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의 개념을 다시 세우다

ART 내손으로 그리는 명화
로지 디킨스 지음, 박유경 옮김 / 대교출판 / 2007년 9월

나의 초등생 딸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테크닉을 배운 경험이 없기때문에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의 간극을 절감하는 것이 바로 '미술'이다. 미술을 따로 가르쳐보려해도 이런저런 걸림돌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요즘들어 미술 비전문가를 위한 실용서 [ART 내 손으로 그리는 명화]와 같은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

사실 [ART 내 손으로 그리는 명화]는 처음 제목만을 보았을 때는 좀 심드렁했다. 왜냐하면 '미술'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그림 그리는 활동을 생각했고, '명화'라고 하면 유명 작가들이 그린 멋진 그림을 먼저 떠올렸기 때문에 명화를 따라서 그리기가 어디 그리 쉽겠나, 하고 지레짐작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따라하기를 시작으로 한 장 두 장 넘기다보니 그것이 완전히 나의 착각임을 깨닫는다. 오! 이거 괜찮겠는데!! 

이 책의 구성은 먼저 명화와 작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 후 그 다음장에 이 명화를 따라하는 기법이 소개되었다. 소개하고 있는 명화는 말 그대로 유명 화가의 그림 작품을 포함해 아프리카의 가면, 이란의 반짝이는 타일, 조각, 모빌 등까지 아우르고 있고, 또 그림 작품이어도 다양한 재료와 그리기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이 골고루 실렸다. 수채화, 유화, 회전그림, 나무껍질 그림, 물감 뿌리기... 그리고 이어지는 명화 따라하기. 바로 이 부분이 이 책의 하이라이트이니 주목하시라! 따라하기 기법은 명화의 느낌이 나도록 원화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조금 쉬운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법이다. 즉, 고흐의 그림에서 소용돌이치는 모습은 포크와 붓대 끝으로 긁어서 표현하고, 아베르캄프의 그림에서 겨울나무를 표현하는데는 물감을 떨어뜨려 빨대로 훅 불면 되고, 피카소의 광대는 종이를 오려 붙이는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하면 된다. 어떤가, 해볼 만하지 않은가?!         

아래는 딸이 따라한 작품, 한지를 자르고 구겨서 표현한 모네의 <수련>과 피카소의 <어릿광대>를 따라한 콜라주다.  

 


 



 




 

 

 

 





 

 

 

 

 

 

 

 

명화 따라하기 기법은 정말 쉽고 간단하게 차근차근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서 어른의 도움 없이 어린이 혼자서도 잘할 수 있고, 미술 테크닉을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누구라도 명화와 매우 비슷하게, 그럴듯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미술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만드는 대목.     

책에 실린 작품이 총 22개 작품이니 하루에 한가지씩만 따라해도 거의 한달 분량이다. 게다가 하나 둘씩 따라하다보니 같은 작품에 대한 다른 표현 방식이 저절로 떠오르니-직접 해보면 정말 그렇다!- 이것이야 말로 협의의 미술을 광의의 ART로 정립시켜가는 과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