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베리 공원의 친구들 동화 보물창고 22
신시아 라일런트 글, 아서 하워드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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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베리 공원에 사는 청설모가 바쁘다. 그동안 모아놨던 보물들도 정리하고, 따뜻한 천조각같은 것으로 보금자리를 정비하고 있다. 왜? 곧 태어날 아기들을 위해서. [구스베리 공원의 친구들]이, 솔직히, 처음부터 아주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대목이 우리집 베란다에 자리잡은 비둘기 둥지를 연상케한 덕분에 그럭저럭 읽어갈 정도였다는 게 맞을 거다.

허나, [구스베리 공원의 친구들]의 매력은 그렇게 강한 임팩트로 나를 사로잡지는 않았을 지언정 갈수록 더해가는 위트와 흥미, 이야기로서의 탄탄한 구조에 있다. 갑작스러운 추위로 청설모를 비롯한 공원의 친구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부터 그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공원이 아닌 곳, 즉 박사님네 따뜻한 집에서 살고있는 개 코나가 구조행동요원이 되고, 소라게 그웬돌린 아줌마는 구조본부장이 된 후 벌어지는 일들. 위기상황은 꽤나 위태롭고 아슬아슬하게 펼쳐지는데, 그 위기를 잠시 잊게 맞드는 또다른 존재가 등장하니, 바로 박쥐 머레이다. 한마디로 괴짜같은 이 친구 덕분에 독자는 위기 속에서도 웃음을 머금게 되고, 동물친구들은 청솔모네 가족을 구하기 위한 기막힌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보다 더 훌륭한 조연이 또 있을까. 또한, 본격적인 청솔모 구하기 작전에서 지능적인(?!) 말과 행동을 보여주었던 코나, 청솔모와 해후하기 위한 바로 그것(이 비밀은 독자의 권리를 위해 차마 발설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시기를 -.-;;)까지, 아주 정교하고 섬세하게 잘짜인 이야기다.

그윽한 매력과 깊이가 느껴지는 동화다. 미국인 작가로서 뉴베리상과 칼데콧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는 이 작가의 동화가 우리 동화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색채를 갖고 있음도 느껴진다. 동물을 의인화한 이야기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 나로서도 만족스러웠으니, 모두들 이 동화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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