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한 아이 - 개정판 책읽는 가족 34
이금이 지음, 원유미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나도 종종 쓰는 표현 '~할 만하다'는 때에 따라 상반된 뉘앙스를 풍긴다.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라는 의미일 때도 있고, 그 때까지는 몰랐던 정말 훌륭한 가치를 나중에야 깨달았을 때 놀라워하는 의미가 될 때도 있다. 그렇다면 [쓸 만한 아이]는 어느 쪽일까?

폐깡통을 이천 개 모아서 가져가면 상품으로 자전거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울이는 그 즉시 깡통모으기 작전에 돌입한다. 엄마는 넝마처럼 남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다고 혼내지만, 그 멋진 자전거를 갖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열심인 한울이. 그런데 자기를 뒤에 태우고 동네를 한바퀴 달리곤 했던 할아버지의 자전거가 망가진 채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것을 보고 온 한울이는 결국 누구의 자전거를 선택했을까.

표제작인 [쓸 만한 아이]는 엄마도 몰랐던 한울이의 효심을 두고 "넌 쓸만한 아이야"라는 흐뭇한 결말을 맺는, 정말 꼭 읽어볼 만한 동화다.

무려(!) 12편의 단편이 실린 이금이 작가의 동화집인 [쓸 만한 아이]는 표제작처럼 어린이는 누구나 쓸 만한 아이로 칭찬받아 마땅한 장점을 갖고 있는 이야기 꾸러미와, 어른의 부재 속에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 이야기 꾸러미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꾸러미가 담겼다. 이금이 작가가 이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불리기에 충분할 이야기 꾸러미들이다. 짧은 동화들이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뜰하게 담아내었을 뿐 아니라 매 편마다 재미와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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