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물고기 작은도서관 28
안선모 지음, 한지선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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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집, 그것도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와 같은 짧은 단편동화집을 읽어보면 소재의 중요성과 작가의 글솜씨에 대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짧아서 허무하게 느껴지지 않으려면, 짧아서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가 되지 않으려면, 색다른 소재이거나 아니면 색다르게 써낼 수 있는 글솜씨가 필수일 터.  

그런 면에서 보면 동화집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는 평작을 조금 넘는 수준. 소재 자체 눈에 띄는 작품은 (아마도) 자폐아인 같은 반 친구의 이야기인 [대부]와 아빠와 살면서 여러모로 학교 생활이 불안정한 짝꿍을 바라보는 이야기인 [내 짝 영남이]이다. 특히 [내 짝 영남이]는 영남이의 이야기를 썼다면 흔한 이야기였을 것을, 자기 부모도 이혼할 뻔했기 때문에 영남이의 행동을 남다르게 느끼고 애틋한(?) 애정마저 느끼는 민경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것이 색다르지 않은 것을 색다르게 써낸 작가의 글솜씨를 뽐내는 수작이다.   

그러나, 뜀틀을 넘지못해서 고전하는 남학생의 이야기인 [메뚜기가 된 꼴뚜기], 눈 먼 할머니와 단 둘이 어렵게 살며 부자들에 대한 원망을 쏟아내는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 쓰레기를 줍는 홀아버지를 부끄러워하는 [가위소리]는 크게 색다르지 않은 소재를 소재로 삼아 밋밋한 작품.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작품인데, 작품이 주는 메시지와 주인공이 그린 그림에서 등장하는 것들의 상징성을 높이 살 만하지만 다른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짧은 이야기 안에서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너무 직접적인 서술과 표현이 많은 것이 아쉽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  

다섯 편의 동화는 모두 짧고 쉽고 재미있어서 초등 중학년 이상에게 무리없다. 또 모두 학교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작가가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다는 이력이 나와있다) 자신의 이야기로, 친구의 이야기로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것도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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