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일은 희망 뉴베리 수상작 시리즈 (주니어김영사) 6
조앤 바우어 지음, 고은광순 옮김, 정다이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주인공의 이름이 '희망(hope)'이니, [그래도 내일은 희망]이라는 제목은 '미래를 향한 희망을 가져라'라는 의미와 함께 '희망이 있어 미래가 밝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게 웬 뜬금없는 얘기인가 하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삶과 사람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므로 내겐 후자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솔직히 이 책이 처음부터 아주 흥미로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프로급 주방장인 이모와 역시 프로급 종업원인 희망이가 함께 살고 있는 이유, 희망이가 가진 남모르는 소원, 그들이 뉴욕을 떠나게 만든 사연 등 초반부는 그럭저럭 읽을 만한 정도로 흘러간다. 그런데 그들이 새로운 도시에 정착해 스툽씨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부터 조금씩 드러나는 희망이의 실력(!)이 슬슬 재미를 당기고, 스툽씨가 시장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제대로다. 

여기에서부턴 참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먼저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사건인 선거 얘기부터 하자면, 스툽씨의 선거출마 자격에서부터 경력까지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여론에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흥미롭다. 선거운동에 베테랑인 대변인의 의견에 따르지 않고 자신의 철학과 믿음에 의해 행동하는 스툽씨, 또 그에게 감동받고 영향받는 주변인들. 한편 강력하고도 유일한 후보였던 現시장이 각종 비리의 주인공이라는 의혹을 어떤 식으로 감추려하는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라이벌 스툽씨를 어떤 식으로 방훼하고 모함하는지. 그리하여 선거 결과는 어땠는지까지.

사실 '정치'는 어린이나 청소년 대상 도서에서(특히 동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소재다. 그런데 [그래도 내일은 희망]은 10대인 희망이를 1인칭 시점으로 하여, 선거라는 행사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특히 누가 왜 어떻게 선거에 참여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하고 부담없이 동행할 수 있게 했다. 희망이는 아직 투표권이 없는 나이이지만 옳고 그른 것을 가릴 줄 알고, 그것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알릴 줄 아는 것만으로 훌륭한 '정치'가 실현된다는 것, 이것이 이 책에서 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일 게다.

'정치' 이야기라고 해서 이 책을 선택하기를 주저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선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꾸려지는 것은 사실이나, 그보다 더 중요하고 큰 의미는 바로 희망이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관상 행복이나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 가족관계, 삶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현재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굳건한 심지를 가진 소녀가 아닌가 말이다. 오죽했으면 자신의 이름을 '희망(hope)'이라고 선택했을까. 또한,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얼기설기 관계를 맺어가는지, 그 관계가 얼마나 희망적이고 사랑스러운지, 이 책이 상당히 공들여 할애한 작은 이야기들을 놓치지 말 것. 마지막으로, 종업원인 희망이가 보여주는 프로급 서빙이 어떤 것인지도 꼭 확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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