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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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병률 지음

 

사진 내 스타일 아니다. 내지의 첫 사진부터 부담스럽다. 오래된 잡지 더미를 찍은 것까지는 그렇다 쳐도 왜 저렇게 찍었을까? 의아했다. 컬러여서 더 부담스럽다.

사진반 글 반인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제목만 그럴싸한 이야기들. 그렇다. 제목 얼마나 좋은가. 바람이 불고 당신이 좋고. 그러면서 내 기분도 좋아질 것 같은 착각.

그런데 그게 다다.

 

 

[무엇이 문제인가.

해는 지고 있고 하늘이 시리게 시리게 파란데.

저녁으로 맥주 한 잔과 키예프식 호박전을 앞에 두고 있는데.

당신이 내 마음속에 있는데.

 

황금으로 지은 집을 가진들 무슨 소용이랴.

샹트페테르부르크의 가을이 가슴 미어지게 눈부신들 어찌하랴.

당신이 당신이 없는데.

 

여러 번 말했지만 나는 바로 같은 사람.

여러 번 당신에게 말했지만 나는 멀리 있는 사람.

그러나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한 가지.

당신에게 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불가능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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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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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강동혁 옮김

 

정세랑작가가 어느 방송에선가 너무 재미있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너무 재미가 없는거야. 그래서 덮어두었다가 다시 읽었는데 그런데도 재미가 없는거야. 그래도 되는거야?”

 

지구보다 너를 사랑할 순 없어라는 여행 에세이를 써서 이 책을 들고 와서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난 레스가 이탈리아에 있든 프랑스에 있든 한국에 있는 나일 뿐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내가 레스가 되어 이탈리아, 프랑스, 모로코, 인도에 가지 못했다. 갈 수 없었다.

 

[있었을지도 모를 기쁨은 영원히 떠나버렸다. 로버트가 떠났을 때의 기분이 그랬다. 저승에서 너한테 전화를 걸고 있는 거지. 이건 코스튬 파티가 아니다. 그냥 모두가 늙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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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엄마 - 반양장본
스펜서 존슨 지음, 김혜승.김자연 옮김 / 따뜻한손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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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분 엄마

스펜서 존슨 지음/김혜승, 김자연 옮김

 

조금만 더 읽으면, 조금만, , 조금만 더 읽으면 1분 엄마가 무엇인지 알려준다고 하지만, 끝까지 읽어도 1분 엄마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를 기대하고 보면 절대 알 수 없다. 조금만 더 하는 과정 속에서 이미 1분 엄마가 되는 방법이 녹아든다.

 

각자의 목표를 종이 한 장에 250자 미만으로 정리하여 1분 안에 그것을 반복하여 읽어볼 수 있도록 한다. 항상 1분만 소요한다.

 

실제로 목표를 1분 이내에 쓰기는 어려웠다. 이 책을 읽은지 몇 개월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1분 안에 내 목표를 적지 못한다. 목표가 있어야 움직임도 있을진데, 결국 작은 목표만 득실하다. 두루뭉술한 목표. 회사에서 은따를 당해도 의연하기. 다른 사람의 괴롭힘에 위축되지 말기. 나로 살기.

 

예를 들어 말해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스펜서 존슨의 [선물] 영문판을 좋아한다. 같은 작가가 쓴 책이 동일하게 기쁨을 선사하지는 않는다.

 

[we become what we think about

 

문제가 되는 것은 문제 그 자체가 아니에요. 우리가 문제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문제지요.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해요. 그리고 스스로 성장하는 법을 깨우치게 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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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 개정판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 / 경당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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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웨이

줄리아 카메론 지음

 

페이지를 쓴지 2년이 되어 간다. 힘든 시기가 오면서 모닝페이지까지는 아니지만 무의식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다. 종이가 작으면 두 쪽, 종이가 크면 한 쪽 정도 쓰고 있다. 최근 몇 개월 사이 이전보다 시들해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쓰고 있다.

 

효과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초기부터 효과가 있었다. 뒤돌아보지 않는 무의식적인 이 글쓰기가 나를 살게했다. 좀더 의미있게. 오늘도 늦은 저녁에라도 한쪽이라도 써야겠다.

 

[사람들이 왜 모닝 페이지를 써야 하느냐고 물으면, 나는 다른 한쪽 면에 이르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모닝 페이지는 자신이 갖고 있는 두려움과 부정적인 사고의 다른 면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곳에서 우리는 한때는 분명히 자신의 것이었던 평온하고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당신은 잘하고 있다고 믿어야 한다. 사실이 그러니까. 글을 쓰지 않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그림을 기리지 않는 것보다는 그리는 것이 더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피해서 일 속으로 도망가는 것이다. 나의 아티스트를 망친다는 것은 결국 업무용 문서나 쓰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나의 아티스트를 무시한다면 결국 심한 우울증에 빠질 것이다. 자신있게 꿈을 쫒으라. 상상했던 삶을 살라. 당신의 삶을 단순하게 만들면 우주의 법칙도 단순해진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거기엔 아무것도 없다.

 

그를 가로막고 있던 장애물은 이미 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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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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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자에게

김금희

 

읽으면서 겸손해지는 책이 있다. 더 이상 잘 쓸 수 없게 깔끔했다. 취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저자의 말과는 무색하게, 영초롱이 판사가 살아 움직이는게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그 필력에 놀랐다.

 

이런 책을 사고 한자리에 일년 이상을 묵혀두다니. 다시 생각해도 너무 미안한 일이다.

[복자에게]옆에 나란히 있는 [밝은밤], [여름의 빌라], [바깥은 여름]도 그러할까. 책을 고르는 안목만큼 읽는 시간도 기꺼이 내어주는 나란 녀석이라면 좋으련만, 나는 아직 거기까지는 아닌 듯 하다.

 

이 글은 제주도에 잠깐 살았던 영초롱이 판사가 되어 다시 제주도에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린 시절 찰나의 시간을 함께 보냈던 복자에게 일어난 일, 작가는 복자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노동자의 아픔? 권력 속에서도 짓밟히지 않는 소수의 힘?

 

휴직을 하고 1년이 흘렀다. 나름 건강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여전히 나를 따시키고 있었다. 너의 횡포에도 나는 나로 살아가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하루 종일 숨이 막힌다. 그림자 취급하기 놀이는 그들에게는 재미있겠지만, 당하는 나는 처참하다. 힘들 때 똥이라도 묻은 듯이 모두는 나를 버렸다. 권력 앞에서 나를 스치기만 해도 오물이라도 묻은 냥 눈빛을 거뒀다. 알아서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 그렇다고 다른 과에 가도록 놓아주지도 않는. 퇴사만이 살길이라는 저주. 얼마 후면 나는 제발로 다시 그곳에 걸어들어가야 한다.

 

[그 비린 것에 달라붙는 파리떼처럼 칼과 도마와 고무장갑에 내려앉았다가도 공기 중으로 와락 떠오르며 우리도 산다고, 우리가 이렇게 구차하고 끈질기게 기꺼이 산다고.]

 

나도 그냥 내 이야기를 아무데서나 하기 아까워 할 그런 사람 한명을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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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05-04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란히 있는 넷 먼저 본 독자인데요 다들 잔잔하니 무리없이 다 좋았습니다. 김애란 것만 좀 안쪽은 겨울 마냥 서늘했습니다.

2023-05-16 17:49   좋아요 1 | URL
댓글 소중히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