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할아버지의 방주 이야기
톰 둘리 지음, 빌 루니 그림, 정연희 옮김 / 꿈을이루는사람들(DCTY)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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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는 무교다. 나의 엄마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어서 어렸을 적엔 엄마를 따라 교회에 가곤 했지만, 머리가 굵은 다음부터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란 때문인지 찬송가나 성경이야기는 비록 완전하진 않아도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것들이 꽤 많다.  

그런 내가 [노아 할아버지의 방주 이야기]를 읽고 싶어했던 이유는 성경에 담긴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었다) 노아와 방주 이야기가 성경에는 어떻게 씌여있는지, 그 이야기가 가진 의미는 무엇인지를 알고자 함이었다. 비기독교인인 나에게는 성경이 아무 의미를 갖지는 않지만, 세계 제1의 종교인 기독교인의 책으로서, 2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완전한 믿음과 순종과 사랑을 증거하는 책으로서, 그 안에 담겨있는 내용이 궁금했다고 해야겠다.

책의 초반부는 태초부터 노아가 방주를 만들기 전까지의 인간세계를 묘사하고 있다. 그 최초의 세계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영리하여 문명사회를 건설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니, 이 부분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 흥미롭다. 천 살 가까이 살았다는 사람들이라니?!

그 후 하나님은 노아와 노아의 가족들을 선택하여 방주를 만들라는 명을 내렸고, 그들은 순종한다. 노아가 방주를 만드는 과정과, 동물들이 방주를 찾아오는 과정과, 홍수가 나고 300일이 넘는 동안 방주 안에서의 생활과,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첫 발을 딛게 된 이야기. 

성경을 제대로 모르는 나에겐 참으로 환상적이면서도 생생한 이야기로 다가온다. 특히 동물들이 제 발로 방주를 찾아온 것과 차후 새 세상에서의 적응과 번식을 위해 어린 동물들이 선택되었다는 것에 경탄할 수 밖에 없고, 노아의 방주가 바다 위에 위태롭게 떠있는 작은 배가 아닌 커다란 상자모양이며, 돛이나 노 없이 오직 하나님의 뜻에만 의지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비기독교인에게도 매력적인 이야기. 순수한 이야기로 받아들인다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림이나 글에서 종교적인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지만,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억지스러운 전도용 책자로 추락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니 종교교양서로 큰 무리는 없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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