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야, 날아라~

돼지도 날 수 있어!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5
에밀리 로다 지음, 박미낭 옮김, 노엘라 영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7월

"돼지도 날 수 있어!"라고 말한다면 누구는 픽 웃고 말 것이고, 누구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볼 것이고, 누구는 냉랭하게 무시하겠지만, 누구는 반짝 눈을 빛내며 호응할 것이다. 누가? 심심하고 따분하고 재미없어 짜증난 우리의 아이들이! 

제목만으로도 단번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돼지도 날 수 있다니..? 

따분하기 짝이 없는 주인공 레이첼은 늘 반복되는 엄마와 아빠와 동생의 그저 그런 대화와 일상 속에서 뭔가 엄청나게 신나고 기막힌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되풀이한다. 샌디 아저씨에겐 그런 일들이 끊이지 않는데, 왜 자기에겐 그런 일들이 안 일어나는 걸까? 아저씨의 말처럼 상상할 수 있는 일이 모두 가능하다면 자기가 유니콘을 타고 다니고 돼지가 하늘을 나는 일도 가능할까?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레이첼의 신나고 기막힌 모험 속으로 곧장 이어진다. 처음엔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의 도가니이지만, 알고 보면 그게 바로 레이첼의 상상 그대로다. 그 상상 속에서 레이첼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지만 차츰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낸 똑똑한 소녀 레이첼. 

 혼란의 도가니인 양 갈피를 잡을 수 없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이야기의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놀랍다. 이야기의 도입부를 꼼꼼히 읽을수록 [돼지도 날 수 있어!]의 맛이 제대로 살아나니, 작가의 상상력도 상상력이거니와 이처럼 치밀한 짜임새를 가진 구성력이 정말 대단하다.         

상상해보시라. 새가 바다에서 헤엄을 친다든가, 고래가 땅 위를 걸어다닌다든가, 돼지가 하늘을 난다든가.. 그 상상이 현실이 될 지도 모르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책 [돼지도 날 수 있어!]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