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워터]. 그 맛이 참 시원~하네요. 사이다맛이 생각났어요. 콜라처럼 강하지도 않고, 마시고 나면 깔끔한 청량감이 드는 그런 맛이지요.

고등학교 수영부 학생 네 명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나, 료운은 수영부 주장이고,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아버지의 가게를 맡기로 결심했고, 친구의 여자친구가 은근히 좋아졌고, 때때로 남성호르몬의 왕성한 분비로 몸이 괴로운 ^^... 평범한 학생이지요. 료운과 다른 세명의 친구, 그들의 부모님, 그리고 수영부의 후배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 역시 크게 임팩트있는 것들은 아닐지언정 그 또래의 아이들이 겪고 생각하고 이뤄가는 것들이 비교적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이 소설을 관통하는 하나의 큰 줄기는 '수영을 통해 성숙해가는' 소년의 모습인데, 료운의 형이 그랬던 것처럼 료운 자신도 성취를 향한 집념과 의지와 순수한 우정이 그것을 더욱 의미있게 만들어갑니다.         

한가지 [워터]에서 인상적인 것은 료운과 주변인물들에게 일어난 사건이 전개만 되고 이렇다 할 마무리를 짓지 않는다는 점이예요. 그저 흘러가는대로, 있는 그대로 서술했을 뿐입니다. 왜, 어떻게, 그래서에 대한 서술은 거의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설이 끝난 것이 제겐 묘한 여운을 남깁니다. 소년, 아니 청년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그 아이들은 그렇게 흘러가는 生의 한 가운데 있다는, [워터]는 그 한 가운데를 뚝 떼어냈을 뿐, 앞으로 그들에겐 소설보다 더한 생이 펼쳐질 것이라는, 그런 의미로 읽혀집니다. 

짧은 소설 속에 꽤 다양하고 많은 사건들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잘 짜여졌고, 애써 정교하게 묘사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 장면장면들이 잘 그려졌고, 무엇보다 뒤끝없이 깔끔한 주인공의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볼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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