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속의 바다 - 2004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2
케빈 헹크스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성장동화라..  제겐 성장동화가 <병 속의 바다>가 첫 경험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답니다.

이 책은 주인공 마사가 죽은 친구 올리브의 일기를 받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동화에선 잘 다루지 않는 ‘죽은 친구’라는 소재를, 그것도 도입부분에 등장시켰다는 것이 조금 충격적이었지만, 또 그래서 더 큰 호기심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이후 68개의 짧은 챕터들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는 올리브와 마사의 관계 중심으로 얽히고 ˜鰕?것이라는 제 예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마사 가족의 이야기에 올리브가 섞이면서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참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할머니 댁에 놀러 간 사춘기 소녀 마사와 그녀의 가족. 그 곳에서 지내는 동안 큰 사건이나 문제가 일어나진 않지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지게 만듭니다.

사춘기 때 누구나 그렇듯이 마사가 느끼기에 가족들은 너무 다른 개인들이 모인 것처럼 그녀에겐 온통 벽처럼 느껴지고, 그나마 속마음을 조금씩 내비칠 수 있는 상대는 할머니와, 일기를 받고는 왠지 모르게 가깝게 느껴지는 올리브 뿐. 하지만 결국 이 책의 제일 마지막 문장, ‘저 집에 왔어요!’는 누구나 가족을 떠날 수 없음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합니다.

또 사춘기 소녀에겐 세상에서 제일 큰 고민거리일 수 밖에 없는 ‘지미와의 비디오 사건’은 어른인 내겐 아무 것도 아닌 일이지만 그 땐 누구나 겪고 마는 사춘기의 진통이니 어찌하랴. 복잡미묘한 마사의 감정표현과 대사 하나하나가 그 진통을 가늠케 하니, 잠시 과거의 나를 회상하며 웃음짓게도 되네요.

동화라고 이름붙었지만 어른이 보기에도 훌륭한 책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가족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 그것도 사춘기 소녀가 바라보는 가족의 모습은 독자에게 한번쯤 꼭 되새길만한 의미를 던지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