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뒤죽박죽. 중구난방, 아비규환. 정신을 차릴 수없을 만큼 계속되는 시간, 공간의 이동. 과연, 온다리쿠는 러브스토리까지도 범상치 않다.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소설이 제법 있지만, [라이온하트]에는 어느 것도 필적할 수없을 정도다. 왜냐하면 대개 시간여행을 하는 주인공은(또는 누구이든) 현재를 살아가면서 자신의(또는 타인의) 과거를(또는 미래를) 오가기 때문에 일렬로 쭉 배열되어 있는 시간벨트 가운데 특정 시간대의 모습을 보고 겪는 형태다. 따라서 사람의 나이나 연도, 계절 등으로 미루어 과거의(또는 미래의) 어느 지점에 와있는가를 파악하고 따라잡을 수 있는 반면,  

[라이온하트]의 두 주인공은 각자 따로따로 시간을 넘나들고 있는데다가 그것도 그들의 한 평생을 뛰어넘는 훨씬 먼 과거이거나 훨씬 먼 미래로 이동함으로써 그 스케일은 가히 초대형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그만한 시간여행이 수반하는 공간의 이동은 당연히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일 정도인데, 그나마 이 지구를 벗어나지 않고, 오직 지구상에서 공간 이동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할 지경.      

짧은 여러 챕터들에서 몇백 개의 퍼즐조각을 맞추어 겨우겨우 모습의 일부를 파악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백퍼센트 신뢰할 수는 없다. 분명 어머니가 간직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일기를 보고 경악했던 에드워드가, 실은 에드워드 자신이 그 일기를 쓰고있다든가. 분명 친족의 멸함을 목격한 여왕 엘리자베스가, 실은 그녀 자신이 죽임을 당한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든가. 그렇다면 환생일까? 생명의 윤회일까? 

이야기의 끝이 정말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결말을 낼 것인가 궁금하여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시공간의 대혼란 속에서 엄청나게 헤메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장면들에서 과거로(또는 미래로) 이어지는 끈을 발견하는 작은 즐거움과 마지막의 '아! 그렇게 된 거였군!'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정교함이 놀라웠다. 

결코 범상치않은 러브스토리, 그래서 결코 쉽게 읽히지않는 이야기이지만, [라이온하트]는 온다리쿠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그녀의 독특한 세계를 감상할 만한 작품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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