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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이언 포크너 글.그림 / 킨더랜드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표지의 꼬마소녀 돼지 모습이 낯익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금은 초등 4학년이 된 딸이 다섯살때쯤 사주었던 책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와 같은 책이다. 그 책보다 크기는 작게, 속지까지 전부 하드보드지를 사용하면서 제목을 [올리비아]로 바꾼 이 책을 보니 딸이 어렸을 때 함께 보며 즐거워했던 기억과 너무나 사랑스럽기만 했던 딸의 모습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 (물론 지금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딸이다 ^^)
내 기억에 이 책의 저자는 올리비아의 엄마 아니면 아빠다. 자기 아이들이 예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 올리비아의 작은 몸짓 하나까지도 사랑을 듬뿍 담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부모의 기쁨이 [올리비아]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올리비아가 노래부르고 공차고 뛰고 구르는 몸짓과, 그러다가 지쳐 쓰러지는(!) 몸짓과, 동생에게 화를 내는 몸짓과, 옷이란 옷은 다 입어보며 폼을 재보는 몸짓과, 그림 속 인물처럼 흉내내는 몸짓이 내 아이의 그것과 너무도 똑같아서 절로 웃음이 난다. 사실 네다섯살쯤 된 아이들은 하루종일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그야말로 에너지덩어리의 결정판을 보는 것 같다. 그 뒤치닥거리를 해야하는 부모(주로 엄마)는 때로 지치고 화가 날 만도 하지만, 결정적으로 올리비아의 엄마가 하는 말 "그래도 엄마는 너를 사랑한단다", 이 한마디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예전의 [그래도 엄마는 너를~] 책은 오래 전에 조카에게 물려줬기 때문에 지금은 갖고 있지 않은데, 이제 3살인 아들에겐 [올리비아]라는 따끈따끈한 신판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책을 볼 때마다 딸과의 추억은 추억대로, 아들과는 또다른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갈 수 있으니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 [올리비아]는 예전의 책보다 크기가 작아져서 유아들이 직접 들고 보기가 좋은 반면, 책 두께가 훨씬 두꺼워졌고 책 안의 글과 그림이 책 크기에 맞게 축소된 모습이어서 상대적으로 작고 빽빽한 느낌.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내 경우에는 책을 볼 아이가 험한(?) 아들이기 때문에 지금의 판형이 더 적당하다. 혹시 얌전한 아들이거나 딸을 둔 부모라면 오프라인 서점에서 직접 두가지 책을 비교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