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머릿속에 가을이 오면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2
다그마 H. 뮐러 글,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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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할머니 머릿속에 가을이 오면]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할어니와 손녀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슬프거나 우울한 이야기를 연상하면 안되요. 오히려 따뜻하고 예쁜 이야기이지요.

대개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가 병을 앓고 계시면, 더구나 그것이 기억력이 확연히 감퇴되고 행동능력이 퇴행하는 알츠하이머병이라면, 가족들은 그런 할머니를 그 모습 그대로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아마 짜증이 날 때도 있고 어쩌면 부끄러워할 수도 있겠지요. 특히 어린 손녀라면 말이죠.

그러나 [할머니 머릿속에 가을이 오면]의 손녀는 할머니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어요. 엄마가 할머니의 병을 이렇게 설명해주셨던 것이 정말 인상적입니다. "할머니의 머릿속에 온 가을은 오래 되지 않은 기억의 나뭇잎부터 날려 보내지." 손녀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오 분전에 한 이야기를 기억하지지 못하시는 거군요." 그래서 손녀는 친구가 놀러왔을 때 할머니가 친구에게 좀 괴팍하게 구셨지만 싫어하거나 당황해하지 않습니다.

글도 예쁘지만 그림도 참 예쁩니다. 표지의 색감에서부터 본문에 실린 그림이 글과 잘 어울리지요. 할머니의 기억이 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엄마의 적절한 설명도 그림으로 잘 표현되었어요.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책으로 나왔는데, 저학년이 읽기에는 글자의 크기가 좀 작다는 것과 글의 양이 좀 많다는 것이 가장 아쉽네요. 판형을 조금 더 크게 했더라면 넉넉하고 여유로운 모양이 되었을 것 같아요. 이 점만 제외하면 글도 그림도 정말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할머니를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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