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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없는 그림책 ㅣ 동화 보물창고 14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원유미 그림,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안데르센의 동화를 단 한 편이라도 읽지 않은 이가 어디 있을까. 저 역시 어렸을 적 읽었던 그의 동화를 기억하고 있지만, 이렇게 ‘아줌마’가 된 지금 동화 <그림없는 그림책>을 읽은 느낌은 정말 색다릅니다.
가난한 화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달, 그리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린 화가가 완성한 <그림없는 그림책>. 덕분에 이 책에는 짧지만 작은 동화가 여러 편, 그리고 멋진 그림(삽화)이 여러 점 들어있답니다.
작은 동화들은 포근하고 따뜻합니다. 초3인 우리 딸도 ‘아주 부드럽다’고 느낌을 말할 만큼,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마음에 촉촉히 스며드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암탉을 쫓다가 아빠에게 혼나는 아이, 주기도문을 살짝 바꿔 기도하는 아이,, 역시 아이의 이야기가 가장 따뜻하고, 또 숲 속을 지나는 몇몇의 어른들의 이야기와 아이의 이야기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그림 역시 잔잔한 톤으로 글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동화에 나오는 가난한 화가가 바로 이렇게 그렸을 것 같아요. 제목을 ‘그림 멋진 그림책’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훌륭합니다.
책 뒤에 나와있는 안데르센과 그의 동화에 대한 해설도 좋았습니다.
안데르센도 자신의 동화는 아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는데, 이 책이 꼭! 그렇습니다. 글 뒤에 숨은 생각거리가 얼마나 많던지요.. 우리 딸은 재미있게 읽었다곤 해도 아마도 글 그대로 이해했겠죠. 하지만 저만큼 나이가 들어 읽게 될 땐 저처럼, 추운 날 포근한 이불 속에서 가물가물 잠들려는 순간의 아늑함 같은 느낌에 행복해 할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