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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는 지옥행 ㅣ 동화 보물창고 21
야마나카 히사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임수진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 먼저 읽겠다고 딸과 내가 싸웠다. [이 배는 지옥행]이라는 제목인데 안 그럴 수 있겠나. ㅎㅎ
만일 20만 엔이나 하는 텔레비젼을, 그것도 할부금을 (아마도) 한 번 밖에 안 낸 완전 날 것 그대로인 텔레비젼 브라운관을 박살냈다면? 맞다. 도망가는 거다. 일단 피하고 보는 거다. 우리의 주인공 가즈야도 배낭꾸려 나오긴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중에 친구 마코토가 딱 걸렸다. 그래, 일단 어디든 따라 가는 거다. 이렇게 시작된 두 소년의 여정은 지옥행 배에 승선하기에 이르렀으니, 오~ 이들은 과연 지옥으로 가기 전에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
시작이 참 좋다. 스피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그 다음 또 그 다음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까 궁금하여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이야기. 게다가 뭔가 수상하고 음험한 계략이 숨어있는 것 같아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하는 이야기. 지옥행 배에 승선한 후에도 약을 탄 것 같은 음료수에 취하고, 나쁜 놈(이럴 땐 '놈'이 딱 맞다)에게 붙잡혀 볼모가 되고, 지옥 문턱까지 왔는데도 쫓기고 있고. 말하자면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밖에 없는 이야기다.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줄 동화이긴 한데,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밀도가 좀 성글어 아쉬움이 남긴 남는다. 전개가 빠르니 위기상황에서 대충 쉽게 넘어가는 느낌이 들고, 두 소년이 창고에 숨어 있을 때는 순간적으로 템포가 떨어져 상대적인 지루함도 좀 있다. 또 엔딩 직전에 최고조로 올라가야 할 위기감이 부족해 살짝 맥빠지는 해피엔딩이라는 느낌도 있다. (내가 너무 깐깐하게 구나 싶긴 하다 -.-)
마지막으로. 딸이 이겨서 먼저 읽었다. 얇은 편이기도 하지만 딸은 순식간에 읽어가며 눈을 떼지 못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동화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