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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시소 ㅣ 동화 보물창고 19
안도 미키에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하늘의 시소]는 초등 5학년 여자 아이 미오가 일상에서 겪고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여섯 편의 연작 동화집이다. 얄미운 여동생과 싸우다 엄마에게 야단을 맞고, 같은 반 남학생에게 애정과 연민을 느끼고, 마귀할머니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도망가는 장난을 치는, 딱 그 나이 아이들에게서 있을 수 있는 평범한 사건과 그 주인공의 이야기는 의외로 특별한 느낌을 주고 있다.
평범한 소재(라고 일갈할 수 없기도 하지만)이지만 그 속에 담긴 묘사와 표현이 참 좋다. 무작정 주인공의 시선으로만 치고받는 작은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큰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때로 애늙은이같고 때로 어린 아이같은 주인공의 말과 행동은 그녀에게 십분 공감하고 응원을 보낼 수 밖에 없게 뿐더러, 그 안에서 주인공의, 나의 아이의 가슴앓이와 성장을 지켜보는 애틋함마저 느끼게 된다.
평범한, 그러나 특별한 느낌을 주는 이 이야기는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글솜씨 덕분이겠지만 글맛을 살리는 훌륭한 번역이 큰 몫을 했다고 보인다. 첫 작품인 <한 방울의 바다>는 매우 사색적인 표현이 상당히 수준높고, <가시 천 개>와 <행운의 날>, <털게>에서 보여준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정교하고, <도시 마귀>와 <하늘의 시소>에서 느껴지는 주인공의 조심스럽고도 착한 마음씨가 훈훈하다. 여섯 편 모두 어느 하나 뒤로 놓기 아까울 만큼 수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