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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면 살판 - 놀이꾼 ㅣ 삶을 가꾸는 사람들 꾼.장이 2
선자은 글, 이수진 그림, 임재해 감수 / 사파리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옛 놀이문화를 동화로 소개하는 그림책 [잘하면 살판]. 놀이패의 살판쇠(텀블링을 연상시키는 재주꾼)를 주인공으로 하여, 재주꾼에겐 운명과도 같은 놀이 한 판의 신명을 이야기하고, 그가 가진 재주 덕분에 아기를 위험에서 구하여 가족을 건사하는 이야기. 마지막 장에는 놀이패의 구성과 그들의 재주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부록이 실렸다.
그런데 이미 우리 문화와 전통을 담은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중에 만난 이 책은 크게 인상적이거나 재미있지는 않다는 게 나의 솔직한 느낌. 문화와 전통 안에서 찾을 수 있는 마땅한 소재들은 이미 다른 책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놀이패'라는 소재가 그다지 색다르지 않고, 이야기 자체도 살판쇠의 재주가 신기해보이기는 하지만 매력적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렵다. 놀이패의 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따로 엮지 않고, 놀이패의 신나고 흥겨운 놀이 한 판을 묘사하는 이야기였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이야기보다는 그림이 훨씬 좋다. 판화처럼 조각도로 파낸 획(劃)들이 놀이판의 리듬과 흥을 잘 살려주었고, 재주꾼이 몸을 움직일 때마다 불끈불끈 솟는 근육처럼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림만큼은 놓치기 아까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