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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1 : 우리말 - 생각이 두 배로 커지는 우리말사전 ㅣ 유래를 통해 배우는 초등 국어 1
우리누리 글, 심심스쿨 그림 / 길벗스쿨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국어를 가장 좋아하는 우리 딸의 레이더망을 피해갈 수 없었던 이 책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1]. 딸은 책을 잡자마자 꼼짝하지 않고 읽더니 이내 독후감까지 써버렸는데, 딸이 이러는 경우는 책이 재미있기도 했거니와 다른 사람에게도 꼭 권하고 싶을 때다. 생각해보면 단군 이래 우리 민족이 몇천 년동안 쭉 써오고 있는 우리 말이니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역사와 삶과 생각이 담겼을 것인가.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즐겁고 신기하기도 했을 것이다.
80개가 넘는 단어와 관용구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서너 컷짜리 만화로 시작해 줄글의 설명이 비교적 간단하게 이어졌다. 만화는 독자인 어린이 수준에 맞추어 조금은 유치(?)한 내용이지만 설명하려고 하는 말에 관한 요약 또는 힌트로서 흥미유발의 역할을 잘 하고 있고, 줄글 설명부분도 대부분 콩트처럼 재미있게 꾸미져있고 길이도 적당히 짧은 편이어서, 설혹 책읽기를 싫어하는 어린이라해도 무리없이 술술 읽어갈 수 있겠다.
[그래서 이런 말이~]가 재미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어린이들은 잘 몰랐던, 어른들이 또는 조상들이 살아가던 방식이나 모습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아주 어린 나이에 벼슬을 가져 지나치게 어른 흉내를 내면 머슴들이 뒤에서 놀리던 말 '알나리깔나리', 조상들이 입던 두루마기 같은 웃옷의 소매가 크고 넓어 귀중한 물건을 넣어 다녔기에 그 안에 있는 것을 훔친다고 해서 생긴 '소매치기', 우리 한복에는 주머니가 없는 반면 중국옷에는 주머니가 있어서 중국 사람을 낮잡아 불러 '호주머니'가 되었다는 등이 그렇다. 또 흔히 쓰는 말이고 특별히 유래를 생각해보지 않았던 말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던 말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재미, 때론 그 유래가 잘못 전해져왔던 것을 바로알게 되는 기쁨까지.
재미와 흥미와 유익함을 두루 가진 책으로 꽤 괜찮고, 언제 어디서나 책 아무 곳을 펼쳐 읽어도 좋다는 것에도 높이 점수줄 만하다. 다만 한 가지, 이 책에 등장하는 단어와 관용구가 초등학교 교과서를 중심으로 했다는 설명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어떤 주제나 특성 등으로 카테고리화되지 않고 나열된 것은 조금 아쉬운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