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벅 창비청소년문학 12
배유안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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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싱싱하다. 건강하다. 예쁘다. 이토록 아름다운 청춘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요즘 중고생이 오로지 입시와 성적에 무자비할 정도로 짓눌리고 있다지만, 돌이켜보면 나의 중고생 시절에도 지금만큼은 아니더라도 입시와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과했음은 분명하나 동시에 여중, 여고를 거치며 친구들과 쫑알대는 수다와 유치한 장난으로도 충분히 즐겁지 않았던가. [스프링벅]은 지금의 청춘들 역시 누구나의 그 시절과 다르지 않음을 새삼 확인시켜 준 발랄상쾌한 소설이다.

[스프링벅]은 주인공 동준의 연극반 활동과 동준의 형의 죽음, 이 두가지 이야기가 무리없이 섞여 현 중고생의 터질듯한 자유의지와 과도한 입시 스트레스를 함께 적절한 비율로 풀어냈다.      

여차저차 연극의 주연을 꿰차게 된 동준. 동준과 그의 친구들의 학교 생활, 연극반 생활 모습은 흔히 청소년소설에서 연상되는 공부에 쩌들어 우울하고 나약한 학생의 모습이 아니다. 풀을 뜯다 목적을 잃고 앞으로 앞으로 달려가 결국은 모두 물에 빠지고 만다는 '스프링벅'처럼 되지 말라는 선생님의 모습도, 수업 도중 남은 시간은 푹 자라고, 자지 않으면 다시 돌아와 수업한다는 선생님의 모습도 멋지다. 동준 등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연극의 주제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아니 그보다 먼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알아내는, 그래서 청춘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터득해가는 이들의 모습은 가히 가상할 정도.

반면 스프링벅처럼 결국 물에 빠지고 만 동준의 형과 형의 과외선생님, 또 그 뒤의 부모님의 모습에서 과연 이렇게 정신없이 몰아가고 몰려가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오직 그들뿐인가. 나와 우리는 어떠한가. 새삼 누구에게인지 모를 원망도 해보지만 결국 미안하고 안타까움뿐이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여전히 스프링벅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는 정신 똑바로 차린 사람들이 분명 있다는 것. 풀을 뜯는 것이 본래 목적이라는 것을, 하나가 뛰기 시작할 때 뛰지 않도록 인도해줄 어른이 있고 있어야 한다는 것. 양들이, 우리 아이들이 드넓은 풀밭에서 마음껏 풀을 뜯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나 또한 무조건 달려 물에 빠지는 멍청한 인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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