은 잘 체화시켜서 / 선별하며)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의미 있는 분석들과 결론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 같다.

 

과장된 글쓰기 속에서 의미 있는 분석들과 흥미로운 관점들, 진지한 결론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독특한 글쓰기로서만 이해될 수 있지는 않지만 아쉽게도 인접해 있기도 하고 여러모로 비슷한 점들이 많기도 한 일본의 경우에 대해서 크게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으며, 공간 및 사회학적인 분석과 해석 그리고 결론이 대부분이라 아파트를 건설함으로써의 여러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상관관계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궁금증이 해소되진 못했다.

 

저자에게 무리한 요구겠지만... 역시나 궁금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앞서게 된다.

 

흥미로운 논의이기도 하고, 흥미로운 분석들이 제시되고 있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좀 더 논의를 이어지게 만들어 김대중-노무현 정권과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따로 할애를 해줬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러기에는 여러 한계들이 있었는지 서둘러 글이 끝맺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막연하게 갖고 있던 아파트와 공간 그리고 사회라는 주제를 알기 쉽고 충분히 이해되고 설득될 수 있는 선에서 분석을 해놓고 있고 결론을 제시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이 논의들을 이대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참고 :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픽션의 경우는 각 장별로 끝부분에 각주들을 모아놓고 있는 반면 팩트의 경우 개별적으로 밑부분에 설명을 해주고 있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러 그런 것인지 편집 과정에서 놓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가장 적절한 추측을 해보라면 픽션은 내용 전개가 독백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따로 배치한 것 같고, 팩트의 경우 전형적인 인문학적 글쓰기라 밑부분에 적혀져도 문제될 것 없기 때문에 그렇게 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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