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소녀 선화, 아라비아 소년 신밧드를 만나다 - 역사 팩션 동화! 열린 세계의 어린이 2
김용만 지음, 이상권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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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서너달 동안 나와 딸은 역사 관련책을 많이 보고 있다. 올해 4학년이 된 딸이 이 엄마처럼 역사과목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만화, 퀴즈, 문화재 소개 등 다양한 형식의 책을 골랐고, 독후활동과 답사 등의 노력을 더했더니 지금까지는 내 의도(?)는 일단 성공적인 것 같아 얼마나 다행인지. 처음으로 제대로 된 역사를 접하는 것이니 일단 국사부터 시작했고, 이제 세계사로 움직여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느꼈을 때 만난 [신라소녀 선화, 아라비아 소년 신밧드를 만나다]는 국사의 범위를 넓혀 세계사의 맛을 보여주는 팩션이니, 딸에겐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에 참으로 제대로 만난 책이 아닐 수 없다.

[신라소녀 선화~]는 통일신라가 동아시아 지역에 세력을 뻗고 있는 때를 배경으로 한다.  중국과 활발한 교역을 벌이는 무역상의 딸 선화는 아라비아인을 고모부로 맞는 날, 신밧드를 만난다. 여기에서 딸의 첫번째 질문-“정말 이 시대에도 외국사람과 결혼을 했을까?”

선화와 신밧드는 금새 친구가 되고, 결혼식 피로연에서 상대방의 음식문화에 대해 알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에 놀라워 하면서도 아랍인들은 왜 손으로 먹는지를 알려주는 신밧드의 대답이 매우 인상적. 여기에서 딸의 두번째 질문-“이 두사람은 어떤 나라 말로 얘기를 나눴을까? 외국어는 어디에서 어떻게 배웠을까?”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선화의 아버지와 신밧드의 아버지가 중국을 왕래하던 중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이 두 친구들은 장보고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들은 해적의 소굴로 떠나는데…

또 딸의 여러 질문-“외국사람들한테서 나는 이상한 냄새(-_-)는 향신료 냄새일까?” “후추는 매운데 왜 황금만큼 비쌌을까?” “터번을 쓰면 너무 덥지 않나?” “혹시 터번 속에 머리는 대머리가 아닐까^^?” “아라비아 사람들은 신라라는 나라가 있다는 걸 처음에 어떻게 알았을까?” “신라사람과 어떻게 장사를 하게 되었을까?”…

 

책의 초반부에는 이슬람 문화와 종교 등을, 통일신라의 활발했던 교역•교역품과 문화 등을 많이 실었다. 그것들은 이야기 속에 녹아있기도 하고, 메모 형식으로 따로 정리해놓기도 했는데, 우리에겐 비교적 덜 알려진 아랍권의 여러 정보를 알아가는 재미와 함께 이야기 자체가 꽤 흥미롭게 진행되어 책에 푹 빠지고 만다.

중반부, 선화와 신밧드의 여정을 과감히 생략하고 신라의 배 모양과 여로를 설명하는데 페이지를 할애한 것도 눈에 띄는 구성. 이야기를 필요없이 늘어뜨리거나 어린 남녀의 괜한 애정행각을 그리지도 않아 매우 만족스럽다.

후반부에선 장보고의 도움을 받아 해적을 소탕하고 아버지를 구해내는 과정이 그려지는데, 정보보다는 이야기 자체를 즐길 수 있다. 해적과 내통하는 내부의 적, 해적과 싸우는 도중에 닥치는 위기 같은 다소 뻔한 전개가 살짝 아쉽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의외이며 긴박한 상황을 만들어 어린이 독자를 끝까지 붙드는 데 성공한다.

 

무리없는 이야기 전개와 정보의 전달, 특히 우리 문화와 외국 문화를 병렬형으로 잘 조화시킨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 [신라소녀 선화~]. 딸이 읽는 내내 질문하고, 놀라워 했던 사실들에 과연 내가 옳은 해답을 주었는지는 조금 의심쩍지만 ^^;; 새로운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에만도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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