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가 싸우면 나는 어떡해요],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괜시리 마음이 심란하더군요. '엄마 아빠가 싸워서 아이가 슬펐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내가 어렸을 적 나의 부모님이 싸우셨을 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도 떠올랐지요. 그럴 땐 어떡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쟎아요. 어느 한 쪽만 편들 수도 없을 뿐더러 부모님 싸움에 끼어든다고 꾸중만 듣기 십상이지요. 이 책의 주인공 토비는 부모님이 싸우시는 소리를 듣자 아랫집 아줌마네로 가버렸어요. 슬프기도 하고 화도 났지요. 그래서 아줌마에게 물었어요, "왜 다들 싸우는 거예요?" 아줌마는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아줌마의 이야기를 듣고있자니 참으로 솔직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대답에 수긍이 됩니다. 특히나 애플파이를 만들려고 가져온 사과를 예로 들어서 그렇게 설명할 수 있다니. 참으로 현명하고 자상한 분이예요. 부모가 평생 싸우지 않고 살기란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지요. 때로 아이가 부모의 싸움을 목격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럴 때 아이가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도움을 주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부모도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있음을 이해하게도 만들지요. 물론 부모가 싸우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되도록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일 테니, 역시 현명한 부모의 모습을 생각케하는 메시지도 읽을 수 있습니다. 콜라쥬 기법의 그림이 다소 산만한 기분도 없지 않지만 특별한 느낌을 전해주고, 글의 분량과 내용을 감안하면 예닐곱 살은 되어야 이 책의 메시지가 제대로 전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