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사계절 그림책
조우영 글.그림 / 사계절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가 말을 배울 때까지 사물의 명칭 앞뒤로 의성어와 의태어를 붙여 말해주곤 한다. 사실 그 시기의 한동안은 리듬감과 느낌을 살려서 표현할 수 있는 의성어/의태어가 아이의 기억에 더 확실히 남는 것 같다. 그래서 '자동차'를 '빵빵'이라고, '기차'를 '칙칙폭폭', '호랑이'를 '어흥', '강아지'를 '멍멍'이라고 지칭하곤 하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오직 의성어와 그림만으로 꾸며졌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30개월된 아이에게 열렬히 환호받은 책이 [따르릉 따르릉]. '출출출출' 개울물 흐르는 소리에서 시작한 그림은 자전거를 탄 꼬마아이를 따라 배경이 옮겨진다. 개울에서 찻길로, 동네 가게를 지나 운동장 뒷편에 있는 꼬마의 집까지, 그 길을 내내 따르릉 따르릉 소리를 내며 달려간다.   

마치 카메라가 움직이는 것처럼 꼬마를 따라 이동하는 장면이 줌인, 줌아웃되면서 대개 내려보는 각도로 그려져있어서 이동경로 뿐 아니라 그 동네의 모습이 한 눈에 잡힌다. 또 꼬마의 자전거를 잘 따라가기만 해도 이야기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재미있으니, 꼬마의 손에 들려진 검은 비닐봉투와 아빠의 귀가가 바로 그것이다. 보글보글, 탁탁탁탁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으로 끝나는 이 그림의 이야기에 고개가 끄덕끄덕.  

물론 매 장면, 거의 모든 사물에 붙어있는 의성어는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오래도록 즐겁게 볼 수 있게 만든다. 신호등의 '띠리리 띠리리' 소리, 구두를 신은 아줌마의 '또각 또각' 소리, 조깅하는 아저씨는 '탁탁탁', 자전거의 '띵띵' 벨소리.. 특히 그 의성어는 활자크기를 달리해서 큰 소리는 크게, 작은 소리는 작게 표현했고, 각 의성어의 활자모양도 기계음은 고딕체로, 거친 숨소리는 거친 필기체로 달리하는 등 글자에서도 소리의 느낌이 난다.  

사물의 의성어와 동네의 풍경이 잘 어우러졌다. 말을 배우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꼭 맞을 테고, 특히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강추. 각종 자동차가 매우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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