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내가 지켜요 - 성폭력 예방을 위한 지침서 인성교육 보물창고 1
코넬리아 스펠만 지음, 테리 와이드너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딸을 둔 엄마에게 성폭력이란 말처럼 싫은 것이 또 있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딸이 놀이터에 나가 놀 때도, 어디 다녀온다고 할 때도 여간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얼마 전엔 못보던 얼굴인데 택배라고 하여 문을 열어줬다는 딸에게 마구 화를 내기도 했다. 어허.. 참 내.. 세상살기가 이렇게 팍팍해서야..
자기 의지대로 행동하고 말하기가 어려운 어린 여자아이일수록 더 걱정됨에도 불구하고 어리기 때문에 성폭력을 말로 설명하고 이해시키기가 더 어렵다. '성'을 감추지 않고 정확히 이야기하는 것이 올바른 성교육이라고들 하지만, 성에 대해 열린 학습을 받았던 적이 거의 없는 나같은 엄마세대가 아이를 대상으로 열린 학습을 시켜주는 것도 어렵다.
그러니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뿐. 이전까지는 그나마도 딱 한 권의 책-'이럴 땐 싫다고 말해요'-만이 적당하여 책의 선택에 한계를 느꼈는데, <내 몸은 내가 지켜요>가 추가되어 아직은 적은 수지만 더 많이, 더 자주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어 반갑다.  
<내 몸은 내가 지켜요>는 제목 그대로 내 몸을 내가 지켜야 하는 방법이 분명하게 나와있다. "안 돼요. 지금은 싫어요"라고 말하거나, 그 사람을 껴안지도 말고 뽀보하지도 말고 손을 슬쩍 뿌리치면 된다거나, 어른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라고. 그러면서 '네가 지금 당장 껴안거나 뽀뽀하지 않더라도 서로 친구가 될 수 있단다. 그러니 걱정마'라고 여린 마음의 아이들을 배려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단순한 이야기여서 읽어도 효과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자꾸 듣고 자꾸 이야기하고 자꾸 읽는 것이 머리속에 확고히 인지시키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사족을 단다면, 글쓴이가 외국인이어서 hug와 kiss가 흔한 외국의 생활습관 속에서 내 몸을 지키는 방법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hug와 kiss가 흔하지 않은 우리의 생활습관을 배경으로 하는 우리책이 있다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성폭력 예방을 위한 지침서-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나오기는 소원한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