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고 말테야! - 봄 이야기 구름골 사계절 1
박경진 글.그림 / 미세기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뭘 그렇게 보고 싶길래, '꼭 보고 말 테야!'라고 느낌표까지 붙였을까 했더니, 친구네 집 돼지가 새끼를 낳은 것을 보고 싶었다네요. 하긴, 어린 아이들이 어린 생명을 참 좋아하지요. 동생이 태어났을 때도, 조카가 태어났을 때도, 마트에 전시된 작은 동물들까지도 넋을 잃고 쳐다보는 우리 딸아이도 그런 걸 보면 말이죠.
그런데 엄마 돼지가 새끼낳는 모습을 보고 싶은 방실이와 영아의 마음은 아랑곳없이 아줌마들은 자꾸 저리가라고만 하지요. 야속하지만, 어른들이 안 된다고 하니 근처를 맴돌 수 밖에 없어요.
비가 내리던 그 날 밤, 새끼 돼지들이 태어났어요. 자그마치 열한마리예요. 영아가 먼저 새끼 돼지를 안아봤어요. 눈도 못뜬 새끼 돼지는 너무나 귀여웠지요. 이제 방실이가 안아 볼 차례.
어머나! 멍멍이가 엄마 돼지를 화나게 만들더니, '내 아기 돌려줘!'하는 것처럼 쳐다보네요. 방실이는 무서워져서 새끼 돼지를 내려줬어요. 그랬더니 엄마 돼지와 새끼 돼지들은 서로 꼭 껴안았어요.
새끼 돼지를 더 만져보지 못한 방실이는 좀 속이 상했지만, 살구꽃이 진 자리에서 엉덩이에 묻은 꽃모양이 꼭 새끼 돼지 같아서 그냥 돼지 흉내 놀이로 마음을 달랬지요.
방실이네 동네는 구름골 동물원이래요. 동물원에 있는 동물보다 병아리, 아기 염소, 송아지.. 방실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많이 있어서 그렇데요. 아무렴, 아이들과 친구도 되는 동물들이니까 더 좋겠지요.
우리 딸과 아들에게도 동물 친구가 동네방네 많았으면 좋겠어요. 아파트에서 사는 멋부린 강아지들 말구요. 또 비가 오면 꽃이 진 자리에 철퍼덕 앉아 놀 수 있는 흙있는 땅도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러면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추억할 거리가 더 많을텐데..

 작년에 읽었던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의 글, 특히 그림이 워낙 좋았었다. 이 책 [꼭, 보고 말 테야!] 역시 그림에 만점. 방실이와 영아의 표정, 몸짓이 생생하고, 돼지 얼굴까지도 정말 잘 표현했다. 페이지 전체에 펼쳐진 그림의 어느 한 구석도 놓치기 아깝다! 다만 글은 이전 작품이 더 나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그래도 구름골의 사계절 시리즈는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기다리며 보게 될 것 같다. 시골의 맑고 정겨운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책이 이만한 것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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